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그녀가 이제 자신의 대담함에 볼을 붉히며 미소지었다. 앞으로 기대어 그녀의 입술이 그의 입술과 아주 가까워져 있었다.
'당신을 사랑하니까. 당신이 떠나면 죽고 싶을 만큼 당신을 사랑하니까. 다시는 그런 느낌 갖기 싫어요. 찬도스.'
'나도 그래'
찬도스가 입술이 닿기 직전에 정열적으로 말했다. 그리고는 그녀에게 절묘한 부드러움으로 키스하고 있었다.
'아직 그르렁대는 방법을 알고 있겠지. 작은 고양이.'
'찬도스!'
그가 낄낄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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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노크를 했을 때 문이 살짝 열리더니 그녀는 거칠게 안으로 잡아당겨졌다. 입은 손으로 꽉 덮이고, 등은 바윗돌 같은 가슴에 눌리고 있었다. 문이 닫힘과 동시에 그녀의 양초가 떨어지고, 방은 완전한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
''한 밤중에 남자를 깨우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아무도 말해주지 않던가? 비몽사몽중이라면 당신이 여자인지 깨달을 시간조차 없었을 거야.''
그가 놓아주자, 그녀는 거의 바닥에 쓰러질 뻔했다.
''미안해요. 난, 난 당신을 만나야만 했어요. 내일 아침까지 기달릴 수가 없었어요. 당신이 떠나버릴까봐. 아침에 떠나실 거죠, 그렇죠?''
성냥불이 번쩍이는 동안 그녀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가 양초를 집어들자 다시 불이 켜졌다. 그는 양초를 작은 서랍장 위에 얹었고, 그녀는 그 옆에 안장주머니와 안장이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일부러 짐을 풀어서 정돈해 놓는 사람일까. 아니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그는 금방이라도 떠날 준비가 된 남자처럼 보였다.
그녀는 이 방을 청소하기 위해 수백 번도 더 드나들었지만, 오늘밤은 왠지 이곳이 다르게 보였다. 커다란 융단이 둘둘 발려 벽에 세워져 있었다. 왜일까? 그리고 침대 옆에 있던 융단이 침대 아래 깔려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까 그녀가 갖다 놓았던 타월과 물은 사용하였고, 타월은 세면대 위 막대에 널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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