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꿈의 내용을 자세하게 기록하되, 명백하게 잘못된 기술이나 표현이 아닌 경우라면 처음에 표현한 내용을 수정하지 않은 채 그대로 둔다. 왜냐하면 처음에 사용하는 단어야말로 깨어 활동하는 사고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채 무심결에 나오는 것으로 무의식적인 꿈의 내용을 가장 잘 나타내기 때문이다.
꿈에서 실제로 일어난 것이 아니지만, 깨어난 후 꿈의 내용과 관련하여 떠오른 생각이나 느낌인 경우는 괄호 안에 넣어 실제적인 꿈의 내용과 구별할 필요가 있다. 또 잠에서 깨어났을 때에는 생각나지 않던 꿈이 낮 동안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이때에는 꿈의 내용과 함께 그 꿈이 떠올랐을 당시에 하고 있던 일이나 그 꿈을 떠오르게 한 사건이나 생각을 함께 기록하도록 한다. 이런 것들은 꿈을 해석하는 데 아주 유용한 자료로 사용된다.
---「Part 2. 꿈 해석을 위한 구체적 준비 작업」 중에서
상담자 : 뭘 빼앗긴 거 같으세요?
내담자 : 꿈이지요. (눈물) 결혼 전엔 꿈도 많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어요. 결혼해서 공부도 더 하고 해서 지금 이 일을 하고 있지만, 난 아직도 하고 싶은 것이 많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경제 문제를 이렇게 만들어버렸으니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지요. 집도 없어졌고, 내가 아끼던 악기도 팔아먹고, 좁아터진 월셋집에서 이렇게 살면서 아들도 고생시키고, 많이 좌절하고 원망도 많이 했어요. 꿈처럼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을 빼앗겼다는 건,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 모두 다 박탈된 지금 상태인 것 같아요. (울음)
상담자 : 남편이 실외에서 도회지 느낌이 나는 세련된 젊은 여자와 붙어 있는 건, 그러니까…….
내담자 : 그건 남편이 즐기는 일이지요. 스키 타고 사이클 타고 여기저기 야외로 고급스러운 취미 생활을 즐기는 거지요. 그 여자의 친정엄마는 우리 남편 모임의 리더 격인 사람 같아요. 이리저리로 끌고다니고 휴일에도 불러내고. 그 나이에 사생활도 문제가 많은 사람이
에요.
상담자 : 전체적으로 정리를 해볼까요?
내담자 : 남편과 젊은 여자가 둘이 붙어 있는 건 남편의 고급스런 취미생활, 그거랑 관련된 경제 문제구요. 아무리 때려도 붙어서 나를 완전히 무시하는 건 내가 아무리 남편한테 그러지 말라고, 나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고 애 키우고 가사 일 하고 너무 힘들다고, 나는 하 고 싶은 것도 다 못하고 살지 않느냐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는 남편에게서 느끼는 분한 느낌이에요. 아들을 빼앗기고 가슴이 너무 아프게 돌아서서 오는 건 이젠 잃어버린 꿈들을 다시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다 포기해버린 내 마음인 것 같아요.
---「Part 3. 개인적 꿈 해석의 실제 사례」 중에서
이 꿈을 해석하고 나서 꿈 주인은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면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또한 이전까지는 반복적으로 꾸던 이런 내용의 꿈을 지금까지 꾸지 않아서 좋다고 스스로 뿌듯해했다.
이 예에서 볼 수 있듯이, 꿈이란 주로 꿈 주인이 깨어 있는 동안 의식하지 못하거나 소홀히 여기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꿈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보고 싶지 않거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내용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런 상황에서 꿈 주인은 꿈과 꿈이 드러내는 자신의 약점을 회피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직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꿈 해석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큰 선물이다.
---「Part 4. 혼자서 하는 문답식 꿈 해석 사례」 중에서
첫 번째 예지몽이 스스로 그 의미를 드러내고 현실에서 이루어지자, 필자는 예지몽이란 그렇게 스스로 의미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필자의 생각은 그 뒤에도 오랫동안
지속되다가, 두 번째 예지몽을 꾸고 나서 변하기 시작했다. 즉 예지몽도 해석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예지몽을 꾼 후 많은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나는 많은 꿈을 꾸었다. 그러나 예지몽은 꾸지 않았다. 그러다 20년의 세월이 지나서 내가 40대 초반이 지나는 시점에, 다시 한 번 예지몽을 꾸었다. 그때 나는 몸담았던 직장에서 부당하게 해직당해 직장을 떠나야 했다. 그
고통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었다. 직장으로부터 해직 통보를 받은 것은 1996년 10월경이었다. 그즈음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두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하루하루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1996년 10월 말, 어느 날이었다. 다음과 같은 꿈을 꾸었다.
---「Part 6. 예지적 꿈의 해석의 특징과 사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