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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맞은편

당신의 맞은편

이상림 저 / 추성일 사진 | 지구 | 2017년 12월 2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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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곡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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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127*188*30mm
ISBN13 9791196264406
ISBN10 119626440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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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을 안겨주니
너는 한껏 아름다웠다
역시 비슷한 것끼린 어울리는구나
---「유유상종」중에서


전해 들은 대답은, “너는 어제 혼자였잖아”
냉정함과 끝까지 맞서는 남자는
아니라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항상 혼자였거든’

사물과 사람에 대해
외로운 것과 외로워지는 것 중에
무엇이 더 기쁨에 가까울까
희박한 행복의 여지를 숙고해본다
---「아침」중에서


내가 말했다

옆에 꽃집이 있어요
그러니 천천히 와요
당신을 구경하고 있을게요
---「호수공원」중에서


저는 지금 소나기를 보고 있어요
평상시라면 아무렇지 않을 일들에
생사를 오가는 날도 있지요
언제나 당신을 생각하는 날
라면 물을 잘못 맞춰 싱거운 일도
이유는 당신입니다

이미 마음을 여러 차례 다쳤음에도
덜 아프게 꿰매는 일을 할 줄 몰라요
알 수 없는 일들이 많아질수록
이유는 선명하게 반짝입니다
---「선인장이 유행합니다」중에서


어쩜, 사진 찍을 줄도 아신다. 아니면 이렇게 될 줄을 미리 알고 계셨던 걸까. 얇은 사진 안에 겨우 살아계신 할머니는 사진 밖에 있는 나와 할아버지를 보고 계신다. 꼭 같이 웃자고 하시는 것 같다.
종종 어른이 된다는 건 지혜와 이해의 성숙을 빌미로 사람을 버겁거나 슬프게 한다. 할아버지는 자꾸만 사진 좀 치우라신다. 아직 덜 자란 나는 세 번 만에 그 말뜻을 이해했다. 할아버지는 정말이지 함께 웃고 싶으셔 이러시는 게 분명하다. 사진 속 나와 할머니는 웃고 있는데, 마주한 나와 할아버지는 그때와 달라서 슬프다.
---「시차 적응」중에서


네가 내 볼에 발색을 확인하는 동안
나는 너의 진실함을 본다
‘건전하게 당신을 들이마셔도 괜찮을까요’
당신은 독이 든 사람인가 아닌가
창밖에선 노을이 짙어져 간다
---「미술관, 아파트, 전자레인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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