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으로서의 베다는 세계적으로 최고最古의 문헌으로 꼽히는데, 이 시기를 전후한 모든 기록과 현존 문헌 가운데 가장 방대하고 가장 상세한 기술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내용과 형식의 성격상 베다는 시집으로, 때로는 철학적인 고전으로 다루어진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베다를 신에 대한 찬가와 의례에 사용되는 주문이 담긴 경전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모든 구절들이 비유와 음률적 감흥이 넘치는 시의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아주 오래된 시집이며, 인도 사상의 가장 오래된 사유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철학적 고전이기도 하다. ---p.4
베다의 형식이나 내용은 그 자체로 이것이 한꺼번에 특정인물에 의해서 기획되거나 창작 또는 편집된 것이 아님을 보여 준다. 『리그 베다』의 어느 부분들이 먼저 형성된 상태에서 『사마 베다』 『야주르 베다』의 관련된 부분들이 만들어지다가 신관의 변화와 함께 『리그 베다』에 새로운 내용이 첨가되자 또 다시 관련된 베다들이 추가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형성된 베다의 텍스트들은 여러 전승 전통을 통해 구전되었으며 ---p.21
한편 모든 인간 가운데 제사를 집행하는 브라만이 최고의 사회 계층을 이루고, 모든 지식 가운데 제사에 대한 지식이 가장 훌륭하며 신뿐 아니라 자연의 법칙조차도 제식 없이는 무력하다고 하는 정도가 되자, 이와 같은 제사 만능주의와 형식주의에 염증을 느낀 많은 사람들은 세상을 떠나 숲 속으로 들어갔다. 그 결과는 아란야까와 우파니샤드의 탄생으로 나타났다. ---p.39
‘우파니샤드’라는 말은 ‘가까이 앉는다(upa-ni-sad)’는 뜻을 담고 있다. 이것은 이 책의 내용이 비밀스럽다는 것을 말해 준다. 즉, 우파니샤드는 스승이 아끼는 제자에게 무릎이 닿도록 가까이 앉아서 비밀스럽게 전해 주는 지혜이다.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는 이 지혜는 다양한 비유, 은유, 상징을 통하여 ‘나는 누구인가?’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눈에 보이는 세상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와 같은 물음과 그에 대한 탐구를 통하여 자유롭게 제시된다. ---p.43
마누 스므리띠의 ‘스므리띠’는 흔히 ‘법전’으로 번역되지만, 이것은 단순한 법전이 아니고 힌두 사회의 우주관과 세계관에 바탕하여 사회질서를 유지하고자 한 일련의 주체들이 그 구성원들에게 부과한 규범들의 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것은 힌두 사회의 가치관 형성에 있어 ‘우파니샤드’에 맞먹는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하지만 우파니샤드가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으로 삶의 목적과 이상을 다룸으로써 관념론에 치우쳤다면, 『마누 법전』은 그것을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기준으로 실체화했다는 명백한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