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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의 엔진
새크리파이스 피시 스토리 포테이토칩 참고문헌 |
저이사카 코타로
관심작가 알림신청Kotaro Isaka,いさか こうたろう,伊坂 幸太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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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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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 녀석이 그런 말 자주 했잖아? ‘인간의 나쁜 점은 동물과 다른 부분 전부’라고. 그게 생각나네.” ---「동물원의 엔진」중에서
“풍습이란 건 다 그런 거 아니겠어. 무엇을 숨기려고 그럴싸한 이유를 갖다 붙이는 거지. 공포나 죄책감 같은 거 말이야.” ---「새크리파이스」중에서 “누구에게든 닿게 해. 우리는 다했어. 하고 싶은 걸 했고 즐거웠지만 여기까지였어. 닿게 해, 누구에게든.” ---「피시 스토리」중에서 “괜찮아. 이것도 맛있다니깐. 오히려 착각해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왜 우는 거야?” ---「포테이토칩」중에서 |
내 소설이 물고기라면
그 지독한 허풍에 고래도 달아날 거야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을 읽으면 처음에는 어이가 없다. 조금 있으면 우습다. 조금 더 있으면 즐겁고 행복하다가, 어느 순간 명치를 때리는 찡함이 있다. 『피시 스토리』는 그의 그런 얄미운 장난기를 압축적으로 즐기기에 너무나도 안성맞춤인 소설이다. 데뷔 후 6년 동안 이사카 고타로는 다섯 번이나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가 미끄러졌다. 그러나 동시에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휘어잡으며 두각을 나타낸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오른 것도 사실이다. 『피시 스토리』는 그 6년 동안 써왔던 네 편의 단편이 실려 이사카 초기 작품 활동의 궤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의미가 남다른 책이라 할 수 있다. 발표순으로 수록된 네 개의 단편은 작가의 고향 센다이 시를 무대로 하는, 이른바 ‘이사카 월드’안에서 전개된다. 「동물원의 엔진」은 데뷔작 『오듀본의 기도』에 이어 [소설 신초] 2001년 3월호를 통해 발표한, 작가의 첫 단편소설이다. 「새크리파이스」는 [별책 도호쿠학] 제8호(2004년 8월), 표제작 「피시 스토리」는 [소설 신초] 2005년 10월호에 각각 처음 게재되었다. 마지막에 실린 「포테이토칩」은 이 단행본을 위해 새로 쓴 간행 당시의 최신작이다. 각각의 작품은 주인공도 다르고 상황도 연결되지 않은 독립된 형태를 보여준다. 같은 기간 이사카 고타로는 두 번째 장편인 『러시 라이프』와 『명랑한 갱이 지구를 움직인다』까지 총 11편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으니, 가히 정력적인 작품 활동이라 하겠다. 유쾌한 말장난 속에 살아 있는 따뜻함, 다시 만나는 이사카 세계관의 기원 평론가 이케가미 후유키는 “얼핏 보기에는 뿔뿔이 흩어져 있는 별처럼 보이지만 멀리서 보면 거대한 별자리와 우주를 구성하고 있다”는 말로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을 표현했다. 자잘한 것을 이야기하는 듯 하면서 어느 순간 거대한 우주를 표현하는 이사카 고타로의 재주를 집약한 말이다. 이사카 고타로가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귀재라 불리면서도 동시에 순수 문학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는 이유다. 그러한 특징은 이 단편집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타이틀부터 시적인 「동물원의 엔진」은 연거푸 뒤집는 반전으로 수수께끼를 푸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단지 ‘거기에 있다’는 것만으로 동물들에게 활기를 불어넣는(?) 불가사의한 중년 남자를 두고, 밤에 동물원을 찾은 한 무리의 남자들이 제각기 엉뚱한 추리를 펼친다. 「새크리파이스」는 실제 작가가 야마가타현 작은 마을에 취재를 가서 쓴 ‘믿거나 말거나 민속학’이다. 사람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은 탐정 구로사와가 작은 마을에서 산 제물의 의식과 맞닥뜨리며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는 이색적인 작품이다. 무명이라 해도 좋은 록 밴드의 곡이 돌고 돌아 미래에 생각지도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피시 스토리」는, 말장난과 시공을 오가는 구성의 묘미가 빛나는 스타일리시한 인간 찬가. 빈집털이를 생업으로 하는 청년과 프로 야구 슬러거와의 기묘한 인연을 그린 「포테이토칩」은 덜 떨어진 캐릭터들 사이로 흐르는 애틋하고 따뜻한 감정과 함께, 사람은 반드시 어딘가에서 누군가와 연결되어 살아가는 것임을 믿게 한다. “제 소설이 모형 정원 같다는 말을 듣기도 하는데, 그건 등장인물들이 서로의 유머나 사상을 공유하는 기분 좋은 환경 속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는 대성통곡을 한다거나 감정이 격렬하게 분출되는 장면을 쓰는데 저항감이 있거든요. 무게를 잡는다거나 스타일리시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럼 저는 굉장히 괴로워하면서 ‘그렇구나, 나는 스타일리시한 작품을 쓰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죠(웃음).” - 이사카 고타로 현실과 비현실, 허풍과 진지 사이를 유영하다! 한 권으로 즐기는 이사카 월드 항상 어딘가 모르게 현실에서 벗어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같고, 언뜻 기운 빠지는 캐릭터와 의식의 흐름에 몸을 맡긴 대사들처럼 보이지만, 실은 현실과 비현실을 위화감 없이 녹이기 위한 치밀한 계산이 아닐까 의심이 드는 그의 작품 세계. 여기에 더해 이사카 고타로 작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소설들이 서로 연결되어 소위 ‘이사카 월드’라 불리는 하나의 세계를 형성한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의 작품 속 인물들을 다른 작품에 조연처럼 등장시키는 것을 즐기는데, 이 사회가 각각의 사람들이 각각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곳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사람들은 모두 인생의 주인공은 자신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사람의 인생에서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물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의 팬이라면, 기존 작품들과의 연결고리를 찾아보는 것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큰 기쁨일 터. 「동물원의 엔진」의 화자인 ‘나’는 『오듀본의 기도』에 등장하는 편의점 강도 이토와 대학 동창생이며, 『그래스호퍼』에 등장하는 살인청부업자 이와니시는 「피시 스토리」 록 밴드 멤버들이 경애하는 잭 크리스핀(가공의 인물)의 말을 비중 있게 인용하기도 한다. 또, 「새크리파이스」와 「포테이토칩」에서 활약하는 사립탐정이자 이사카 월드에서 가장 인기 많은 캐릭터이기도 한 구로사와는 『러시 라이프』에 주역급으로 등장하며, 이사카 고타로가 70년대생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나오키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게 한 출세작 『중력 삐에로』에서도 확실히 그 존재감을 각인했다. 이렇듯 각 작품의 독립성과 그 높은 완성도는 물론이거니와, 오히려 본서에 수록된 네 단편에서부터 이사카 초기 대표작의 상당수가 스핀오프하여 태어났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팬이라면 절대 지나쳐서는 안 될 초기 마스터피스가 집결된 『피시 스토리』, 이사카 월드의 기원을 살펴보는 입문편이라 하기에 손색 없는 한 권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행동, 사소한 사건, 우연한 만남이 어딘가의 누군가와 무엇으로든 연결되고, 그렇게 세상은 돌고 있다는 따뜻한 세계관. 역시나 멋지다! - 독자 서평 음반으로 치면 베스트앨범의 B면 같은 느낌이랄까. 쓰여진 시기도 맛도 제각각이지만, 그래서 더더욱 이사카 월드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 독자 서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