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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팡틴
의로운 사람·14 추락·23 미혼모·49 하강·65 자베르·90 샹마티외 사건·98 고백 이후·114 제2부 코제트 워털루·124 군함 오리옹·131 고인과 한 약속을 이행하다·137 고르보의 오막살이·161 프티 픽퓌스 수녀원으로 들어가다·171 코제트와 수녀원에서 지내게 되다·180 제3부 마리우스 할아버지와 손자·208 ABC의 벗들·222 두 별의 만남·228 가난뱅이 악당·237 |
Victor Marie Hu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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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을 더듬어 나가다가 그는 주춤 멈추어 섰다. 어느새 주교의 침대 곁에 있게 된 것이었다. 그때 갑자기 달빛을 가리고 있던 구름이 흩어지더니 그 빛이 창을 통해 흘러들어와 고요히 잠들어 있는 주교의 얼굴을 비추었다. 그의 얼굴은 온통 만족과 희망과 행복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 얼굴에는 하늘의 영광이 깃들어 있었다. 그 존엄한 얼굴에는 신성함이 깃들어 있었다.
장 발장은 쇠촛대를 손에 든 채, 빛나는 노인의 모습에 넋을 잃고 어둠 속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일찍이 그런 모습을 그는 본 적이 없었다. 신뢰에 가득 찬 잠든 주교의 모습은 그에게 공포심을 가져다주었다. 악한 짓을 하려는 순간, 의로운 사람이 잠든 모습을 보게 되면서 그의 양심이 꿈틀한 것이며 당황한 양심이 그에게 불안과 공포를 몰아온 것이다. 장 발장의 눈은 노인에게 못박혀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망설임의 기색이 또렷이 나타나 있었다. 그는 마치 두 심연 사이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것 같았다. 파멸로 이끄는 심연과 구원으로 이끄는 두 심연 사이에서. 그는 바로 그의 머리를 내리치거나 그의 손에 입을 맞추거나, 둘 중 하나 사이에서 망설이는 것 같았다. 달빛에 벽난로 위의 십자가상이 어렴풋이 보였다. 마치 그리스도가 두 팔을 활짝 펴고 한 사람에게는 축복을, 또 한 사람에게는 용서를 내리기 위해 두 사람을 안으려는 것 같았다. 갑자기 장 발장은 주교는 본체만체하고 침대 머리맡의 벽장으로 걸어갔다. 그는 자물쇠를 부수려고 쇠촛대를 번쩍 들었다. 그런데 열쇠가 꽂혀 있었다. 그는 벽장을 열었다. 은그릇을 담아놓은 바구니가 제일 먼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는 배낭 속에 은그릇을 쑤셔 넣더니 바구니를 밖으로 던져버렸다. 그러고는 정원을 지나 비호처럼 담장을 뛰어넘어 달아나버렸다. (……) 그 이튿날 비엥브뉘 예하는 정원을 거닐고 있었다. 그때 마글루아르 부인이 허둥지둥 그에게 달려왔다. “주교님, 주교님! 은그릇 바구니가 어디에 있는지 아십니까?” “암, 아다마다.” “아이고, 다행이네. 그게 눈에 보이지 않아서요.” 주교는 조금 전 화단에서 주운 바구니를 마글루아르 부인에게 건네주었다. “옜소.” “어머나, 속이 텅 비었네! 은그릇은요?” “아, 그걸 걱정했던 거군? 난 잘 모르겠는데…….” “어머나, 도둑맞았네요! 어젯밤 그 사내가 훔쳐간 거예요.” 그녀는 잽싸게 안으로 들어갔다가 나왔다. “주교님, 그 사내가 달아나버렸어요. 어머, 저기 담벼락이 무너져 있네. 저리로 도망간 거예요.” “아니, 그 은그릇이 우리 물건이었던가?” (……) 식사를 끝내고 두 남매가 막 식탁에서 일어서려는 순간이었다.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라고 주교가 말하자 사람들 한 무리가 문 앞에 나타났다. 세 명의 헌병이 한 사람의 멱살을 잡고 있었다. 멱살을 잡힌 사람은 바로 장 발장이었다. 문 옆에는 헌병대장이 서 있었다. 그는 들어와서 경례를 붙이더니 주교에게 다가왔다. (……) “아, 당신이구려.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정말 잘됐군. 아니, 촛대도 주었는데 왜 식기들만 가져갔소?” 장 발장은 놀란 눈으로 주교를 바라보았다.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그런 표정이었다. 헌병대장이 주교에게 말했다. “예하, 그렇다면 이 사람 말이 사실입니까? 마치 도망치듯이 가고 있기에 붙잡아서 배낭을 뒤져보니 은그릇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랬더니…….” “아마, 그 사람이 이렇게 말했겠지요. 간밤에 잠을 재워준 늙은 신부에게 받았다고요. 맞아요. 내가 준 거예요.” “그렇다면 그냥 놓아주어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지요.” 