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드의 위대한 탈출 이야기는 영국의 언론을 대번에 사로잡았다. 버나드의 모험담은 세계적인 정치가와 왕족들의 진지한 기념식 연설을 제치고 신문 1면을 차지했다. 여객선 업체는 버나드에게 평생 동안 노르망디 여행권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버나드는 그 무료 여행권을 써보지 못했다. 그로부터 6개월 뒤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버나드의 모험담이 사람들의 관심을 그렇게 많이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2차 세계대전 시절의 영웅적인 정신에 대한 향수도, 단순히 버나드가 고령이어서도 아니었다. 사람들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기회를 붙잡은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기회가 찾아왔고, 버나드는 그것을 붙잡은 것이다. 버나드가 사망한 직후 어느 누리꾼은 인터넷 게시판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명복을 빕니다. 이분이 탈출해서 기념식에 참석했다는 것이 정말 기쁩니다……. 카르페 디엠.”
---「1. 카르페 디엠의 역사 : 호라티우스에서 #욜로까지」중에서
이 책을 쓰는 동안 나는 두 가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첫째, 우리는 카르페 디엠을 도둑맞았다. 그 결과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카르페 디엠의 잠재력이 빠른 속도로 우리와 멀어지고 있다. 둘째, 지난 몇 세기 동안 인류는 ‘오늘을 붙잡는’ 방법을 다섯 가지나 찾아냈다. 도둑들의 손에 들어간 카르페 디엠을 다시 찾아오고 싶다면 그 다섯 가지 방법을 되살려야 한다. 나의 바람은 우리가 호라티우스의 가르침에 눈을 뜨는 것이다. 호라티우스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살아 있음aliveness’의 극대화라는 큰 선물을 준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표현을 빌리자면, 살아 있음의 극대화란 “깊이 있게 살면서 인생의 정수를 빠짐없이 흡입하는” 것이다. ---「1. 카르페 디엠의 역사 : 호라티우스에서 #욜로까지」중에서
사후세계의 디너파티에 참석한 당신을 상상해보라. 그 파티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당신’이다.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됐을 사람들. 당신이 시험공부를 더 열심히 했더라면 됐을 사람. 당신이 첫 직장을 때려치우고 꿈꾸던 일에 도전했다면 됐을 사람. 알코올 중독자가 된 당신. 그리고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된 당신. 부부관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 당신. 주위를 둘러보면 지금의 당신과 다른 여러 ‘당신’이 눈에 들어온다. 그들 중에는 멋져 보이는 당신도 있고, 거만하고 보기 싫은 당신도 있다. 그중 한둘은 지금의 당신 자신이 게으르고 별 가치도 없는 사람이라는 자격지심마저 들게 한다. 그러면 당신은 그들 중 어떤 당신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싶은가? 어떤 당신을 피하고 싶은가? 어떤 당신이 부러운가? 그 당신들 중에 당신이 앞으로 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2. 카르페 디엠은 왜 마음을 울리는가」중에서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선택의 시대에 산다는 것은 미신에 가까운 환상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도둑들이 카르페 디엠을 훔쳐간 탓에 삶의 가장 중요한 영역에서 우리의 선택지는 줄어들거나, 사라지거나, 조작되거나, 사소한 것으로 전락했다. ---「3. 카르페 디엠은 왜 실천하기 어려운가」중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붙잡는다는 카르페 디엠 정신에 충실하게 사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조금 더 긍정적인, 아니면 중립적인 용어가 없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이 장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사람들의 여섯 가지 유형을 제시하려 한다. 자기중심적 기회주의자, 실험하는 사람, 죽음을 응시하는 사람, 무모한 사람, 역할 파괴자, 혁명가. 이 성격 유형들은 각기 다른 동기, 세계관, 전략을 지니고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선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백화점 세일 기간에 하는 사소한 선택들이 아니라 존재를 지속하고 우리의 삶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줄 잠재력이 있는 실체적인 선택을 잘한다. 그들은 소비문화와 같은 카르페 디엠 도둑들과 최전선에서 싸운다. 그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모험적인 항해를 떠난다. 그 항해는 위험으로 가득하지만, 그들을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이국적인 항구로 데려다줄지도 모른다.
