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웰빙을 찾아서
-- 최세라 (rasse@yes24.com)
한 순간에 2004년 한국인 생활의 모델이 되어버린 웰빙. 도대체 웰빙이란 무엇일까? 심지어 웰빙 버거까지 나와서 아주 흔하고 싸게 제공받게 된 이 '웰빙'은 단어 그 자체로 '잘 사는 것'이라는 뜻은 알겠으나 한번 더 생각해보면 웰빙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소위 유기농 식품을 먹고, 새 집에 역습당하지 않으며, 하루 30분 이상을 걷고,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공유하는 것이 웰빙인가. 자연주의로의 복귀는 곧 '웰빙'으로 알려진 그 목적과 실현방법을 찾아본다.
이 책은 '인생을 바꾸는 10가지 자기경영 기술'이라는 부제답게 막연히 '자기 경영을 하라'라는 대명제를 이루기 위한 소명제 실천방법 10가지, 또 이 소명제를 능히 완수할 수 있는 작은 명제들을 10가지를 제시, 총 100가지의 구체적 기술들을 소개한다. 참 '시시콜콜'하게도 썼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각 미션들은 현실적이다. 제1장,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자에서 이미 감이 온다. 이 책은 결코 저 먼 발치의 그 무엇을 알려주는게 아니라 그 무엇에 가기 위한 걸음을 하나씩 하나씩 떼고 있다. 그 한걸음에 집중하면서 나를 발견하고 주변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웰빙이다.
웰빙의 시작은 일단 주변을 말끔하게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핸드백 속부터 책상 위, 집안 곳곳, 그리고 밀린 공과금, 시작하지 않은 저축부터 꺼림직한 관계로 전전해 오는 사람, 갚을 신세가 남아 있는 사람까지 가뿐하게 정리한다. 이로써 잉여 시간과 공간, 에너지가 생겨 새로운 일과 관계가 자리 잡을 수 있게된다. 그럼 이제부터는 나를 찬찬히 살펴본다. 나의 일, 나의 인생, 나의 목적, 나의 직관, 나의 비전…(요즘 인기있는 스피드 011의 광고문구에 '당신의' 대신에 '나의'를 넣어 생각해 보라) 나의 취향과 능력, 환경으로부터 웰빙은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인간관계이다. 상대방에게 거절과 요구를 적절히 할 수 있고, 칭찬보다는 인정을, 충고보다는 수용을 권한다.
100가지 옳디 옳은 방법 중에 몇가지 눈에 띄는 것이 있다. '해야 할 일들'을 날려버리자, 수입의 20%는 무조건 통장으로!, 무슨 일을 하든 시간을 반으로 줄이자, 다른 사람에게 일 맡기는 법을 배우자, 뒷담화는 절대 금물, 속내를 시시콜콜 털어놓지 말자, 줄 때는 군말없이 고맙게 받자, 집안과 사무실을 풍수의 원리에 맞게 바꾸자 등등이 그것이다. 개중에 몇 개는 한번도 시도해 보지 못한 항목도 보인다. 늘 하던 습관에서 벗어나 새롭게 대처하고 행동해 본다면 이미 웰빙은 시작된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라이프 코치인 저자가 말하는 웰빙은 바로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 번잡하지 않고 생활 속의 소소한 것에서 시작하는 것을 웰빙이라 했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들을 찾아 미루지 않고 해 나가는 것, 그것이 웰빙의 진수이다. 이제는 칙칙해 보이는 겨울 옷들을 세탁소에 맡기고, 잠시 뒷산에 올라 봄이 오는 곳을 바라보자. 나의 손 발 끝에 웰빙이 달려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웰빙은 동양에서 출발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일찌감치 소문도 없이 웰빙을 실천했던 인물들이 있었으니, 오래 전 자연과 벗하며 뜻을 세웠던 우리의 선비들이 그랬고, 그 너머까지 못가더라도 가까이 법정스님과 황대권 선생이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