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토대는 바로 자본주의의 기생성과 부패다. 그리고 이는 자본주의의 역사적 최고 단계인 제국주의의 고유한 특징이다. 이 소책자에서 증명한 바와 같이, 자본주의는 지금 전세계를 약탈하는-단지 ‘이자놀이’만으로-한 줌의(세계 인구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아무리 ‘관대하게’ 부풀려 잡는다 해도 5분의 1도 안 되는) 극히 부유하고 강력한 국가들을 탄생시켰다. 전쟁 전의 부르주아지의 통계에 따르면 그들은 자본수출을 통해 전쟁 전의 가치로 연간 80~100억 프랑의 수입을 얻었다. 물론 지금은 훨씬 더 많다.
--- p.20~21
부르주아화된 노동자 계층, 다시 말해 ‘노동귀족’은 생활양식에서, 임금 수준에서, 모든 세계관에서 전적으로 소시민적인데, 이들은 제2인터내셔널의 주요한 기둥이고 요즘은 (군사적으로는 아니라도) 부르주아지의 주요한 사회적 기둥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실질적으로 노동계급 운동 내에서 암약하는 부르주아지의 첩자이자, 자본가계급의 노동 관리인들이며 실제로 개량주의와 배외주의를 전파하고 있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프롤레타리아트와 부르주아지의 내전에서 그들 중 적지 않은 수가 필연적으로 부르주아지 편으로, ‘코뮌파’에 반대하는 ‘베르사유파’쪽으로 넘어간다.
이러한 현상의 경제적 뿌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의 정치적·사회적 의미를 평가하지 못한다면, 공산주의 운동과 임박한 사회혁명의 실천적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제국주의는 프롤레타리아트 사회혁명의 전야다. 이것은 1917년 이래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확인되었다.
--- p.21~22
“순수한 경제활동의 영역에서도 종전 의미의 상업 활동에서 조직적·투기적 활동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성공을 누리고 있는 것은 자신의 기술적·상업적 경험을 토대로 구매자들의 요구를 가장 잘 판단하여 잠재 상태에 있는 수요를 발견할 수 있는, 다시 말해 그것을 ‘열어놓을’수 있는 상인이 아니라 투기의 천재(?!)들이다. 개별 기업들과 은행들 사이의 조직적인 발전, 일정한 관계가 맺어질 가능성 등을 예측하거나 적어도 예감 정도는 할 수 있는…….”
이것을 일상적인 말로 번역하면 이러한 뜻이 된다. 즉 자본주의의 발전은, 상품생산이 여전히 ‘지배적이고’ 모든 경제의기초로 간주되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이미 파괴되었으며 주요한 이윤은 금융 조작의 ‘천재’들에게 돌아가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러한 금융 조작과 협잡의 토대는 당연히 생산의 사회화다. 하지만 이렇게 사회화에까지 도달한 인류의 거대한 진보는 투기꾼들만 이롭게 하고 있는 것이다.
--- p.42
프랑스에서 ‘금융과두제’의 지배는(『프랑스의 금융과두제에 반대한다Contre l'oligarchie financiere en France』는 뤼시스〔Lysis〕가 쓴 유명한 책의 제목이다. 1908년에 5판이 나왔다.) 아주 조금 다른 형태를 취했다. 거대은행 네 개가 유가증권 발행에 있어 상대적 독점이 아니라 ‘절대적 독점’을 누리고 있다. 이는 사실상 ‘대은행들의 트러스트’다. 그리고 독점은 증권발행을 통해 독점이윤을 보장한다. 차관이 발생하면, 차관을 받는 나라가 총액의 90퍼센트 이상을 가져갈 수 없는 것이 보통이고, 10퍼센트는 은행 등 중개자의 수중에 떨어진다. 4억 프랑의 러시아-청나라 차관에서 은행이 얻은 이윤은 8퍼센트나 되었으며, 8억 프랑의 러시아 공채(1904년)에서는 10퍼센트, 6,250만 프랑의 모로코 공채(1904년)에서 18.75퍼센트였다. 소규모 고리대자본에서 발전을 시작한 자본주의는 거대한 고리대자본으로서 그 발전을 마치는 것이다. 뤼시스는 “프랑스인은 유럽의 고리대금업자”라고 말한다. 경제생활의 모든 조건이 이러한 자본주의의 변질 때문에 심각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인구, 공업, 상업, 해운업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는 고리대금업으로 부유해질 수 있다.
--- p.88~89
자본의 소유가 자본의 생산적 투자와 분리되는 것, 화폐자본이 산업자본 또는 생산자본과 분리되는 것, 화폐자본에서 나오는 소득으로만 생활하는 금리생활자가 기업가나 자본 운용에 직접적으로 종사하는 사람들과 분리되는 것이 자본주의의 일반적 특성이다. 제국주의 또는 금융자본의 지배는 이런 분리가 상당한 정도에 다다른 자본주의의 가장 높은 단계다.
금융자본이 다른 모든 형태의 자본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금리생활자와 금융과두제가 지배적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금융상의 ‘힘’을 가진 소수의 국가가 다른 모든 국가 위에 우뚝 솟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p.96~97
전체 철도 길이의 약 80퍼센트가 최대 열강 다섯 나라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이 철도들에서 소유의 집중, 금융자본의 집중은 훨씬 더 엄청나게 두드러진다. 왜냐하면 영국과 프랑스의 이른바 백만장자들이 아메리카, 러시아 및 다른 나라 철도들의 주식과 회사채 들을 굉장히 많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식민지 덕분에 ‘그것의’철도망을 십만 킬로미터나 늘릴 수 있었는데, 이는 독일의 증가량의 네 배에 이르는 것이었다. 하지만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 시기에 독일의 생산력은, 특히 석탄산업과 철강산업에 있어서 프랑스와 러시아는 말할 것도 없고 영국에 대해서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다. 1892년 영국의 선철 생산량이 680만 톤인 데 비해 독일은 490만 톤에 불과했지만, 1912년에는 이미 영국의 900만 톤에 대해 1,760만 톤을 생산하여 영국보다 압도적인 우위에 섰다! 묻건대, 자본주의라는 토대 위에서 한쪽의 생산력 발전 및 자본 축적과, 다른 쪽의 금융자본을 위한 식민지 및 ‘세력권’의 분할 사이에 존재하는 불균형을 없애는 데 있어서 전쟁 외의 다른 어떤 수단이 있을 수 있겠는가?
--- p.160~161
우리는 제국주의 비판이라는 것을 그 단어의 넓은 의미에서, 즉 사회의 여러 계급들이 자신들의 일반적인 이데올로기의 연장선상에서 제국주의 정책에 취하는 태도로 이해한다. 한편에서는 몇몇의 손에 집중된 거대 규모의 금융자본이 대단히 광범위하고 촘촘한 관계 및 유착의 그물망을 펼쳐 중소자본가뿐 아니라 가장 영세한 자본가와 소자영업자 대중 들까지 자신에게 종속시키고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세계를 분할하고 다른 나라들을 지배하기 위해 다른 국민국가의 금융자본가 집단들과 벌이는 투쟁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모든 유산계급을 예외 없이 제국주의의 편으로 넘어가게 만든다. 그것의 전망에 대한 ‘총체적인’열광, 제국주의에 대한 광기 어린 옹호, 그것에 대한 가능한 모든 미화 등이 바로 이 시대의 상징이다. 제국주의 이데올로기는 노동자계급에게도 스며들고 있다.
--- p.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