헌병들이 놓아주자 장 발장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머뭇머뭇했다. 그사이 주교는 벽난로로 가서 두 자루의 은촛대를 가지고 오더니 장 발장에게 내밀었다. 장 발장은 와들와들 떨면서 얼빠진 사람처럼 그저 기계적으로 그 두 자루의 촛대를 받았다. 주교가 장 발장에게 말했다. (……) “잊지 마시오. 결코 잊으면 안 돼. 이 은을 정직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쓰겠다고 약속한 것을.” 꿈에도 약속한 기억이 없는 장 발장은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주교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힘을 주었다. 그는 엄숙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장 발장, 나의 형제여. 당신은 이제 악이 아니라 선에 속하는 사람이오. 나는 당신의 영혼을 사들였소. 나는 당신의 그 영혼을 어두운 생각과 징벌의 세계에서 끌어내, 하느님께 바친 거요.” --- p.36~41 “그렇다면 누군가 그 애를 치워준다면?” “누구요? 코제트를요? 아이고 친절도 하셔라. 제발 가져가세요. 끌고 가서 삶아먹든 구워먹든 마음대로 하세요. 하느님께 감사할 노릇이지요.” “그럽시다.” “정말 데려가주시는 거예요?” “그렇소. 당장 데려가겠소. 어린애를 부르시오.” 그는 숙박비용으로 5프랑짜리 은화 다섯 닢을 탁자 위에 놓았다. 그때였다. 식당 밖에서 그 소리를 듣고 있던 테나르디에가 안으로 총알같이 뛰어들면서 말했다. “아니 숙박비용은 26수만 치르면 됩니다. 방값 20수에 저녁식사값 6수. 대신 그 아이 문제는 좀 이야기할 게 있습니다.” (……) “선생님, 그 애를 데려가시려면 1,500프랑이 필요합니다.” 나그네는 지갑을 열고 500프랑짜리 지폐를 석장 꺼내 탁자 위에 놓았다. “자, 코제트를 불러오시오.” 얼마 후 코제트가 들어왔다. (……) 한편 1,500프랑이라는 거금을 손에 쥔 테나르디에는 금방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닫고 그들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아무리 보아도 놈은 백만장자 같은데! 그 열 배라도 거뜬히 뜯어낼 수 있었는데 그 정도만 받고 코제트를 내주다니! 천하의 테나르디에가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다니! --- p.155~157 |
19세기 프랑스의 대문호, 위고의 대표작이자 낭만주의 문학의 최고작 『레 미제라블』
살아생전 ‘대문호’라는 칭송을 받은 대표적인 낭만주의 작가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은 19세기 프랑스 사회를 뒤덮고 있던 혁명과 변혁의 분위기 한가운데에서, 장 발장·팡틴·자베르·코제트·마리우스 등 다양한 인물들의 파란만장한 삶과 애환을 그린 대서사시다. 프랑스의 제3공화국은 위고를 국부로 대우할 만큼 『레 미제라블』은 19세기 프랑스의 국가 정신과 시대정신을 대변하고 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30여 차례 영화로 제작되었고 그 외에도 수많은 드라마·연극·뮤지컬 등으로 각색되었을 만큼 오랫동안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동명의 뮤지컬은 뛰어난 작품성과 완성도로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역사·사회·철학·종교 등 인간의 다양한 문화는 물론이고, 사랑·정의·죄와 벌·용서, 화해 등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인류의 미덕과 가치에 대한 위고의 통찰을 엿볼 수 있다.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청년 장 발장은 먹을 것이 없어 괴로워하는 조카들에게 먹일 요량으로 빵 한 덩어리를 훔치다가 체포되어 19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게 된다. 형기를 마치고 석방된 그는 착실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회는 냉혹하기만 하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멸시, 전과자에 대한 배척으로 인해 장 발장은 여러 번 좌절하고 절망해야 했다. 인간에 대한 불신과 증오가 그의 가슴속을 가득 메운다. 하지만 그런 그를 따뜻하게 맞아준 이는 미리엘 주교였다. 그는 은촛대를 훔치려던 장 발장을 용서해주고 오히려 위로해주었다. 미리엘 주교가 보여준 사랑 덕분에 새롭게 살아갈 희망을 갖게 된 장 발장은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새로운 신분으로 열심히 일한 끝에 사업가로 성공한다. 