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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란드의 밤

라플란드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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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608쪽 | 608g | 145*210*27mm
ISBN13 9791195754687
ISBN10 11957546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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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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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일 년 중 가장 놀라운 날이다. 인류의 모든 희망을 품은 날이기도 하다. 내일이면 태양이 다시 떠오른다. 사십 일 전부터 비다 고원에 사는 남자와 여자들은 생명의 근원을 박탈당한 채 영혼을 다독이며 살아남았다.
경찰이고 이성적인, 아니, 경찰이기 때문에 이성적인 클레메트에게 이 자연현상은 원죄의 상징처럼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왜 인간에게 이런 고통을 준단 말인가? 기어다니는 벌레처럼 땅바닥에 그림자 하나 없는 사십 일.
혹시 내일 태양이 뜨지 않는다면? 그러나 클레메트는 이성적인 사람이다. 경찰이니까. 태양은 다시 태어날 것이다. --- p.29

“이렇게 추우면 오로라를 볼 수 있나요?”
“추운 거하고는 상관없어. 오로라를 보려면 대기가 깨끗해야 해. 그런데 겨울에 맑은 날씨란 추운 날씨를 말하기도 하지.”
“오로라는 어떻게 생겨요?”
“자세히는 잘 모르지만 태양과 관계있을 거야. 사미족 사람들은 북극광을 죽은 자의 눈이라고 해. 그래서 손가락으로 오로라를 가리키면 안 되는 거야.”
그가 니나에게 커피를 가득 따른 일회용 컵을 건넸다.
“죽은 자의 눈이라….” 니나가 따라했다. “그럼, 오늘 밤은 죽은 자들이 맹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p.345

“의식이요? 그게 정말 사미족 의식일까요? 북유럽 사람들의 풍습과는 완전히 달라 보이는데요. 사미족에게 그런 야만적인 의식이 있어요? 굉장히 평화로운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보통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지. 여러 번 들어봤겠지만 사미어에는 ‘전쟁’이란 단어 자체가 아예 없거든.” --- p.405

내게는 순록 이백 마리가 있고 그걸로 충분히 살아간다. 이백 마리 순록에게는 커다란 방목지가 필요치 않다. 나는 순록들을 늘 지켜본다. 순록들과 언제나 함께 있으며 암컷들에게서 우유를 짠다. 그들은 나를 안다. 내 순록들은 내가 다가갈 때 언제나 내 곁에 머무른다. 또한 순록들을 찾느라 툰드라에서 여러 날을 보낼 필요가 없다. 스키와 개들로도 충분하다. 적은 수의 순록을 가졌거나 스노모빌이 없다고 해서 내가 당신들보다 훨씬 못한 목부인가? --- p.439

두 국가의 끄트머리에 처박힌 채, 모두에게 잊힌 이 마을을 방문하면 알코올중독자가 되거나 종교에 헌신하는 길 외에는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는 걸 곧 깨닫게 된다. 검은색과 흰색 외에는 다른 색조를 허락하지 않는 이곳에 회색은 존재하지 않는다.
--- p.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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