---「4. 카르페 디엠의 기술 1: 기회를 포착하는 기술을 연마하라」중에서
자기계발 및 심리학 전문가들은 쾌락주의가 개개인의 생활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놓쳤다. 하지만 그들의 더 큰 잘못은 쾌락주의가 정치적인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외면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쾌락주의는 개인적 자유의 원동력이었다. 쾌락주의는 전제정치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또는 사회 진보의 촉매제로서 나름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상하게 들리는가? 일단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이 성생활의 자유, 의식의 고양 상태를 향한 욕구, 그리고 미식의 철학을 발견한 과정을 살펴보자. 그동안 칭송받지 못한 쾌락주의의 정치적 미덕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5. 카르페 디엠의 기술 2: 쾌락주의의 숨은 미덕을 발견하라」중에서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마음챙김을 ‘커다란 현재’로 받아들이고 현재로 가는 길들을 다 마음챙김에게 내줘야 한다는 법은 없다. 흥, 몰입, 경이, 집단적 황홀경은 모두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게 사는 가치 있는 방법이다. 우리가 이처럼 다양한 현재를 통합할 때 카르페디엠의 전통은 더 풍부해질 것이다. 반대로 카르페 디엠을 1차원적인 ‘현재에 살기’로 축소해버린다면 카르페 디엠의 전통은 쇠퇴할 것이다.
---「6. 카르페 디엠의 기술 3: 마음챙김을 넘어 진짜 삶을 만나라」중에서
우리 대부분은 우리에게 찾아오는 제안들을 수락하기보다 거절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쓴다. 존스톤은 우리가 삶 속에서 어떤 부분을 자주 거절하는지를 점검해보고 거절을 수락으로 바꾸면 어떨지 생각해보라고 권유한다. 이런 것들을 실천에 옮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기에 대해서는 존스톤의 즉흥연기 방법을 15년 동안 연구한 끝에 창의력과 조직 내부의 소통에 관한 혁신적 이론을 제시한 로버트 포인튼Robert Poynton이 멋진 대답을 내놓았다.
포인튼의 핵심 주장은 다음과 같다. “모든 것은 제안이다.” 포인튼의 주장은 다시 세 가지 행동방침으로 표현된다. 더 많은 것을 알아차려라. 놓아버려라. 모든 것을 활용하라.
---「7. 카르페 디엠의 기술 4: 즉흥적 본성을 틈나는 대로 되찾아라」중에서
카르페 디엠 정치란 무엇인가? 나는 그것을 광범위한 대중 동원에 근거해 정치적 변화를 이루려는 전략으로 정의한다. 카르페 디엠 정치는 정치적 영향력을 획득하기 위해 ‘오늘을 붙잡는’ 네 가지 방법인 기회 포착, 쾌락주의, 현존, 즉흥성을 모두 활용한다.
---「8. 카르페 디엠의 기술 5: 함께 행동하라」중에서
카르페 디엠의 중심에는 우리가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만들어간다는 아주 단순하고 강력한 개념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선택을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자유를 행사하는 행위를 통해 우리 자신을 창조하고, 결정하는 행위를 통해 오늘을 붙잡는다. 스쳐가는 기회 포착에서 현재의 순간에 주의 기울이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카르페 디엠 형식의 공통점은 의식적으로 선택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인생의 커다란 과업들(대의명분을 지지하고, 가정을 꾸리고, 사업을 하고, 마라톤 연습을 하는 일 등)은 뭔가를 선택하는 순간에 시작된다. 나는 이런 주장을 하나의 격언으로 요약하고 싶다. ‘나는 선택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9. 결론: 나는 선택한다, 고로 존재한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