그리고 주변의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데 힘쓴다. 그의 선행은 이웃들에게 큰 칭송을 얻고 결국 시장의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 하지만 장 발장의 어두운 과거를 의심한 자베르 형사의 수사는 장 발장을 압박해온다. 하지만 장 발장은 위기의 순간에 자베르를 오히려 구해주고 또한 자신의 의붓딸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사랑을 허락해주면서 진정한 희생과 용서를 보여준다. ‘레 미제라블’이라는 말은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이 작품은 당시 프랑스의 ‘불쌍한’ 대중의 삶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이들을 향하는 위고의 따뜻하고 배려 깊은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위고는 이를 통해 당시 프랑스 하층민들이 불쌍해질 수밖에 없는 사회의 부조리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위고가 바라본 또 다른 ‘불쌍한’ 사람들은 바로 돈과 권력에 눈이 먼 지배층 계급,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의와 양심을 저버리는 사람들이다. 위고는 장 발장이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이라면 모두가 선과 양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끄집어내어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올바른 정신과 의지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형상화했다. 그래서 사회적 모순과 개인적 양심 사이에서 수없이 고민하고 괴로워하지만 결국 이를 극복하고 한층 더 성장하는 장발장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크나큰 감동을 선사한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으로 만나는 새로운 세계문학 읽기의 세계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축약본의 정본’을 지향한다. 이 목표에 걸맞은 알차고 풍성한 내용 및 구성은 책 읽는 즐거움, 앎의 기쁨을 배가해주고, 사고력과 창의성과 상상력을 한껏 키워줄 것이다. ㆍ 쉽고 재미나는 고전 작품 읽기 고전이 더 이상 어렵고 지루한 작품이 아니라 친구 같은 존재가 된다. 청소년 눈높이, 마음 깊이에 딱 맞춘 문장과 표현으로 재탄생한 작품들을 통해 즐거운 독서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한다. ㆍ 작가와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도판과 설명 각 작품마다 시작 부분에 작가와 작품에 관한 다양한 시각 자료와 내용을 소개해놓았다.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왜 이 작품을 썼는지, 그리고 이 작품은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음미할 수 있게 한다. ㆍ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는 흥미진진한 자료와 읽을거리 본문 중간중간에 작품 속 등장인물이나 주제, 맥락, 배경지식 등에 대한 다양하고 친절한 자료와 설명을 덧붙여놓았다. 이것을 바탕 삼아 스스로 더 많은 것을 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ㆍ 오늘을 살아가는 데 힘과 지혜를 주는 작품 해설 각 작품별 해설은 해당 작품의 주제와 시대배경, 작가의 세계관과 문제의식뿐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일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를 다양하고 폭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스스로 자기 인생과 세상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기르도록 이끌어준다. ㆍ 생각하는 힘, 토론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질문 [바칼로레아] 각 작품의 맨 마지막에 주제나 내용과 관련된 중요한 질문들을 실어두어,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이 질문들에 스스로 답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하는 힘, 토론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