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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달콤한 갈증 1

아주 달콤한 갈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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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3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480쪽 | 634g | 148*210*30mm
ISBN13 9791132244769
ISBN10 1132244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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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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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의 시선이 한계에 다다랐는지 물속에서 온몸을 배배 꼬기 시작한 안나에게 향했다. 사람이 모두 빠져나간 것조차 느끼지 못했는지 안나는 물에서 나올 생각이 도통 없어 보였다. 그사이 뽀글뽀글 올라오는 기포의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얼른 꺼내주려다가 시하는 문득 자신을 소환하면서 안나가 했던 ‘재수 없는 요구 조건’이라는 말이 떠올라 그녀가 잠수하고 있는 상태 그대로 두었다. ‘내 것’이 되는 게 재수가 없는 일이란 말이지?
‘죽을 것 같으면 알아서 나오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안나를 잠자코 지켜봤다. 하지만 그 생각은 그의 오산이었다. 당장 숨이 넘어가게 생겼는데도 안나는 버티고 있었다. 도도하고 콧대 높은 아가씨는 바로 옆에 자신이 있는데도 손 한번 내밀지 않았다. 하긴. 그러니 악마를 상대로 공정한 계약 운운할 수 있었겠지. 결국 시하가 먼저 안나의 손을 붙잡았다. 그대로 손을 잡아당기자 안나가 힘없이 수면 밖으로 끌려 나왔다.
“어푸! 하아, 하아!”
아슬아슬하게 숨을 토해내는 입술은 이미 보랏빛이었다. 안 그래도 생기가 없던 뺨은 꼭 얼어버린 것처럼 창백했다. 자기 목숨보다 자존심이라니. 정말이지 이렇게나 자존심 센 인간 여자는 처음이었다. 여태껏 그가 꿈을 빼앗았던 여자들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하지만 그래야 내 것이 될 자격이 있지.”
가만히 안나를 바라보던 시하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재수 없는 악마 취급을 받아도 상관없었다. 이 여자는 이미 자신의 덫에 걸렸다. 시하가 안나에게로 천천히 손을 뻗었다.
“너…….”
그러곤 차갑게 언 안나의 뺨을 손등으로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분명히 내 거, 한다고 했다?”
안나는 차갑다 못해 얼음 같은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표정을 찡그렸다. 시하의 손끝에서 꽃이 피듯 그녀의 뺨이 점점 붉어졌다. 부끄러워서인지, 짜증이 나서인지 알 수 없는 열기. 그 열기를 손가락 끝으로 느끼며 시하가 얄밉게 웃었다.
“너 방금, 내 여자 하기로 한 거야.”
‘내 여자.’ 시하는 일부러 ‘내 거’라는 말보다 더 자극적인 표현을 썼다. 이 말에 과연 자존심 센 아가씨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자기가 한 말을 하지 않은 거로 만들 뻔뻔함은 없지만, 그렇다고 순순히 인정할 만큼 고분고분하지도 않은 성격. 으레 오랫동안 감금당해 있다 보면 자아를 잃고 비굴해질 법도 한데, 이 여자는 궁지에 몰릴수록 더욱 발버둥 치는 타입이었다.
그래서 시하는 진심으로 안나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한 번도 인간을 상대로 이런 적 없는데, 스스로가 낯설다는 걸 알면서도 호기심을 떨쳐낼 수 없었다. 시하의 노골적인 시선에 망설이던 안나가 이내 결심한 듯 그의 손을 떼어내며 말했다.
“하면 되잖아요.”
“뭐?”
“해요. 할 거예요. 누가 안 한대요?”
“너 지금 네가 뭘 한다고 한 건지 알아?”
“네 거! 네 여자! 한다고요! 난 거짓말 안 해요!”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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