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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산을 잇다

100개의 산을 잇다

박현성 | 북랩 | 2018년 04월 1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3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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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402쪽 | 592g | 152*225*30mm
ISBN13 9791162990766
ISBN10 1162990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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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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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서 시작된 여행부터 실제로 여행을 마칠 때까지, 이 여행의 의미가 무엇인지 스스로 자문했다.
피로에 또는 무디어진 감각에 의문이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을 때, 길가에서 만난 사람들이 그 의문을 거듭 일깨워 주었다.

그 의미라는 것은 원래는 꽤 분명했던 것 같다.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었던 것도 같다. 하지만 여행이 시작되고 날이 갈수록 의미는 그 크기를 늘리기도 하고 다양해지기도 하다가, 어느 날이면 안개 속의 산들처럼 보이지 않았다. 생각이 사라진 것이 우선인지, 의미가 사라진 것이 우선인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이르러서는 의미라는 것이 사라져버렸다.

생각해보면, 발걸음 폭이나, 자전거 크랭크의 회전은 항상 똑같았다.
걸은 만큼만 길을 나아가고, 발을 젓는 만큼 자전거는 달렸다.
그래서 이들은 나의 의미보다 훨씬 정확하고 정직했다.
의미라는 것은 때로는 장대하고 의젓하지만, 때로는 비겁하고 저급한 모습으로 다가오곤 했다.
---「경로 짜기」중에서

바위에 올라서 있는 백 년 동안 3m도 채 자라지 못하고, 바람과 세월과 사연에 다듬어진 소나무들 옆에 앉아서 어쩌면 난 이 산에서 내려가지 못하고 바위 위에 굳어서 망부석으로 또 하나의 바위가 되어도 좋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산에서 내려오니, 좋은 영화를 보고 나온 듯이 현실의 땅 위에 서 있으면서도 여전히 여운이 뒤따라왔다.

대가야의 옛 벌판을 따라 고령으로 향하면서 자전거 뒤를 따라온 황홀한 산의 여운에 비도, 피곤도 모두 잊고 자전거는 가야산과 부둥켜안고 춤추며 달렸다.
---「63. 가야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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