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나 가스, 화학공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파이프나 압력용기는 안전을 확보하고 사고발생 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기적인 안전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파이프는 그 연장길이가 전 세계적으로 수 천만 ㎞에 달하고 사용되는 압력용기의 수도 수 천 개에 달한다. 그리고 정기적인 안전검사에는 육안검사 뿐만 아니라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비파괴검사 기법도 널리 쓰이고 있다. 그 중 활용 빈도가 높은 두께 측정기(thickness gauge)를 이용한 초음파검사는 한 점씩 탐촉자(probe)를 옮겨가며 시험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검사 속도가 느리고, 따라서 전체 시스템을 모두 검사하는데 소요되는 비용도 매우 커지게 된다. 초음파검사 이외에도 방사선 투과검사(radiography testing), 와류탐상(eddy current testing)이나 자속(magnet flux) 등을 이용한 방법들이 평판이나 파이프의 비파괴검사에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방법들은 파이프의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결함(defect)을 검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전 파이프라인을 모두 검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긴 단점이 있다. 따라서 검사 초기 단계에서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고 심각한 부식에 의한 결함을 효과적으로 그리고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검사시간이 짧은 방법을 이용하여 결함발생 영역을 대략적으로 확인하고 다음 단계로 일반적인 비파괴검사 기법을 사용하여 결함의 크기 및 위치를 탐지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으로 파이프의 안전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즉 빠른 검사기법을 적용하면 신뢰할 만한 부식결함의 위치 및 크기 탐지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전체 검사에 소요되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파이프 검사 시 전통적인 입체 초음파(bulk ultrasonic wave)를 이용하여 빠른 검사를 수행하는 방법으로 피그(pig)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초음파 탐촉자를 탑재한 피그를 파이프 내부로 이송시켜, 파이프 축방향을 따라 이동하면서 초음파 신호를 수집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장치구입 및 설치, 유지에 소요되는 비용이 비싸고, 피그를 내부로 이송시키고 다시 밖으로 빼낼 수 있는 진입 공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직경이 크고 길이가 긴 파이프에만 적용할 수 있는, 제한조건이 많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파이프 검사를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 유도파(guided wave) 검사방법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이 방법은 영국의 Imperial College의 NDT실험실에서 개발된 검사방법으로 길이가 긴 파이프(통상적으로 탐지 가능한 파이프 길이는 15~50m)에 존재하는 부식결함을 빠르게 검출할 수 있다. 피그를 사용하는 방법에 비해 탐사거리는 짧지만 파이프 내부로 이송시킬 필요가 없고 상대적으로 검사비용이 싼 장점이 있다. 파이프가 절연재로 둘러싸여 있을 경우 신호변환기(signal transducer)를 설치할 매우 작은 부분(통상적으로 20cm 이내)만 절연재를 제거하면 되므로 유도파 검사가 끝난 뒤 절연재 보수에 소요되는 시간 및 비용도 최소화 할 수 있다. 파이프에 유도파를 가진하기 위해서는 축방향의 한 위치에 파이프 원주방향으로 여러 개의 신호변환기를 배열하여 유도파 신호를 입사한다. 생성된 유도파는 전체 파이프 벽면에 응력을 가하게 되고 이 응력파(stress wave)가 파이프 길이 방향으로 전파된다. 응력파가 파이프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불연속(예를 들면 용접부, 분기점, 부식 패치 등)을 만나게 되면 부분적으로 반사한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부식에 의해 전체 단면의 5~10%가 손실된 부식결함까지 검출할 수 있다. 원래 이 방법은 직경이 5~60cm인 파이프를 대상으로 개발되었지만 이보다 직경이 크거나 작은 파이프도 사용되는 신호변환기의 개수를 조절하여 충분히 검사할 수 있다.
유도파는 평판의 결함검출에도 사용될 수 있다. 두꺼운 평판(5~25mm)의 일부분에 부식에 의한 결함이 존재할 경우 유도파검사 장치를 이용하여 작은 크기의 결함도 쉽게 검출할 수 있다. 이러한 장치를 이용하여 석유화학 공장에 있는 강판 구조물(예를 들면 저장탱크나 압력용기 등)의 바닥과 벽면을 검사할 수 있다.
유도파가 구조물의 불연속 부분과 만날 때 나타나는 현상은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에 대해 아직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구조물에서 나타나는 불연속은 크게 구조적 불연속과 재료특성 변화에 의한 불연속으로 분류할 수 있다. 구조적 불연속에는 두 부분을 연결하는 용접부, 주 구조물에 연결된 곡선 파이프, 파이프의 끝단 그리고 부식에 의한 결함 등이 포함된다. 재료특성 변화에 의한 튺연속의 예로는 재질이 다른 두 재료가 용접으로 연결된 경우와 부분적으로 주변매질에 매립되어 있는 구조물 등을 들 수 있다. 효과적인 시험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구조물의 불연속에 의한 영향을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유도파검사는 기본적으로 고체 내에서의 초음파 전파현상과 관련이 깊다. 최근의 기술발전은 기존의 파동전파 이론을 재해석하여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수정하거나 새로운 방법들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 컴퓨터관련 기술들이 발전함에 따라 모든 파동역학 문제를 수치적 방법을 이용하여 해결하려는 노력들도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한요소법(finite element method)이나 경계요소법(boundary element method)의 발전에 힘입어 지난 30년 동안 초음파 비파괴검사 분야의 기술은 엄청난 진보를 이룩하였다. 입체파(bulk wave)나 유도파의 파동전파는 수학적으로 복잡한 경계치문제에 의해 기술되는데 컴퓨터의 파워나 효율이 증가함에 따라 이 문제에 대해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수치적 결과를 해석하고 실제 엔지니어링 환경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파동역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즉 파동역학이나 재료 특성규명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경계치문제를 다루기 위해 과학자들이나 엔지니어들은 새로운 물리적 모델을 개발하거나, 신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해야 할 것이다.
