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의 이론들은 전부 다 기업의 실제 사례에서 도출된 것이다. 독특한 기업의 이야기, 상품의 이야기가 있고, 나중에 그 사례들을 모아 정리해서 경영학 이론이 만들어진다. 이론이 먼저이고 기업사례는 그에 부수적인 것이 아니라, 기업 사례들이 먼저 있고 이것을 정리해서 이론이 만들어진다.
경영학 이론들만 들으면 어려운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원래 경영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단지 기업들의 성공 이야기, 실패 이야기일 뿐이다. 기업의 성공 스토리, 실패 스토리를 모두 모아서 정리한 것이 경영학이다.
-p7, 경영학을 이해하는 가장 쉽고 빠른 길
이처럼 원래 콜라를 돌려달라는 요구가 점점 증가할수록, 뉴코크의 판매량은 점차 감소해갔다. 결국 코카콜라 사는 원래 콜라를 다시 출시하기로 결정한다. 7월 11일, 기존 콜라가 생산 중지되고 뉴코크로 대체된 지 77일 만에 기존 콜라는 ‘코카콜라 클래식Coca-cola Classic’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생산되게 된다. 코카콜라 사가 클래식 콜라를 다시 발매한다는 발표를 할 때, ABC 방송사는 드라마를 방영 중이었다. ABC는 드라마 방영을 중지하고, 코카콜라 클래식이 나오게 되었다는 것을 속보로 전한다.
다른 방송사들도 코카콜라 재발매를 속보로 전달했고, 주요 신문들도 1면에 기사를 실었다. 코카콜라가 재생산된다는 것은 그 당시 미국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뉴스였던 것이다.
- p45, 뛰어난 제품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 이미지
(코카콜라의 야심작 뉴코크는 왜 실패했는가?)
그런데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기술 말고 다른 측면들에 의해서 점차 VHS가 우위를 차지해 나간 것이다. 소니는 자기 이름을 걸고 만들어지는 베타 비디오테이프가 건전하고 유익한 내용만 담기를 바랐다. 이른바 ‘클린〈Clean〉정책’이다. 그래서 포르노 등을 비디오테이프로 만들어 판매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VSH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미국의 포르노업자들은 포르노 영화를 VSH 방식으로 만들었다. 사실 비디오테이프는 포르노업계에서도 혁명적인 기술이었다. 이전에는 포르노 책과 극장에서 보는 포르노 영화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제 집에서 혼자 몰래 비디오로 포르노 영상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포르노업자들은 VHS 방식으로 포르노 비디오를 만들어 팔았고, 소비자들은 VHS 비디오테크를 구입했다. 한번 VHS를 구입하면 그 다음부터는 계속 VHS 비디오테이프만 볼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미국 시장은 베타보다 VHS방식이 우위를 점해갔다.
-p50, 표준 기술을 가진 자가 시장을 지배한다
(소니의 베타와 JVC의 VHS, 표준전쟁을 벌이다)
콩코드 여객기는 ‘더 빠른 것’, ‘기술적으로 더 발달한 것’이 항상 더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콩코드는 정말 기존의 한계를 넘어선 차세대 여객기였다. 하지만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력보다는 비용 대비 수익성이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비용 대비 수익성이 낮으면 유지될 수 없다. 그리고 환경 문제도 중요했다. 콩코드는 훌륭한 여객기였지만, 소음 문제 때문에 발목을 잡혔다. 기술력이 좋다고, 더 발전된 것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일 수는 없다. 그보다는 환경과 수익성이 우선이다. 콩코드는 경영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였다.
-p58~59, 최고의 기술을 가진 콩코드 여객기는 어떻게 퇴출되었나?
경영학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의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조직이다. 그 조직이 어떤 조직인가, 그리고 조직 내에서 자신이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사고방식과 행동이 결정된다. 원래 사장의 자질과 품격을 가진 사람이 사장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냥 길 가는 사람 아무나 사장의 자리에 앉히면, 곧 사장의 자질과 품격을 갖춘 사람이 된다. 처음에는 어색해하고 사장 자리에 잘 앉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금방 이 사람은 사장으로서의 자세, 태도, 사고방식을 가지고 그렇게 행동한다.
부장 자리에 앉히면 부장으로서의 행태를 보이고, 이사 자리에 앉히면 이사로서의 행태를 보인다. 청소하는 업무를 맡기면 청소부로서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보여주고, 경비 업무를 맡기면 경비로서의 사고방식과 행태를 보이게 된다. 말투, 복장, 평소 행동 등이 자기 지위에 맞도록 변한다.
-p87~88, 조직 내의 임무와 역할이 인격과 행동을 결정한다
(6일 만에 중단된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그러면 포드자동차는 월급을 많이 주는 대신 그만큼 근무 시간을 늘렸을까? 그것도 아니다. 당시 미국의 공장은 하루 9시간 노동이 일반적이었다. 하루 9시간 노동에 2.38달러 임금이었다. 그런데 포드자동차는 일당을 5달러로 올리면서 오히려 노동 시간은 줄였다. 하루 8시간만 일하게 했다. 노동 시간을 줄이고, 월급을 두 배 이상 올린 것이다.
