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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몽 擊蒙

격몽 擊蒙

: 몽매함을 일깨우다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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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576쪽 | 644g | 125*185*35mm
ISBN13 9788993255829
ISBN10 899325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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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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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은 이날 처음 면전에서 이이를 보았다. 그는 자그마하고 마른 체구에 꾀죄죄해 보이기까지 한 볼품없는 행색의 이이에게 끌렸다. 이이는 눈이 맑았고, 목소리가 단정했다. 게다가 누구나 욕심을 내는 홍문관 교리의 자리를 효심 때문에 포기하려 하는 그 마음조차 임금에게는 매력적이었다. 임금은 권력과 힘 앞에 추해지는 인간의 군상을 수없이 보아왔었다. 이이에게는 분명히 자신이 이전에 만났던 사람들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pp.217~218

“전하께서 치세---pp.治世)에 성심을 다하신다면, 평범한 필부가 전하께 말씀을 올린다 해도 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전하께서 그럭저럭 지내시면서 뜻도 없이 형식 갖추기만 일삼는다면, 『공자』 『맹자』를 품에 끼고 살면서 그들이 날마다 좋은 말씀을 올린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이는 말을 마치고 대죄를 청하듯 조용히 눈을 감았다. 임금은 이이의 질책에 몸 둘 바를 몰랐다. 그의 뽀얀 이마에 이슬 같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더니 붉은 입술이 씰룩거렸다. 이이가 첫 강의에서 날린 직격탄에 홍당무가 된 용안의 당혹감은 가실 줄을 몰랐다. 장내가 찬물을 끼얹은 듯 숙연해졌다. ---p.234

임금은 이이를 사랑하면서 미워했고, 시기하고 질투하면서 그를 자신의 이상적인 인물로 동경하고 흠모했다. 그를 보고 있으면 행복했고 태산준봉 같은 위엄에 경탄하다가 그 위엄에 압도당하는 자신의 모습이 초라해 서글퍼지기도 했다. 이이를 바라보는 임금의 감정은 너무나 미묘하고 복잡해서 일곱 빛깔 무지개보다 다채로웠고, 임금 스스로도 이이에 대한 자신의 복잡한 감정이 대체 어떤 것인지 뚜렷이 알지 못했다. 다만 임금은 이이의 사직 요구가 무척 꺼림칙했다. 그가 빈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어서였다. ---p.290

흔히 파주 시골 촌놈이라 불리던 이이는 체구가 작은 데다 마르고 얼굴이 까매 볼품이 없어 허우대가 좋은 한양 출신의 신진 인사들에게 은근히 놀림을 받고 있었다. 행색이 남루한 파주 촌뜨기가 권력의 정상에 올라 거칠 것 없이 내달리자, 권력에서 소외된 용렬한 무리들의 질투와 시샘이 지글지글 끓었던 것이다.
이이가 너무 앞서나자, 비교적 허물없이 지냈던 유성룡, 이산해와 같이 명망 있는 인사들까지 언제부터인지 이이와 일정한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그들 사이에는 전과는 다른 서먹서먹하고 건조한 공기가 맴돌고 있었다. ---p.338

공안의 개정은 백성들의 형편에 맞추어 세금 부담을 덜어주고 세수를 확충하기 위해 지역 형편에 따라 세금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자는 것이 골자였고, 지나치게 많은 행정 지역을 병합해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자는 것이 주현의 병합이었으며, 책임 있는 정치를 위해 지방 장관을 가급적 자주 바꾸지 말고 오래도록 근무하게 하여 일의 집중도를 높이자는 것이 감사의 장기 근무 필요성에 대한 이이의 의견이었다. 이 같은 이이의 행정 개혁안은 우부승지 시절 임금에게 올린 「만언봉사」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것으로, 시국에 대한 이이의 진단과 처방에는 나라 개혁을 한시도 지체할 수 없다는 절박함과, 아울러 자신이 제안한 개혁안을 통해 부국강병을 이룰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pp.482~483

이이를 탄핵하고 권력 독점을 영구화하려던 동인들의 욕망은 결국 이이라는 큰 산맥을 넘지 못해 좌초됐다. 십 년 세월 조정을 호령한 동인들의 시대가 가고 새로운 여명을 타고 서인의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조정의 중심인 이이의 이른 죽음으로 서인 정권 출현이 갖는 역사적 의미도 크게 퇴색했다. 병조판서 직에서 물러난 지 백 일 만에 이이는 다시 이조판서의 부름을 받고 출사했으나, 그가 평생 주장하던 혁신과 개혁의 과제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미완으로 남겨둔 채 이듬해 정월에 지병이 악화되어 숨을 거둔 것이다. 정철은 사랑하는 친구 이이의 부고를 듣고는 눈물을 흘리며 치를 떨었다. 그는 이이의 죽음은 거의 반은 타살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p.573

