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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 역사 문화 여행

규슈 역사 문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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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1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635g | 152*224*26mm
ISBN13 9791188299027
ISBN10 1188299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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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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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화생활이 필요하다고 해서 생각 없이 여행에 나서거나, 지식만 획득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면 단순한 즐거움과 단편적이고 피상적인 지식만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여행 스타일은 자신이 여행지에서 체험한 것을 자신의 것으로 정리하여 타인에게 설명하지는 못하므로 타인에게 부러움이나 궁금증만 만들어줄 뿐이다.
이 여행기에는 내가 정년퇴직할 때까지 캠퍼스라는 좁은 공간에서 경험한, 강의·발표·토론·평가를 뛰어넘는 것들을 담았다. 우리와는 사용하는 언어와 담고 있는 문화가 서로 다른 일본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일본, 특히 규슈 여행 전후에 준비한 지리와 역사 공부의 내용을 포함시켰다. 내가 보고 느낀 것만 쓴 것이 아니고, 내가 탐구하고 조사 한 내용까지 정리했다는 말이다.
--- p. 7

고쿠라는 1945년 8월 9일에 병기제조창이 있었던 주요 군사기지였기 때문에 당초에 원자폭탄 투하 대상지였다. 그러나 고쿠라에서 서쪽으로 약 7킬로미터 떨어진 야하타에 짙은 안개가 낀 데 더해 바로 전날 미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번져 항공기에서 목표물을 정확히 식별하기 어려웠다. 일설에는 고쿠라 시민들이 연막전술로 미군 조종사를 속였다고도 하지만 믿기 어려운 말이다. 폭격기 조종사는 이 상황을 상부에 보고해 수정된 명령을 받아 원자폭탄은 규슈 북쪽 대신에 어이없게도 나가사키에 투하되었다(자세한 것은 나가사키 편을 보라). 어떻든 고쿠라는 인간이 어떤 고차 방정식으로도 풀 수 없는 조화로 핵폭탄 투하의 재앙을 면했다. 고쿠라는 사람의 운명이 자연에만 달려 있지 않고, 이처럼 자연과 인간사회 모두에 달려 있다는 무서운 체험을 한 도시이다. 미군은 일제가 항복한 후 두 달여 뒤인 1945년 10월 17일 고쿠라에 진주했다.
--- pp. 101-102

임진왜란이 끝나고 일본이 도자기로 떼돈을 번 사연은 이렇다. 임진왜란 참전 후에 명나라가 망한 후, 청은 명나라 잔당들의 해외진출을 막기 위해 외국과의 무역을 금지해서 중국에서의 도자기 생산이 크게 위축되었다. 하지만 유럽 시장에서는 왕후, 귀족 등 상류계급을 중심으로 도자기 수요가 오히려 계속 늘어나자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소속 상인들은 일본으로 재빨리 눈을 돌려 도자기를 대량으로 주문·생산해 아리타와 이마리 일대는 도자기 특수로 번영을 누리게 되었다.
나는 한때 청나라가 인도양에서 철수한 것이 포르투갈 등 서양 세력에 동양 침략을 위한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청나라의 정책적 실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지역을 둘러보고 자료들을 살피면서 나의 판단이 오류였음을 깨달았다. 역사는 책 몇 권이 아니라 이렇게 전 세계를 놓고 보아야 겨우 조금 알게 된다고 느꼈다.
--- p. 136

이 마을 출신자 중에 1946년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으로 20년 금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스가모 구치소에서 옥사한 도고 시게노리(1882~1950)가 잘 알려져 있다. 도고는 1937년 주독 일본대사로 재임한 적이 있는 친독파이지만 일본, 독일, 이탈리아의 3국 동맹을 반대했고, 왕실의 은밀한 지시하에 종전 공작 임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그는 도조 내각의 외상으로 일제의 태평양전쟁 개전 당시의 외상이었기 때문에 전범 재판에 회부되었다. 그는 조선 도공의 직계후손인 박수승의 아들로 이곳에서 태어나 5살까지 박무덕이란 이름을 썼다. 이 마을의 한복판에 그의 생가로 고풍스러운 옛집이 남아 있고 현재는 지역 공민관과 함께 ‘도고 시게노리 기념관’이 있다. 그의 후손들은 모두 일본 외교가에서 활약하고 있다.
--- pp. 41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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