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이나 만성 질환이 없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내세균총이 제대로 기능해야 합니다. 장내세균총이란 한마디로 우리 장 속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세균과 미생물을 말합니다. 성인의 경우 이 세균의 총 무게가 1.5~2킬로그램 정도 되죠. 내장은 서로 다른 수백 종의 착한 세균과 나쁜 세균이 더불어 살고 있는 거대한 생태계입니다. 이 세균들의 숫자는 우리 몸의 세포 수보다 적어도 열 배 정도 많습니다. 대략 100조 마리 정도 되지요. 이런 면에서 보면 우리는 사람보다는 세균에 더 가까운 존재인지도 모르겠네요. 우리 몸속 대부분의 면역계는 위장관 속에 들어 있습니다. 이 면역계는 내장 벽에 들어 있는 면역세포와 착한 장내세균 군대 사이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구축된 정말 멋진 시스템이죠. 염증과 싸우려면 이 면역세포의 수용체에 착한 세균만 매달려야 합니다. 그 대신 나쁜 세균이 그 수용체에 달라붙으면 염증이 생기고,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집니다.
위장관 속 분위기가 우리가 느끼는 컨디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곳은 여전히 우리 몸에서 가장 덜 알려진 영역이기도 합니다. 우리 면역계의 70~80퍼센트 정도가 몰려 있는 곳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니 고개가 갸우뚱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근래 들어서 위장관과 장내세균총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결장 속에 살고 있는 세균이 당뇨, 알레르기, 천식, 다발성 경화증, 자폐증, 심혈관 질환, 일부 암 등 다양한 질병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뇌와도 소통해서 우리의 체중, 성격, 심지어는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과학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습니다. 위장관과 뇌 사이의 상관관계가 우리가 알았던 것보다 훨씬 깊어서 어떤 과학자들은 위장관을 ‘두 번째 뇌’라고 부르기까지 합니다. --- pp.44-45
생채소가 결장에 사는 이로운 세균이 좋아하는 음식이라면 설탕은 사악한 세균이 사족을 못 쓰는 진미죠. 설탕을 먹으면 눈앞에 보이는 단 음식들을 남김없이 먹어치우고 싶은 욕망이 더 강해집니다. 이것은 사악한 세균에 이롭게 작용하죠. 설탕을 많이 먹을수록 나쁜 세균은 단것을 더 많이 달라고 뇌에 아우성칩니다. 이쯤 되면 부처님 같은 절제력이 아니고는 사탕, 초콜릿, 설탕을 첨가한 요구르트, 잼을 듬뿍 바른 빵, 달달한 음료수, 그리고 설탕을 듬뿍 넣은 커피 등을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지경이 되죠. 이런 것들 모두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되어버립니다.
식이섬유는 결장까지 내려가 몸을 보호하는 이로운 세균에 의해 처리되는 반면, 설탕, 즉 당분은 소장에서 혈류로 바로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결장에 있는 착한 세균들이 먹을 것이 남지 않죠. 이렇게 해서 혈당 수치가 치솟게 되고, 그럼 췌장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인슐린을 뿜어내기 시작합니다. 몸 속 인슐린 수치가 올라가면 면역계가 과도하게 일을 하기 시작하고, 이것 때문에 장내세균총이 피폐해집니다. 그리고 염증이 발생하죠. --- p.71-72
아보카도는 거의 초자연적인 멀티태스킹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샐러드부터 수프에 이르기까지 어느 음식에 넣어도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를 둔 엄마를 위해 팁을 하나 소개할게요. 다양한 색깔의 베리에 아보카도를 섞어서 스무디를 만들어보세요. 아보카도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은 쿠키 반죽에 들어가는 버터를 그보다 두 배 많은 양의 아보카도로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아직 시도해보지 않았는데 그래도 우리 버킷리스트에는 올라가 있어요.
아보카도는 영양 밀도가 가장 높은 과일 중 하나예요. 건강에 좋은 지방과 단백질이 가득 들어 있고, 식이섬유가 많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점이죠. 갈 데까지 가보자는 분들은 씨앗까지 먹어도 됩니다. 씨앗에는 아보카도에 들어 있는 항산화물질 대부분, 그리고 수용성 식이섬유와 몸에 좋은 기름도 상당 부분 들어 있습니다. 한 번 시도해봐야겠다 싶은 분은 씨앗을 4등분해서 수프나 스무디에 조각 하나를 넣어보세요.
너무 많이 사용했는지 어떻게 아냐고요?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맛이 알려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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