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요즘 아이들은 과거의 아이들만큼 집중하지 못하는 것일까? 요즘 아이들 뇌의 구조가 30년 전 아이들과 다른 것은 아니다. 오늘날 아이들의 뇌 역시 신경세포(neuron)와 교세포(glial cell)로 구성되어 있고, 전두엽, 두정엽, 후두엽, 측두엽이라는 4개의 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변화한다. 물리적인 면에 있어서 오늘날 학생들의 뇌가 30년 전 학생들의 뇌와 구조면에서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시간의 길이가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학생들의 뇌 구성에 영향을 주는 환경이 근본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 p.15
뇌는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사회 환경이 변하면 뇌 역시 변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환경으로 인해 예전과 다른 뇌를 가진 아이들을 집중하게 하고, 그 집중상태를 유지하게 할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뇌와 관련된 연구 속에 숨어 있다. 이미 다양한 연구에서 아이들의 집중을 유도하고 지속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제시되었고, 나는 그 아이디어들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 p.17-18
상태변화(state change)란 학습자의 생각이나 느낌, 생리적 현상이 바뀌어 달라지는 것이다. 다양한 연구들이 수업에서 교사가 학생들의 상태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교사가 학생들의 특성, 관심도, 하루 중 학습이 이루어지는 시간 등의 상황을 고려하여, 적절한 횟수와 빈도로 상태변화를 유도한다면 학생들의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고 집중력이 새로워져 결국 학습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p.19-20
우리의 뇌는 독자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해두고 이를 사용하면서 작동되는 기관이 아니라, 혈액을 통해 지속적으로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받아 소모하는 기관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태변화를 유도하도록 고안된 활동들은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학생들의 뇌에 공급함으로써 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교사가 손쉽고 간단한 활동으로 상태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 p.20
수업시간 중에 잠깐이지만 수업내용과 무관할 수도 있는 어떤 활동을 한다는 것이 부담되어 수업의 모든 시간을 학습내용 전달에 투자하고자 하는 교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집중력이 낮아진 학생들에게 수업내용이 중요하다는 것만을 재차 강조하면서 학습내용을 정성껏 자세하게 설명하는 방법은 학생들을 수업내용에 다시 집중시키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 내 경험으로는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잃은 시점에서, 상태변화를 위한 아무런 시도도 없이 학생들을 다시 수업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다. --- p.20-21
교사들이 이 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필요할 때 즉시 활동을 골라 활용해보면 좋을 것이다. 수업 중 상태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책을 펼쳐 알맞은 활동 하나를 골라 시도해보면 되기 때문이다. --- p.22
학생들이 의자에 삐딱하게 앉거나 손으로 턱을 괴고 있거나 머리를 숙이고 있는 등의 행동은 바로 지금이 학생들에게 상태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교사에게 알려주는 힌트이다. 교사가 학생들이 보여주는 이런 힌트에 민감해지면 이전보다 더 명확하게 교실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p.25
학습 환경의 다양한 요소 중 조명에 대해서는 풍부한 연구가 진행된 편이다. 교실에서 사용하는 조명이 학습자의 우울증, 단기기억과 장기기억, 문제해결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1,000여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한 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을 자연광, 즉 햇빛에 노출시키는 것은 학업성취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 p.40
수업 중에 학생들의 주의집중을 오랫동안 유지시키기 위해 교사가 즉각적으로 쉽게 자극을 제공할 수 있는 감각 영역은 바로 시각 영역(visual field)이다. 교사가 자세나 행동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쉽게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p.51
의외성과 새로움은 감정 및 주의력과 관련된 뇌의 기제를 활성화하기 때문에 배움을 촉진할 수 있다. (...)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것이 하나 있다. 수업은 새로운 요소와 익숙한 요소 모두를 반드시 균형 있게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 p.52
시각적 맥락(visual context)을 제공하는 것은 뇌의 기억을 돕는 강력한 방법 중의 하나다. 항상 같은 자리에 있던 어떤 것의 위치를 바꾸는 일은 사람들에게 신선함을 주고 호기심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뇌가 나중에 그것을 기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있는 위치를 바꾼다거나 학생들의 자리배치를 바꾸는 등의 활동을 통해 ‘위치변화’를 만들 수 있는데, 이는 효과가 좋은 상태변화 활동일 뿐만 아니라 맥락에 의존하여 기억이 형성되는 방식(contextual memory)과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 p.58
청각자극에 의존하는 수업방식은 청각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소수의 학습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으로부터 주의를 끌기 어려우므로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실제로 요즘의 학생 대부분은 시각적 또는 운동감각적 학습양식을 선호한다. --- p.64
학생들은 한 시간에도 몇 번씩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시험을 치거나 과제물을 낸 후 여러 날 또는 여러 주가 지나서야 비로소 피드백을 받는다면 이는 학생들의 뇌를 자극하는 최상의 피드백이라고 보기 어렵다. 학습은 학생에게 풍부한 자극이 주어지는 환경에서 잘 일어나는데 풍부한 자극의 대표적인 예 중 하나가 수행한 일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이다. --- p.66
심호흡은 혈액 내 산소운반을 도움으로써 뇌가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자극에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만든다. 적절한 심호흡이 주는 혜택은 아주 많다. 심호흡을 하면 산소량이 충분한 혈액이 뇌에 공급되어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만약 학교에서 규칙적으로 심호흡 활동을 진행한다면 학생들은 건강에 수많은 혜택을 주는 습관을 가지게 될 것이다. --- p.71
수업자료를 재미있는 방식으로 제시했을 때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학생들의 집중력과 기억력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다음에 소개할 활동들은 수업내용을 직접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사용하면 수업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유머의 힘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다. --- p.105
이런 연구결과가 주는 메시지는 교사로 하여금 학생들의 몸을 활발히 움직이는 수업을 하라는 것이다. 연구자들이 발견한 더욱 놀라운 사실은 몸을 많이 움직이는 아이들일수록 운동능력이나 학습능력에 대한 자신감도 높은 편이라는 것이다. (...) 신체활동이 성적향상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난 바, 그중에서도 특히 수학 영역의 능력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p.108-109
멀티태스킹은 뇌의 에너지를 분산시켜 뇌가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되는 자극을 차단하는 능력을 떨어뜨린다. 새로운 것을 배울 때 뇌의 집중이 분산되면 학습과 관련된 뇌의 부위에 공급되는 혈류량이 감소한다. 이는 교육자에게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다. --- p.116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반 친구들이나 교사들과 긍정적인 유대감을 형성한 학생은 더 나은 학업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비행이나 반사회적 행동을 저지를 가능성도 줄어든다. (...) 이 장에서 소개할 활동들은 학생 개인은 물론 학급의 구성원 전체를 이롭게 하는 긍정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알맞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p.151-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