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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

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02이동
리뷰 총점8.7 리뷰 3건 | 판매지수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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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3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92g | 128*188*20mm
ISBN13 9791160266498
ISBN10 1160266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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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이 춤추듯 이리저리 자유롭게 살랑거리는 산꼭대기 주위로 푸른 지평선이 펼쳐져 있었다. 서쪽으로는 바다가 누워 있었고, 동쪽으로는 강이 외로운 산 속으로 굽이쳤으며, 남쪽에 있는 무민 가족의 집 굴뚝에서는 무민마마가 아침 커피를 끓이느라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그러나 스니프는 이 광경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산꼭대기에 모자가, 둘레가 원통 모양으로 길쭉하게 솟은 검은색 모자 하나가 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니프가 소리쳤다.
“누가 우리보다 먼저 여기 왔었어!”
--- p.17~18

무민과 스노크메이든은 따뜻한 날씨 탓에 졸음이 쏟아졌다. 더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둘은 구름 위에 누워 종달새들이 노래하는 봄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때 갑자기 올해 첫 나비가 보였다. 봄에 처음 보는 나비가 노랑나비라면 여름이 즐거울 거라는 뜻임을 모두 알고 있었다. 흰나비라면 그저 차분한 여름을 보내게 된다. (검정색과 갈색이 섞인 호랑나비 이야기는 절대로 하면 안 되는데, 슬픈 여름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나비는 금색이었다.
무민이 말했다.
“금색 나비는 무슨 뜻이지? 처음 보는데.”
스노크메이든이 말했다.
“금색이 노란색보다 훨씬 좋겠지. 어디 한번 두고 보자!”
--- p.33~34

무민이 소리쳤다.
“아무도 날 믿어 주지 않다니! 엄마, 저 좀 자세히 보세요. 그럼 틀림없이 아들을 알아볼 수 있을 거예요!”
무민마마가 유심히 바라보았다. 겁에 질린 무민의 왕방울만 한 눈을 아주 오랫동안 들여다본 무민마마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래, 무민이구나.”
그 순간 무민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눈과 귀와 꼬리가 홀쭉해졌고, 코와 배가 큼지막해졌다. 그리고 무민은 모두의 눈앞에 전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온전히 서 있었다.
무민마마가 말했다.
“엄마 품으로 오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엄마는 언제나 우리 꼬맹이를 알아볼 수 있단다.”
--- p.43

‘아, 내가 나무 여왕처럼 아름다웠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은 앞머리가 하나도 없는데…….’
스노크메이든은 아까만큼 즐겁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서글펐다.
스노크메이든이 물었다.
“나무 여왕이 좋아?”
무민은 스노크메이든을 돌아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정말 좋아!”
스노크메이든이 말했다.
“머리카락이 없는 아가씨가 더 좋다더니. 저 나무 여왕 머리는 그냥 색칠한 거거든!”
무민이 말했다.
“그렇지만 정말 예쁘게 색칠했잖아.”
스노크메이든은 울적해졌다. 눈물이 흘러내릴 것만 같아 바다를 내려다보는 스노크메이든의 몸이 천천히 잿빛으로 바뀌어 갔다
--- p.116~117

스너프킨이 짐을 꾸리는 동안 무민은 줄곧 그 모습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무민이 물었다.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을 거야?”
스너프킨이 말했다.
“아니. 새봄이 오는 첫날 돌아와서 창문 아래에서 휘파람을 불게. 봄은 아주 빨리 돌아와!”
무민이 말했다.
“응. 안녕.”
스너프킨이 말했다.
“안녕, 안녕.”
무민은 다리에 남아 있었다. 스너프킨이 점점 더 작아지더니, 마침내 자작나무와 사과나무 숲 사이로 사라졌다.
--- p.180~181

토프슬란과 비프슬란은 산꼭대기에서 걸음을 멈추고 무민 골짜기를 내려다보았다. 토프슬란은 머리에 빨간 모자를 쓰고 있었고, 비프슬란은 커다란 여행 가방을 들고 있었다. 둘은 아주 먼 길을 와서 꽤 지쳐 있었다. 저 발밑 아래에 우거진 자작나무와 사과나무 사이로 무민 가족의 집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비프슬란이 말했다.
“연기슬란 난슬란.”
토프슬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뭔가슬란 끓이슬란 있슬란.”
둘은 토프슬란 종족과 비프슬란 종족이 쓰는 특유의 이상한 말투로 이야기하며 골짜기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남들은 이해할 수 없어도, 둘은 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었다.
토프슬란이 말했다.
“우리슬란 들어가슬란 있슬란?”
--- p.156~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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