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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152*224*20mm
ISBN13 9791196219703
ISBN10 1196219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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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백상은 예전의 세자가 그리운지 지그시 눈을 감았다. 무릇 목민관이라면 흉년에는 당연히 관의 연회부터 작파해야 한다. 극도로 내핍하며 예산을 아껴 백성을 구휼해야 마땅하건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렇게 고지식하게 굴다간 영전榮轉은 꿈도 꿀 수 없기 때문이다. 마른걸레 짜내듯 조세를 뜯어 때때로 촌지라도 상납해야 자리보존이나마 할 수 있다. 그나마 일기가 골라 소출이 좋으면 무난하게 넘어갔다. 허나 나락이 가뭄에 타거나 태풍에 자빠지기라도 하는 날엔 가마솥 눌은 밥 긁듯이 박박 긁어갔다. 흉년이 들면 민심도 덩달아 흉흉해졌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탐관오리들이 그렇게 긁어다 바친 뇌물은 도성 세도가들의 마음을 열고 입은 닫게 만들었다. 세자는 돈으로 사람을 구워삶는 세태를 역이용했다.
“조세를 내고 남는 알곡은 무조건 현지 감영에서만 거래하라!”
세자는 참신한 방법으로 세도가의 돈줄을 말려버렸다. 성군의 자질을 타고나신 분은 떡잎부터 달랐다. 지방관들도 구태의연한 관례에서 탈피해 제정신을 차린 듯싶었다. 이렇듯 백성을 향한 자비심, 관리들의 마음속까지 훑어내는 통찰력까지 갖춘 분이 돌변했다. 겉은 멀쩡한데도 속은 날이 다르게 무너져갔다. 명민하던 세자를 생각하면 미련이 남았다. --- p.29~30

“빌어먹을 주정뱅이가 막판에 일을 그르치다니…….”
죽은 장의삼만 떠올리면 절로 이가 갈렸다. 나경언은 서소문 상갓집에 문상까지 갔다. 과수댁을 슬슬 을러서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형판대감 전갈도 전하고, 살 길 마련도 해줄 겸 어음도 한 장 던져줬다. 영중추부사 아들놈이 시신만 건사하지 않았어도 그깟 주정뱅이 처자식이야 죽든 말든 상관할 바 아니었다. 헌데, 그 문원이란 놈 일당이 다시 서소문에 나타났다는 소식에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말았다. 놈들이 어디까지 캐낸 걸까.
빈소에는 시선을 사로잡던 물건이 있었다. 벽장, 시렁, 천장에 빼곡히 붙어 있던 부적이었다. 살아생전 놈이 그렸다던 요상한 그림이 특히 마음에 걸렸다. 부적을 떼어왔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세자의 병세에 대한 털끝만한 단서도 찾지 못했다.
옹주가 치료랍시고 권했다는 게 무척이나 황당했다. 그림에는 이상한 합환 자세, 남녀의 음탕한 모습만 어지럽게 널려 있다. 남녀 간의 기를 주고받으면 못 고칠 게 없다는 말 자체가 새빨간 거짓이었다. 대관절 만인혈석萬人血石이란 게 효험이 있긴 한 걸까.
나경언이 생각기에도 황당하기 짝이 없는 처방이었다. 옹주가 살갑게 굴어 사면초가의 오라비 마음을 사로잡았기에 팥으로 메주를 쑨다는 동생의 말도 한 치 의심 없이 믿고 따랐을 터였다. 가선이란 비구니가 일을 꾸미고 성사시키는 데는 비상한 재주가 있는 모양이었다. 동궁은 이제 제 정신이 아니다. 비구니가 시키는 대로 밤의 향연만 즐긴다니.
‘그래, 이제 곧 때가 무르익겠지. 세자는 저리 방탕하게 지내다 화초처럼 말라 죽겠군.’
좀 전의 불안감은 말끔히 사라졌다. 나경언의 입가에서 조금씩 웃음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 p.138~139

“내막을 아는 자는 모두 죽고 나만 홀로 남았구나.”
늙은 내관은 너무 오래 살았다며 장탄식을 터뜨렸다. 오늘따라 박필수의 굽은 허리가 한층 처량해 보였다. 왕실 내부의 암투, 신하들의 권력다툼, 유생들이 올리는 상소문, 하다못해 삶에 지친 백성들이 토해내는 한숨소리까지 듣는 게 내시의 귀다. 그러면서 임금이나 고관들에게는 제대로 된 고변 한번 올리지 못했다. 남들이 떠들 때 내시들은 들어야 하기에 인생의 경륜이 쌓여만 갔다. 박필수는 경륜의 무게에 눌려 자세가 더욱 낮아졌다. 이럴 때 이천보, 이후, 민백상과 손잡게 됐다. 종묘사직을 구하기 위해 이들과 한 배에 몸을 실은 것이다.
옛 일을 회상하며 이런 시름, 저런 고민으로 한식경이나 보냈을까. 멀찍이 떨어진 궁궐 문 쪽에서 불빛이 어른거렸다. 박필수는 옹주의 행차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길잡이가 영빈마마가 납셨으니 고하라는 것이다.
박필수는 잠시 딴 데 정신이 팔렸다. 야심한 시각에 영빈까지 납시자 참 별일이라고만 여기다 제때 받아 고하지 못했다. 영빈이 바로 코앞까지 걸어왔다. 박필수가 부랴부랴 촛불이 흐릿하게 흔들리는 방에 대고 아뢰었다.
“저하! 영빈마마께서 납셨사옵니다.”
어머니가 왔다는 말에 반가움이 앞섰을까. 아니면 여인들의 낭송소리를 듣다 곯아떨어졌던 걸까. 방 안에서 우당탕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시종 내시들이 세자께 변고라도 벌어진 줄 알고 앞 다퉈 튀어나갔다. 문을 박차고 들어간 순간 목불인견, 지옥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박필수는 계단에서 엉겁결에 뒷걸음질을 치다 낙상할 뻔했다. 소경마냥 앞이 보이지 않고 피가 얼굴로 몰려 가슴이 마구 고동쳤다. 잠시 뒤 영빈이 바람에 펄럭이는 가을들판 허수아비처럼 쓰러졌다.
“어서 영빈마마를 모시거라!”
상궁이 영빈을 부축하며 주변을 다그쳤다. 나인들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우르르 덤벼드는 사이, 박필수가 방문에 발을 쳤다. 세자가 옷을 벗고 희끄무레한 나체를 드러냈다. 여인들 벗은 몸이 세자와 뒤엉켜 붙었다. 남녀의 몸이 담쟁이넝쿨처럼 서로를 밀착한 채 뒹굴었다. 의관을 갖추고 있는 건 유난히 얼굴이 흰 그 여인뿐이었다. 향을 피운 채 뭔가 입안에서 웅얼대며 가부좌를 튼 채 앉아 있었다. 여인은 얇은 막이라도 씌운 듯 무심한 눈빛으로 우두커니 쳐다볼 뿐이었다.
--- p.21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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