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로 약속한 연인들이 있다면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를 호르몬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가치관이나 성격, 삶을 대하는 태도 등입니다. 자신과 상대의 내면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사람만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신랑신부처럼 말입니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갈 시간 속에는 아픔도 있을 것이고, 뜻하지 않았던 문제도 생길지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믿습니다. 두 사람은 어떤 문제도 슬기롭게 해결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 것입니다.”--- 법칙 1 '나만 몰랐던 내 속마음' 중에서
“사랑했던 사람을 이해할 수 없게 될 때 우리는 끝없는 허무함과 상실감을 느끼게 됩니다.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과 추억이 거짓말처럼 무의미해지기 때문이죠. 또 이별을 할 때 이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던 사람은 사랑했던 상대를 미워하고 증오하게 됩니다. 왜 이 같은 비극이 생기는 것일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처음에는 가슴이 시켜서 연인이 되었는데 알고 보니 호르몬이 어울리지 않았던 거죠.”
용철은 보다 자세한 설명을 하기 위해 펜과 메모지를 모두에게 나누어주었다.
“성실 씨와 온유 씨의 옛 연인은 비슷한 호르몬을 가진 사람들이었어요. 규율과 질서를 지키는 것보다는 자유로움을 추구하고 모험을 즐겼죠. 반대로 명랑 씨와 힘찬 씨는 예의와 질서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이른바 성인군자와 같은 연인을 만났어요. 강인 씨와 정열 씨는 성취욕이 강하고 어디에서나 주목받고 싶어 하는 연인을 만났어요. 끝으로 아름 씨와 준수 씨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지나치게 간섭하는 연인을 만났어요.”
8명은 용철의 설명을 들으면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성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온유는 자신의 옛 여자친구를 떠올렸고, 힘찬 역시 명랑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떠올렸으니 말이다.
“여러분이 만났던 연인은 총 4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스마트 러브에서 여러분들의 옛 연인까지 분석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매우 좋은 예가 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여기 계신 분들을 비롯해 모든 인간의 호르몬은 크게 4가지로 나뉘거든요. 질서를 존중하는 세로토닌형, 자유분방한 도파민형, 성공을 향해 질주하는 테스토스테론형, 세상을 끝없이 사랑하는 에스트로겐형으로 말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성실 씨와 온유 씨는 도파민과 어울리지 않아요. 명랑 씨와 힘찬 씨는 세로토닌과 어울리지 않아요. 강인 씨와 정열 씨는 테스토스테론과 어울리지 않아요. 끝으로 아름 씨와 준수 씨는 에스트로겐과 어울리지 않아요. 그렇다면 어떤 호르몬과 어울릴까요?”
용철은 스마트 러브에서 오랫동안 분석한 호르몬의 비밀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했다.
“여러분이 이별을 선택하게 된 원인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어울리지 않은 호르몬, 즉 서로를 밀어냈기 때문이에요. 호르몬이 충돌한 거죠. 스마트 러브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성격과 연애취향을 분석한 결과 4가지 호르몬은 밀어내기도 하지만 끌어당기기도 하거든요.”--- 법칙 2 '왜 그와 헤어졌을까?' 중에서
잠자리에 누운 아름은 오늘 하루 동안의 일을 머릿속으로 떠올려보았다. 그리고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지었다. 첫인상부터 끌렸던 그의 성격을 듣는 순간 자신과 천생연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기분이 들뜬 아름은 단짝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행 와서 있었던 일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큰 키와 넓은 어깨가 남자답고 강인해 보여. 산에 오르다가 실수로 다리를 삐었는데 한걸음에 달려와서 업어줬지 뭐야. 정말 멋있었어. 그리고 오늘 자신의 호르몬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나도 모르게 일어나서 맞장구를 칠 뻔했어. 논리적이고 당당한 모습이 내 이상형 그 자체였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땀 흘려 일하는 기쁨을 알고 있는 남자였어. 마마보이처럼 나약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의지하지도 않고 오로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최선을 다해서 지금은 유능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대.”
아름과 친구의 수다는 새벽 1시가 넘어서도 끝날 줄 몰랐다.
“여행이 끝나면 네 호르몬이 무엇이고 특징은 어떤 건지 가르쳐줄게. 그전에 네 성격을 정확하게 분석해서 노트에 적어봐. 예를 들어서 넌 나처럼 감성적이고 눈물이 많잖아. 이런 것들이 모두 네 호르몬을 가르쳐주는 열쇠가 되거든. 호르몬의 특성을 이해했다면 앞으로 이성을 만났을 때 그의 성격을 여러 가지 각도에서 확인해보는 거야. 그러면 너와 영원히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인지, 헤어질 확률이 높은 사람인지 알 수 있거든.”--- 법칙 3 '사랑, 호르몬을 알아야 보컀다' 중에서
예를 들어서 세로토닌 여자와 도파민 남자가 만났을 때 세로토닌 여자는 도파민 남자에게서 개성과 자유로운 영혼을 보는 것이 아니라 흥분과 광기를 보는 거죠. 도파민 남자 역시 세로토닌 여자의 친절함과 성실함을 통해서 간섭과 따분함을 느끼는 거죠. 호르몬이 서로를 밀어내기 때문에 장점조차 단점으로 보인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호르몬이 끌어당길 때는 단점마저도 장점으로 보이게 됩니다. 섹시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도파민 남성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낄 테고, 질서를 존중하는 세로토닌 남성은 경박함을 느끼는 거죠. 테스토스테론 남성은 불현듯 권위적인 아버지가 되어 그녀를 나무랄 수 있습니다. 에스트로겐 남성 역시 사회질서를 위해 치마 길이가 길어져야 한다며 잔소리를 늘어놓을 수 있어요.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는데,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똑같은 사람이 아름다울 수도, 미워 보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을 바꿀 수 없다면 자신을 아름답게 봐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인연은 태어나는 순간 정해져 있다고 믿습니다. 호르몬이란 인간의 힘으로는 절대 바꿀 수 없는 유전자와 같은 것이기 때문이죠.--- 법칙 4 '이별 없이 사랑하는 법'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면 연애가 끝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연애 시절에는 보여주지 않던 단점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상대에게 보여주는 거죠. 함부로 말하고, 무례하게 행동하며, 약속을 어기고, 거짓말을 하곤 하죠. 그 이유를 물어보면 결혼은 삶이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해요. 연애할 때는 언제든지 헤어질 수 있으니까 무례하게 행동하고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거죠. 참 어리석은 생각이에요. 영원히 함께한다는 믿음 아래 책임감까지 갖춰진 것이 바로 결혼이에요. 다시 말해서 결혼은 진정한 의미에서 연애의 시작인 거죠. 만일 진정한 연인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연애가 어렵다면 호르몬의 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세요. 호르몬은 연인을 찾아주는 것은 물론 연애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든요. 상대에게 사랑받기 위해 무엇을 조심하고,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니까요.”
--- 법칙 5 '좋은 사랑을 넘어 위대한 사랑으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