이것은 경영 이론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의 논쟁을 벌일 것도 없이,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 어떻게 근무 시간은 줄이고 보수는 2배 이상 늘릴 수 있을까? 평소에 다른 기업들보다 근무 시간이 특별히 많았던 것도 아니고, 보수가 적었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근무 시간을 줄이고 보수를 2배로 늘리면 회사가 이익을 낼 수 있을까? 원래 회사 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지 않은데, 이것이 2배 이상 증가하면 과연 회사가 버틸 수 있을까? 당연히 버틸수 없다. 사람들은 포드 사가 경영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보았다.
-p97~98, 임금이 높아지면 기업의 이익도 증가한다
(포드자동차의 파격적인 임금 인상)
자포스의 홀라크라시 도입은 경영학자들, 특히 조직 전문가들의 깊은 관심 대상이 된다. 종업원 수십 명의 기업에서 중간관리자는 없을 수 있다. 그런데 1천 명을 훌쩍 넘기는 대규모 조직이 중간관리자 없이 운영될 수 있을까? 회사 직원 1,400여 명이 똑같은 평직원으로 잘 지낼 수 있을까? 사실 이 자포스의 홀라크라시는 2017년 현재까지 아직 확정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것을 ‘자포스 홀라크라시 실험’이라고 부른다.
-p118, 완전한 수평적 조직을 꿈꾼 자포스의 혁명적 실험
말보로가 열심히 일하는 남성상을 가지고 광고를 시작한 것은 1954년부터였다. 이때까지 ‘여성을 위한 부드러운 담배’로 통하던 담배가 어느 날 갑자기 ‘미국의 열심히 일하는 남성상’을 상징하는 담배로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 담배 품질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담배의 맛을 바꾼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목표 고객 집단을 달리하고 광고를 다르게 하자 담배가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p136, 목표 고객을 달리한 광고의 기적, 말보로
(여성을 위한 부드러운 담배에서 남성 노동자를 위한 담배로)
이런 베네통 광고 사진들은 사회적 이슈가 되고, 또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신부와 수녀의 키스 사진은 종교단체의 강력한 반발을 받았고, 탯줄 달린 아기 사진 광고판은 사람들의 항의로 영국에서 철거되었다. 법적으로 소송에 들어간 사진들도 있다.
하지만 광고로서는 획기적인 효과를 올린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각종 언론 매체에서 베네통 광고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내었다. 적대하는 국가의 지도자가 서로 키스하는 사진의 경우, 전 세계에서 수천 건의 관련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고, TV에서 이 광고들을 보여주었다. 베네통은 광고비가 비싼 TV 광고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TV에서 스스로 이 광고들을 보여주며 여러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구글, 트위터의 주요 토픽이 되고,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다.
-p161, 비용은 적게, 파급력은 무한대로
(의류회사 베네통의 사회적 이슈 광고)
또 정말로 노동자가 좋은 제안을 해서 생산성이 증가하면 그에 대해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노동자의 제안으로 생산성이 좋아지고 회사 이익이 늘어나면 그에 따라 충분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원칙이다. 일본에서는 자신의 제안에 의해 회사의 실적이 나아졌다 하더라도 특별히 성과급, 보상금을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구 공장에서는 반드시 보상금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이 모든 제안에 대해 보상금을 지불하면 회사의 이익은 별로 나아질 것이 없다.
결국 카이젠은 서구 공장에서는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다. 카이젠은 보수를 받지 않고 초과근무를 하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는 일본, 사생활을 희생하면서 회사일을 우선시하는 문화, 성과급이나 보상금을 잘 주지 않는 일본 경영 현실에서나 제대로 운영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카이젠은 일본 공장들의 경쟁력을 개선시키는 좋은 방안으로 인정받았지만, 세계적으로 파급되지는 못했다.
-p199, 종업원 모두가 혁신의 주인공이다(도요타의 카이젠)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고객 서비스와 항공권 가격을 맞바꾼 셈이다. 승객을 무사히 목적지로 인도한다는 여객기 본래의 사명에만 집중한 것이다. 보다 나은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은 기존의 대형 항공사를 이용하면 된다. 그러나 서비스보다 가격을 중요시하는 고객들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을 이용한다.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은 기존 대형 항공사, 낮은 가격을 원하는 사람은 사우스웨스트. 고객들은 그렇게 나뉘었고, 각자 자기 기호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 p210~211, 비용이 들어가는 모든 부분은 뜯어고쳐라
(항공 산업을 재편한 저가 항공의 도전, 사우스웨스트항공)
결국 일본식 경영은 일반적인 경영방식이 아니라 경제가 호황이고 기업이 계속 성장할 때만 적용될 수 있는 방식이었다. 불황이고 회사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는 적용될 수 없었다. 2000년대에 일본식 경영 모델은 끝내 무너진다. 마쓰시타로 대표되는 일본식 경영은 이렇게 세계 경영사에서 지나간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정년 보장, 연공서열, 호봉제 등의 제도는 아직 한국에도 많이 남아있지만, 계속해서 바뀌고 폐지되어야 하는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
- p235, 일본식 경영의 시작
(마쓰시타 고노스케, ‘평생직장’의 신화를 만들다)
그런데 정말로 중요한 혁신 중 하나는 돈을 지불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아무리 상품이 좋아도, 광고를 잘해서 상품에 대해 많이 알게 되어도 고객이 돈을 지불하기 어려우면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기업 활동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고객이 돈을 지불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재무관리, 금융 제도가 그래서 중요하다. GM의 할부금융 제도는 산업 전반에 큰 기여를 한 혁신이었다.
-p298, 가장 중요한 혁신은 고객이 돈을 지불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산업의 발전에 거대한 기여를 한 GM의 할부금융 제도)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