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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의사는 고독한 예술가다

흉부외과 의사는 고독한 예술가다

김응수 저 / 최대식 그림 | 행복우물 | 2018년 03월 0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8건 | 판매지수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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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3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28g | 138*225*20mm
ISBN13 9788993525540
ISBN10 899352554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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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가슴 사진을 찍어 봅시다.”
가슴 사진을 찍어보니 가래가 모두 빠져 짜부라졌던 왼쪽 허파가 완전히 펴져 있었다.
나는 가족을 다시 불러 가슴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가슴 사진도 좋고 산소 포화도도 정상으로 나와요. 이제 괜찮을 테니 병실로 올라가시면 됩니다.”
이때까지 눈물을 글썽이던 그녀가 갑자기 양손을 들며 소리쳤다.
“대한민국 만세!!”
나는 깜짝 놀라 그녀를 보았다. 엘리베이터 대신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명의(名醫)가 별 게 아니잖아∼.”
---「너무나 쉬운 명의의 탄생」중에서

스님이 몸조리를 잘하시라며 두 손을 모을 때였다.
“우야꼬, 우리 스님 아잉교, 덕분에 재작년에 쓸개 떼어냈잖아. 우리 스님 없었으면 우째 되었을랑고.”
소리치는 사람을 향해 고개를 돌리니 바로 몇 시간 전 목사님이 수술비를 대겠다던 그 할머니였다.
‘아무리 궁핍해도 기독교, 불교를 밥 먹듯이 바꿀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적잖이 당황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말 못할 사연이 있겠지 싶어 할머니에게 평소처럼 대해주었다.
---「너무 우울한 기억의 감정」중에서

그런 다음, 반년 정도 흘렀을까.
나는 우연히 잡지를 보다 놀랐다. 바로 그 선배가 나온 것이었다. 제목은 바로 ‘하느님이 주신 여자’였다.
선배가 식음을 전폐하다 기절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그러다 입원한 김에 대장내시경을 했는데, 정말 우연히 대장암이 발견되었다. 그래서 바로 수술했고, 수술한 다음 간병할 형수가 없어 간병인을 불렀는데 열심히 간병해 주어 일찍 회복되었다는 것이다.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간병인과 눈이 맞아 재혼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하느님이 주신 여자’는 형수가 아니라 간병인이었다.
물론 외로움이란 외로운 친구를 옆에 두면 외로워질 확률이 높아질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다. 그러나 아니지. 정말 이건 아니지. 사랑이란 서푼도 안 되는 값싼 사랑이어서는 안 되는 거야, 선배∼∼.
---「서푼도 안되는 사랑」중에서

“어떻게 다시 수술을 받기로 하셨습니까?”
나는 궁금해 가족에게 물어보았다. 여인의 대답은 이러했다.
“저도 많이 알아봤어요. 다들 선생님을 죽은 사람도 살리는 의사라고 하던데요. 소문이 확 퍼져 있어요. 며칠 전 응급실에선 죽은 환자도 단칼에 구멍을 내어 살렸다던데요.”
그녀는 진료실 문을 닫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얼굴은 곱상하신 분이 어떻게, 그렇게 우악스런 수술을 하세요?”
‘죽은 사람도 살리는 의사’ 이것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들은 최고의 찬사였다.
---「죽은 사람도 살리는 의사」중에서

“씨X랄∼!!”
병실로 올라가서도 마찬가지였다. 병동을 회진하면서 잘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내가 튜브를 만질 때면 어김없이 욕이 날라왔다.
“씨X랄…….”
간호사도 나에게 와서 ‘저 소리 못하게 좀 야단치시라.’고 채근했다.
만날 때마다 욕을 듣다보니 전염되어 나의 입에서도 절로 욕이 나왔다.
“씨X랄, 저 씨X랄 소리 안 듣기 위해 씨X랄 할머니를 씨X랄 퇴원시켜야겠어.”
---「욕쟁이 할머니의 고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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