세상이 변하고 있다. 세상이 요구하는 리더십이 변했다는 것이다. 이제 대중은 이기는 정치가 아니라 패자마저 아름다울 수 있는 정치를 원한다. 그것은 한때 노무현이 보여주었던 비움의 정치, 버림의 정치, 아우름의 정치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사랑할 만한 아름다운 정치가 이 땅에 존재하는가?
정치인들은 여전히 퇴행의 길을 걷고 있다. 그들은 갈등을 치유하고 봉합하기보다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침묵하고 때로는 갈등을 최대한 확대 재생산하는 쪽으로 움직여왔다. 사회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러 임계점에 육박할 즈음이 되면,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놓은 덫에 걸려 망신창이가 된 대중 앞에 등장한다. 그들은 자비로운 구세주라도 된 양, 부드러운 미소를 입가에 가만 머금고 두 팔을 벌려 애처로운 눈길을 던지며 다가와 달?한 말을 대중의 귓전에 속삭인다. 때로는 울분에 찬 대중의 가슴을 뜨겁게 격동시키는 장광설을 늘어놓는다. 대중이 격정을 토하는 사이에 정치인들은 회심의 미소를 감춘 채 자신의 전리품을 챙겨 조용히 떠난다. 그야말로 눈물과 고통의 상처로 얼룩진 무대에서 하이에나 같은 종결자가 되는 셈이다.
측은지심의 가면을 쓰고 여론을 이용하며, 그렇게 조작된 여론에 편승해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만 몰입하는 정치인들에게 어떤 진정성을 기대할 수 있는가? 갈등을 해결하지 않고 조장하는 정치의 역기능에만 충실한 이 현실 앞에 우리는 깊은 환멸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때에 나는 오백 년 전 이 땅에 살았던 이이(李珥)를 주목한다. 그는 당대에 결코 성공한 정치인이었다고 할 수는 없는 사람이지만, 오백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우리 민족의 위대한 스승으로 남아 있다.
이이의 인간적 자질, 정치적 자세, 세상을 바라보는 식견은 시대를 초월하여 여느 정치인과도 구분되는 독특한 면이 있다. 무당파(無黨派)였던 이이는 당파 싸움의 와중에 수차례 탄핵당할 위기를 겪었다. 이이가 고비를 맞을 때마다 이이를 구해낸 것은 임금이나 신하들이 아니라 억압받는 민초들의 여론이었다. 그가 운명했을 때는 백성들이 수십 리 길에 걸쳐 횃불을 높이 들고 그의 발인을 지켜보았다. 사람에 대한 그의 진정성과 멸사봉공하는 언행일치의 삶에 백성들이 감복한 것이다.
이이는 자신의 철학에 충실했고 그에 따른 확고한 정치적 신념을 갖고 있었다. 그에게 있어 세상의 중심은 인간이었고, 정치의 중심도 인간이었다. 나라의 발전을 저해하고 인간의 삶을 피폐하게 하는 제도라면, 아무리 오래되고 임금과 신료들의 반대가 거세도 굴하지 않고 철폐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제도를 창안하고자 애썼다. 그가 청주 목사로 부임했을 때에는 이미 존재하던 여씨향약을 새로 고쳐 양반 이외의 모든 계층이 참여하는 서원향약을 만들었고, 황해도 관찰사 시절에는 황해도만의 지역 사정을 고려한 해주향약을 만들어 지역 교화를 도모했다.
이이는 다양성을 존중할 줄 아는 부드러움을 겸비했고, 이러한 유연한 사고는 동서를 아우르는 중화(中和)의 정치로 이어졌다. 편협과 독선에 빠진 관료들이 붕당을 짓고 갑론을박하고 있을 때, 그는 자신을 시기하고 질투하며 자신에게 위해를 가해온 인물조차 나라를 위해 중요 직책에 천거하는 배포를 보였다. 동시에 자신의 애제자마저도 인사에서 배제시키는 엄정함을 보이기도 했다.
적과의 동침을 서슴지 않으며 이이가 동서 양 세력의 막후 조정자로 맹활약을 하는 동안에는 동서 분열이 극심함에도 나라에는 큰 변고가 없었다. 기축옥사(己丑獄死)의 피바람이 불고 임진왜란이라는 병화가 닥쳤을 때는 이미 그가 죽은 뒤였다. 이이라는 중재자의 부재가 몹시 뼈아프게 다가오는 역사적 순간이다.
이이가 여느 정치 지도자와 뚜렷이 구별되는 특별한 점은 오랜 사색과 연구에서 나온 세상에 대한 예리하고도 깊은 통찰력이다. 그는 치료해야 할 조선의 환부를 정확히 짚어냈고, 이에 대한 명쾌한 처방까지 내렸다. 병조판서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일본의 정세를 분석해 일본이 조선을 침략할 것이라 예상했고, 이에 대비하여 조선의 군역과 세제가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 소상히 파악하여 대책을 강구했다. 또한 모든 유림이 이황의 주리론에 매몰되어 정신 수양에만 매진하고 있을 때, 이이는 물질적 기반의 소중함을 주장하며 국가를 부도 위기에서 살리기 위한 특별 기구인 경제사를 설치하자고 주장했다. 경제 문제만을 다루는 기관을 따로 두는 것은 당시로서는 누구도 생각지 못한 혁신적인 제안이었다. 이처럼 그는 과거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개혁적이고 혁명적인 사상가였다.
---저자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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