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OP생협’이라는 조직 이름을 2008년 연합회와 연대의 정기총회에서 확정했다. 여기서 ‘ i ’는 I, ideal, innocence, innovation이라는 다양한 의미를 포괄한다. ‘iCOOP’은 “‘나’들이 함께 모여,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혁신하는” 협동조합(COOP, Co-operative)이라는 뜻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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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은 농민의 소득이 안정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근본적인 방안을 고심해왔기에 무엇보다 생산자 농민의 소득 보장을 원칙으로 삼았다. 클러스터를 조성하게 되면 이 원칙을 지킬 수 있었다. 왜냐하면 농민들이 자연드림파크를 통해 가공과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소득의 일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대행해주고 이익을 함께 나누는 구조를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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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생협은 단순히 더 안전한 농식품을 구매하기 위한 곳이 아니다. 먹거리의 안전을 다루고, 유통 과정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어떻게 해야 서로 만족할 수 있는지 고민하여 이를 운동적 차원으로 확산하는 곳이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 변화에 중점을 둔 사회적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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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생협의 지향은 마을공동체 복원에서부터 사회적 투쟁인 FTA 반대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아이쿱생협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을모임을 통해 신규 조합원들을 맞이하며 친밀성을 높여갔다. 마을모임에서는 사교적 활동뿐만 아니라, 생협 활동과 사회적 의제에 대한 교육 등도 진행되었다. 이를 통해 조합원들은 단순히 먹거리를 공동구매하는 사이가 아니라 시민으로서 조직되고, 적극적 사회 참여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마을모임을 통한 지역 조직의 활성화는 국가적 차원으로는 포착하기 힘든 생활 측면의 문제점을 부각시켜줬고, 문제를 이슈화하고 해결의 과정으로 나아가는 풀뿌리 조직으로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자신의 문제와 정치적 · 사회적 요구를 연결 지으면서 생협운동에 결합하게 되었으며, 조합원으로서 자아존중감도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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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생협이 먹거리 문제에 집중하고 다양한 생활운동을 전개해나가는 이유는 내 가까이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려는, 당연하지만 어려운 운동의 원칙을 실천으로 만들어보고자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거대한 담론에 대한 이야기가 자신의 삶으로까지 찾아오기에는 너무나 추상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먹고사는 문제가 다시 추상의 세계를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먹고사는 문제를 대안적 경제로 만들어낸다면 해체되어 가고 있는 생활세계, 공동체의 문제도 해결될 수 있기에 아이쿱생협은 아주 작아 보이는 활동까지도 만들어내고 실천으로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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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생협은 지난 20년간 많은 변화를 만들었다. 1998년 6개였던 회원 조합은 2017년 8월 현재 90개로 확대되었고, 600여 명이던 조합원은 25만여 명으로, 약 20억 원이었던 사업 금액은 약 5,500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가파르게 규모가 성장했으며 2014년부터 지금까지 성장에 따른 조직 구조 개편과 사업체로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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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조합의 사회 활동 참여는 ‘지역이 학연이나 지연의 근거지가 아니라 시공간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기능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역조합의 조합원들은 모임을 통해 더불어 같이 사는 삶의 가치를 경험하게 되고 권역을 구심점으로 지역조합들이 만들어내는 사회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사회적 책임과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협동조합의 가치를 실천하는 경험을 가지게 된다. 또한 각 권역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활동은 아이쿱생협이 다양한 이슈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시민단체 그리고 국제기구와 연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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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생협의 여러 가지 활동과 교육 등의 모든 과정이 나를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중에서 정말 한 사람의 주부로 존재할 뿐이었던 내게 그나마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고 민주적 질서를 익히게 한 것은 매주 월요일 아침 10시에 진행된 이사회였다. 이사장과 10여 명의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에 참여한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거의 100% 출석이 이루어질 정도로 참석률이 높다. 안건과 논의를 위해 끊임없이 토론하고 안건에 대한 최선의 결론을 내기 위해 때로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감정적으로 흘러 서로를 미워하며 ‘이사회’라는 과정 자체가 소홀히 다뤄지는 것을 나는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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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는 우리가 생활을 하는 데 매우 중요한 행위이다. 소비는 그저 필요한 물건을 사고 배를 채우기 위한 1차적 목적을 넘어서는 변화의 힘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상품이 생산되고 있고, 그 경로 또한 다양하기 때문에 소비자 한 사람의 선택이 갖는 의미가 더욱 중요해졌다. 개인의 의지와 권리가 모여 사회를 움직이고 정치권력을 바꾸는 힘이 되듯, 개개인의 선택이 모여 만든 소비의 흐름이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소비자의 선택이 생산 단계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점차 커지고 있다. 소비는 사소한 듯 보이지만, 우리의 삶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선택이며,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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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 20년의 여정이 수많은 시도와 질문 자체였다 할 만큼 경영조율을 통해 다양한 설계가 이루어지고 기민하게 변화에 대응해나갔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의사결정의 유연함과 조합원 대표들이 경영권을 존중하는 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생협의 후발주자로서 한살림과 두레생협연합, 일본 생협과 같은 생협들뿐 아니라 변화하는 시장 환경, 조합원 소비생활 등 생동하는 사업 환경을 탐구하면서 아이쿱에게 적합한 방식을 찾아내 응용하는 등 ‘우리의 방식’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의사결정의 유연함이 돋보였다. 후발주자로서 추격(catchup)의 성격에서 일찌감치 벗어나 새로운 사업 방식을 창안하여 실행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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