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호머 마콜리라는 열네 살 소년이 전보 배달부 일을 하면서 점차 어른으로 성숙해 가는 과정을 담은 성장소설이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형은 군에 가 있는 가난한 집안의 둘째아들인 호머는 어린 나이지만 한 집안을 꾸려 가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떠안게 되지만 결코 자신의 현실을 불평하지 않는다. 또한 어머니나 누나에게 책임을 미루지도 않는다.

호머는 학교가 끝나고 난 뒤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던 중 전신국 야간반 전보 배달 일을 하게 된다. 한창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고 있던 터라 국방성에서 보내는 전사 통지서를 배달하는 것이 아이의 주된 일이 되어 버리고 만다. 결코 하고 싶지 않은 일 그러나 할 수밖에 없는 일을 하면서도 호머는 항상 희망을 간직한 채 하루하루를 열심히 생활해 나간다. 그러던 중 호머는 마커스 형의 죽음을 가족에게 전하게 된다. 호머가 아버지 대신으로 의지하던 형의 죽음은 열네 살 어린 꼬마에게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슬픔이었지만 호머는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호머는 비록 가난한 현실이지만 세상과??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랑이 아직은 더 많이 남아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의 상업화를 비판하며 퓰리처상도 거부했던 윌리엄 사로얀의 『휴먼 <br/>코미디』는 기쁨과 슬픔이라는 양분화된 인간의 감정 가운데 항상 희망의 빛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품 속 역사적 배경은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미국사회. 생존을 위해 인간이 인간을 죽여야만 하는 참혹한 현실이지만 주인공 호머의 눈에 비친 세상은 소스라치게 아름다운 것들로만 가득 차 있다. 비록 가난과 전쟁이라는 암담한 현실 속에 놓여 있지만 호머와 가족 그리고 이타카 시 사람들은 항상 희망을 이야기하며 따뜻한 사랑의 온기로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간다. <br/><br/>호머는 죽은 아버지와 군대에 있는 형을 대신해 주당 15달러짜리 일을 하는 열네 살 꼬마 배달부이다. 항상 희망만을 배달하고픈 호머의 전보 가방 속에는 마치 우리의 삶이 그러하듯 축하나 감사의 내용이 담긴 기쁜 이야기와 위로 죽음에 대한 슬픈 이야기가 한데 섞여 있다. 호머 역시 사랑하는 형의 죽음을 가족에게 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만 희망은 여전히 삶 속에 존재하고 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도 낯선 타인에게 미소를 지어보일 수 있는 것은 호머가 가진 희망의 원천이 바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호머에게는 곁에서 끊임없이 따뜻한 조언과 사랑을 일깨워 주는 가족, 전신국의 기사 그로건 할아버지와 스팽글러 아저씨, 힉스 선생님 그리고 또래 친구들이 있다. 이렇게 호머는 여러 사람들의 삶 속 사랑과 죽음이라는 상반된 감정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점차 어른으로 성숙해 나간다. 이러한 호머의 정신적 성장은 치열하고 몰인정한 물질문명 속에 점차 피폐해져가는 우리의 메마른 정서를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br/><br/>『휴먼 코미디』를 읽다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우정과 사랑의 온기가 우리의 가슴 속에 눈부신 희망의 빛깔로 채색되어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