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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서 불던 바람

내 안에서 불던 바람

푸른 시인선-1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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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228g | 130*215*20mm
ISBN13 9791130813318
ISBN10 113081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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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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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수풀을 지날 때
풀벌레의 속삭임, 눈부신 햇살들이
비수처럼 날아와 꽂혔다
새까맣게 들붙은 바늘들
아릿한 추억의 씨앗,
일일이 떼어냈지만
깊숙이 뿌리박힌 가시는 몰랐다
누가 나의 영토에 자리 잡았나
맺힌 멍울은 커졌다
그러나 무슨 수로 돌이키겠는가
강물처럼 흘러와 보니
생살을 비집고 싹이 튼 그것은
나의 영혼에 심어놓은 노래 한 소절
나의 주인이 된
나와 하나가 된
---「도깨비바늘」중에서

부엌칼을 간다
무뎌서 껍질조차 벗겨내지 못하는 칼
듬성듬성 이빨 빠진 칼
숫돌에 문질러도 좀처럼
날이 서질 않는다
한때는 내 우주의 중심이었던
서슬 퍼렇던 칼날
나의 옹고집 정도는 눈빛만 스쳐도
여지없이 잘려나갔었다
혈기가 왕성했던 그때는
수백 도의 열기, 수천 번의 쇠망치를 받아내고도 끄떡없던
단단한 몸
이제는 찬물만 닿아도 움찔움찔
근근이 버티고 있다
‘잇몸만 남았어, 채소나 썰어야지’
아내에게 부엌칼을 건네며
한 세대의 내력을 더듬어본다
자루 끝은 뭉툭해지고
희미한 어둠 속에 물러선
굽은 등이 허옇게 드러난 당신
---「부엌칼의 내력(來歷)」중에서


바람이 새어나가면서 내 어디에선가 슬픈 피리 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는 영문도 모르는 채 철퍼덕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낯선 골목의 담벼락 아래서 하룻밤을 지샐 때였습니다 어둠 저편에서 누군가가 스쳐 지나는가 했는데 아뿔싸 그만 허를 찔리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차린 후에야 하늘이 노래지고 매가리가 탁 풀리는 것이 사랑이란 이런 거구나 여태껏 나를 지탱해온 것은 바람이었구나 나는 그저 넋을 놓고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내 안에서 불던 바람이 별이 총총한 하늘로 오르며 메아리치고 있는 것을
---「내 안에서 불던 바람」중에서


씀바귀를 뿌리째 씹다 보니
뒤끝이 묘하게 달다
고독 같은 쓴맛에의 중독, 단맛을 위해
쓴맛을 즐기다니
씁쓸한 사랑을 아름답게 추억하다니
믿지 못하겠지만 끼니마다
밥상 어디엔가 배어 있을 쓴맛을 들춘다
고요하게 맺혀 있는 인고의 눈물,
눈물도 오래 곱씹으면 달다
어둠이 깃들어야 돋는 별처럼
슬픔이 깊어져야 우러나는 맛
단맛을 가르쳐준 그 쓴맛
---「쓴맛을 알다」중에서


항암 치료를 시작하면서부터 거리에는 다리 저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또래 아이의 비슷한 증상만 보아도 조금만 절뚝거려도 쫓아가서 살펴보고 문진(問診)을 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아이의 아픔이 나의 병이 되면서부터 다른 사람의 아픔도 느껴지기 시작했다. 별일 없이 얼굴 맞대던 사람들에게도 드러내지 않은 아픔, 하나쯤은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아픔을 승화시킨 오색 진주, 소중하게 보듬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나를 낮추고 세상을 바라보니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인다. 사람들이 향기롭다.
---「아름답게 보인다 - 우리 아이는, 지금·8」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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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시인은 과거의 환경이 설령, 이별·가난·상처로 가득했더라도 버릴 기억이 아니라 모두 자신의 온전한 삶이었다며 수용할 줄 안다. 이는 시인이 지닌 의식이 건강하다는 것을 증거한다. “오후 세 시의 들녘에서/오롯이 한 그루 나무로 서 있는 나”(「누워 있는 나무」)를 만나기까지 단단하게 지탱한 시정신이 시 속에 있다. 이번 시집을 관통하는 유재병 시인의 시적 가치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간의 연속성에 대한 확인, 상처를 극복하며 성숙하는 지혜, 자아와 타자의 소통이라는 세 축으로 규정할 수 있다.
- 정연수 (시인, 문학박사)
유재병 시인의 시편들은 기억의 유연성에서 발현되는 견고한 시적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시인이 불러오는 대상과 시간의 징후들은 명징한 이름을 갖고 행과 행, 연과 연 사이에서 미학적으로 추동한다. 「도깨비바늘」 「선인장」 「벽장」 등의 작품에서 시인은 “사막을 일렁이던 물렁한 시간의 몸에는 가시가 돋쳐 있어” “처마 밑을 서성이던 하오(下午)의 혓바닥이 무료한 방바닥을 훑고 지나간다”며 유려한 서정으로 삶을 반추하고 있다. 또한 「우리 아이는, 지금」 연작시에서는 솔직 담대하게 때로는 고요하게 아픔을 투시하고 따뜻한 시안(詩眼)으로 세상을 문진(問診)하고 싶어 한다. 교사로서 사진작가로서 시인이 체득한 무궁한 발자국들은 허무를 껴안고 축축한 음지에서도 잠을 잘 거라고 웅숭깊은 목소리를 들려준다. 등단 후 10여 년 만에 출간하는 첫 번째 시집이 그래서 더 믿음직하다. 앞으로도 백지를 뚫고 나오는 부드러운 언어의 힘을 보여줄 것을 기대하며 생명력 있는 시적 행군을 계속하리라 믿는다.
- 한정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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