본 교재에서는 평판과 파이프에서 나타나는 파동전파 현상에 대한 기본적 이론 및 응용 예제를 소개하고, 유한요소법을 이용하여 결함에 의한 반사계수를 구하는 방법도 다루고자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방법을 실제 석유화학 파이프에 적용하여, 다양한 크기와 형상을 갖는 결함을 유도파를 이용하여 검출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1.2 내용 구성
본 교재에서는 응력파의 형태로 전달되는 유도파를 이용하여 석유화학 공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파이프의 부식에 의한 결함을 탐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제 2장에서는 평판, 파이프 시스템의 파동전파에 대한 일반적인 모델을 수립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전반부에서는 일반적인 입체, 등방성 매질의 파동방정식을 유도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평판과 파이프에 적용하는 기법에 대해서 자세히 기술한다. 또한 정방성, 이방성 매질 및 다중 층 재료의 파동방정식을 유도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후반부에서는 이러한 파동전파 방정식을 결합하여 전체 시스템을 묘사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하고 분산선도를 효과적으로 추적하는 기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제 3장에서는 몇 가지 간단한 평판 구조물에 대한 분산선도(disperse curve)를 추적하고 그 결과를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이러한 예제를 통해 광범위한 구조물을 모델링 할 수 있음을 보이고 간단한 시스템에서 획득 가능한 분산선도의 종류를 예시하고자 한다. 예제는 간단하면서 널리 사용되는 경우부터 좀 더 복잡한 경우로 점차 진행하고자 한다.
제 4장에서는 제 2장에서 전개하였던 파동전파 모델을 이용하여 파이프 구조물의 파동을 해석하고 이에 대한 몇 가지 예제를 다루고자 한다. 이러한 예제들을 통해 파이프 구조물의 일반적인 파동전파에 대한 보다 상세한 이론을 보충설명하고 특히 누설시스템의 해석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또한 수립된 모델을 검증하기 위한 예제들도 제 4장에 포함되어 있다.
제 5장에서는 유한요소법과 파동전파 모델을 결합하여 모드를 추출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한다. 이를 위해 먼저 유한요소법의 장점을 살펴보고 누설 시스템의 파동전파를 모델링 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검토한다. 다음으로 유한요소 모델에서 다중 모드(multi- mode) 변위장(displacement field)으로부터 전파되는 유도파의 크기를 추출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고찰한다. 마지막으로 두 방법을 이용하여 유한요소 모델에서 생성된 모드의 순수성을 해석한다. 그리고 해석 결과로부터 두 방법을 사용하여 유한요소 모델에서 단일 순수 유도파 모드를 생성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
제 6장에서는 유도 초음파가 결함에서 어떻게 반사되는지와 어느 정도의 에너지가 모드끼리 전달되는지를 결정하기 위해 유한요소 모델과 모드 파동전파 해를 결합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먼저 지금까지 사용되었던 방법들을 검토하고 기존의 방법을 확장하여 매립된 시스템(embedded system)의 기본 모드에 대한 반사계수를 구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자유 시스템과 누설 시스템의 반사 거동의 차이점도 고찰한다. 그리고 기존의 방법을 확장하여 고차 파이프 모드의 반사계수를 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제 7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파이프 시스템에 대한 분산선도를 생성하기 위해 제작된 “Disperse”라는 프로그램의 사용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 평판과 파이프의 구조물을 어떤 방식으로 정의하고, 다중 층을 갖는 경우 층의 정의 방법 등에 대해 기술한다. 그리고 간단한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분산선도의 자동 추적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자동으로 추적이 어려운 복잡한 구조물의 분산선도를 수동으로 추적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기술한다.
제 8장에서는 평판과 파이프의 초음파 파동전파에 대한 몇 가지 기본적인 실험방법들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수 백 가지의 실험방법이 존재하지만 기본적인 장비와 초음파변환기 그리고 실험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실험방법에 대해서만 기술한다. 즉 평판과 봉, 파이프의 유도파검사를 위해 필요한 장비 및 시험절차 등에 대해 실제 적용사례를 중심으로 자세하게 설명한다.
제 9장에서는 파이프 내에 존재하는 유체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관심 주파수영역 내에 다른 축대칭 모드가 존재하지 않는 장점을 갖는 비틀림 모드가 파이프 내에서 전파될 때 결함의 깊이 및 원주방향, 축방향 길이가 변할 때의 반사계수를 결정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한다. 즉 유한요소법 및 실험결과를 이용하여 다양한 직경을 갖는 파이프에 다양한 결함이 있을 때 비틀림 모드의 반사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교재의 끝부분에는 두 개의 부록을 첨가한다. 부록 A에는 본문의 수식전개 시 사용된 탄성론(elastic theory)의 기본적인 수식을 소개한다. 파동전파에 대한 주제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탄성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필요한데 이 중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개념들을 정리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부록 B에는 여러 가지 등방성, 유체, 이방성 재료의 기본적인 재료특성을 표로 정리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기본적인 재료특성에는 밀도 및 점도 외에도 종방향(longitudinal direction), 전단방향(shear direction) 속도 및 감쇠(attenuation) 등이 포함된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