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코퍼스 분석 도구를 활용한 연구
1. 들어가며
이 장에서는 전 세계 코퍼스 사용자에게 애용되고 있는 영국 국립 코퍼스(British National Corpus, 이하 ‘BNC’)를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BNCweb을 활용한 연구에 대해 알아본다. 이 장에서는 BNCweb 사용자의 BNCweb 실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O’Donoghue와 Jung(2013)의 논문을 소개하며 이들이 BNCweb을 어떻게 연구에서 활용하였는지 설명한다.
2. BNCweb을 활용한 연구
이 절에서 다루게 될 연구는 John O’Donoghue와 정채관(이하 저자)이 2013년 영어교육연구 제25권 3호에 출간한 Corpus pedagogy: Analyzing corpus use in the classroom and EFL business student attitudes towards corpora이다.
2.1 연구 배경
이 연구는 독일에 있는 John O’Donoghue와 한국에 있는 저자가 진행한 공동 연구이다. 이 연구에 대한 배경을 간략히 설명하면 이렇다. 영국 버밍엄에 소재한 버밍엄대학은 영어교육과 응용언어 대학원 과정을 영국 현지와 한국, 일본 대만 등에서도 원거리 교육으로 운영한다. 저자는 2011년 2월 영국 워릭대학에서 응용언어와 영어교육학(세부전공: Corpus와 ESP)로 박사학위를 받은 다음, 버밍엄대학 Chris Kennedy 교수로부터 영어교육과 응용언어 원거리 대학원 과정 논문지도교수(thesis supervisor) 포지션을 제안받았다. 이후 저자는 영국 현지에 있는 학생을 비롯하여 여러 나라에 있던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학생 등을 지도하였는데, John은 저자의 지도 학생 중 한 명이었으며, 당시 독일 A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2.2 연구 목적
이 연구의 목적은 코퍼스를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조금 더 재미있게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다. 효과적인 영어 교육 방법을 시도해보자는 것이다. 학생들이 영어를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사람은 누구나 그렇듯이 당시 우리도 기존 방법보다 조금 더 효과적인 영어교육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John이 석사과정을 하며 배운 코퍼스를 활용해보자는 제안을 하였다.
학생들이 코퍼스를 직접 활용하는 연구는 그동안 다수 이루어진 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가 연구대상을 언어나 영어교육 전공자로 하였거나, 대학원생이 주로 실험 대상인 경우가 많았다. 우리는 언어나 영어교육 전공이 아닌 다른 전공의 학부생에게 코퍼스 사용을 가르쳐주고 이들의 코퍼스 활용 태도는 어떤지 궁금하였다. 또한, 단순히 이번 연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다른 EFL 상황에 있는 비슷한 전공의 학생들이 코퍼스 사용을 배운 다음, 이에 대한 활용 태도도 궁금하였다.
2.3 연구방법
O’Donoghue와 Jung(2013)의 연구가 이루어진 곳은 1991년 독일 브란덴부르크에 세워진 A 대학이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학술적인 접근뿐 아니라 실용적인 접근도 강조하는 곳으로 기업에서 요구하는 다양하고 실용적인 기술을 학위과정에 반영하는 대학이다([그림 1.2] 참고).
연구대상은 A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부 학생들이었다. 이 학생들은 특수목적영어(English for Specific Purposes, ESP)인 경영영어를 필수과목으로 이수해야 한다. 독일도 우리나라처럼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초·중등학교에서 7-8년 동안 영어를 배운다. 연구대상 학생들의 영어 수준은 유럽 공통 언어 기준(Common European Framework of Reference for Languages, CEFR) B1에서 C1 수준이다. 이 연구에서 사용한 코퍼스 분석 도구는 BNCweb이며, 우리가 BNCweb을 연구에 사용한 이유는 (최소한 우리의 관점에서는) BNCweb이 사용하기 쉽고, 무료였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첫 번째 수업에서 경영학과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단어인 ‘profit(이익, 수익)’으로 BNCweb을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했고, 학생들이 BNCweb 사용에 익숙해져서 혼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에 도달하도록 다양한 실습을 통해 학생들의 BNCweb 사용을 유도하였다. 이 연구에는 총 39명의 학생이 설문에 참여하였고, 설문에 참여한 학생 중에 6명이 반구조 형식 면담에 참여했다. 면담은 될 수 있으면 학생이 더 많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오픈시키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짧은 면담은 30분 정도 걸렸지만, 긴 면담은 1시간이 넘는 경우도 있었다.
면담은 전사한 다음 QSR NVivo 10을 사용하여 범주화 작업을 한 다음 분석하였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전사록에 품사 태깅을 하여 코퍼스 분석 도구인 AntConc 3.2.4w로 표현을 나타내는 형용사나 비교급 형용사를 분류하여 면담 내용을 분석하기도 하였다. 요즘에는 질적 연구를 분석할 때 컴퓨터의 도움을 많이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질적 연구에서 많이 사용하는 컴퓨터 보조 질적 자료 분석 소프트웨어인 QSR NVivo를 사용할 때 사용자가 범주화 코딩 작업을 하는데, 이러한 작업 이외에 이 연구에서는 코퍼스 분석 접근방법을 활용하여 품사 태깅 분석을 통한 면담자들의 의사나 감정을 콘코던스를 통해 살펴보는 새로운 시도도 해 보았다. 이러한 시도는 면담 자료를 범주화 작업할 때 전사록을 한 줄씩 살펴보며 특정 키워드를 찾는 방식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접근할 수 있고, 향후 질적 연구를 수행할 때 다시 사용해볼 만 의미 있는 시도였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