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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의 만남과 헤어짐

거장들의 만남과 헤어짐

: 학문과 예술의 교육적 진보

한국연구재단 저술총서-09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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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153*225*30mm
ISBN13 9788968175978
ISBN10 8968175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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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제1장
믿음의 인간과 의심의 인간:아담과 이브의 탄생
서점의 서가에서 이런저런 책들을 뽑아 훑어보면서 읽을 만한 것을 찾고 있었다. 적당한 책이 없다는 맥 빠진 생각이 들 때쯤, ‘이브는 서구 최초의 과학자이며, 지식추구자였다’는 어느 책의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책을 손에 들고 무슨 뜻인지 생각하며 잠시 서 있었다. 그 책의 작가는 아마도 신의 명령을 믿고 따르는 아담과는 달리 이브는 왜 그래야 하는지 의심하며 이것저것 따지기를 좋아한다고 본 모양이다. ‘아담은 믿음의 인간인 반면 이브는 의심의 인간으로서 지적인 탐구와 호기심의 화신’이라는 뜻으로 그 구절을 이해하며 책을 덮었다. 조금은 색다른 자신의 발상을 뽐내고 싶어 하는 어느 작가의 머릿속에서 나온 재미있는 표현으로 보였다. 잠시나마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 책이기에 기꺼이 구입해서 집에 들고 왔지만, 끝내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지 못한 것을 보면, 아마도 그 책은 나와는 인연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한동안 나를 사로잡았던 문제의 그 표현도 어떤 심각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생각은 더 이상 들지 않았다. 그리고 곧이어 내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1. 믿음과 의심의 야누스적 존재로서 인간

좀처럼 풀리지 않는 엉킨 실타래처럼 내 머릿속의 생각이 뒤죽박죽 섞여서 나를 답답하게 할 때면, 밖으로 나가 무턱대고 길을 걷는다. 그렇게 걷다 보면 생각이 풀리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언제부터인가 길을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책상 앞에서는 떠오르지도 않던 기발한 생각이 길 위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 옆으로 다가와 말을 거는 것이다. 그날도 그랬다. 바깥에서 볼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담은 믿음의 인간이고, 이브는 의심의 인간’이라는 구절이 뜬금없이 머릿속에 다시 떠올랐다. 별다른 의미는 없는 그저 그런 구절인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던 모양이다. 이 구절 속에 도대체 무슨 의미가 숨어 있을까? 한동안 잊고 지내던 생각이 그렇게 다시 나를 찾아왔다. 책의 작가가 원래 이 구절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는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나에게 그 구절이 무슨 의미가 있기에 다시 생각이 났는지가 궁금했다. 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문제의 그 구절을 몇 번이나 입으로 되뇌었다. 집에 도착해서 안으로 들어가면 생각이 다시 끊어질 듯하여 일부러 발걸음을 늦추며 천천히 걸었다. 그러다가 다소 엉뚱하기는 하지만, 조금은 그럴듯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 생각의 끝이 어디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은 마침 내가 쓰려던 글의 주제와도 관련이 있는 듯했다. 그래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노트에 적어 놓았다. 당시 나는 학문과 예술에 있어서 정통과 이단의 대립, 그리고 그 속에 숨어 있는 스승과 제자들의 만남과 헤어짐 등을 소재로 어떤 글을 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는 그러한 나의 고민과 전혀 동떨어진 것으로만 보이지는 않았다.
신이 최초의 인간 아담을 창조한다. 아담은 하나의 개체이면서 동시에 인간이라는 종 자체이기도 하다. 그는 말 그대로 유일무이한 인간이었다. 그러나 홀로 살아야만 하는 아담의 처지는 아담을 창조한 신조차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를 낳았다. 이 세상에 혼자 존재하면서 자신의 삶을 주재한다는 것은 신에게는 가능할지 몰라도, 인간에게는 감내하기 어려운 일이다. 신은 아담을 자신의 형상대로, 또는 자신의 분신처럼 창조하면서 그도 홀로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담은 신이 아니었다. 자신이 누구이며, 지금 무엇을 해야 하고,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 알려면, 이를 일깨워 줄 만한 어떤 단서나 징표가 주위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담은 철저히 혼자였다. 다른 동식물들은 아담과는 전혀 다른 질서에 속하는 존재이기에 그것들로부터 아담이 자신의 정체성이나 삶의 방향과 행로를 찾는 데 도움을 받기는 어려웠다. 어느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알 수 없는 막연함과 공허함이 아담을 병들게 했다.
신은 아담을 구원하기 위해 아담으로부터 이브를 창조한다. 아담과 이브는 존재의 동반자다. 그들은 서로 떨어져 있지만, 함께 살아가며 더불어 존재한다. 서로 구분되며 똑같지 않은 두 사람이기에 아담과 이브는 각기 별개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 무엇보다도 아담과 이브는 상대방이 없이 그 자신만으로도 고유하게 존재할 수 있는 유아독존식의 실체들이 아니었다. 이브는 아담으로부터 나왔다. 아담이 이브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담도 이브로 말미암아 비로소 아담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이브가 아담을 낳았다고 볼 수도 있다.
아담은 도대체 누구인가? 흔히 아담은 남성이고, 이브는 여성이라고들 생각한다. 그렇다면 신이 아담을 창조했을 때, 아담은 남성이었는가? 아담은 애초부터 남성으로 창조된 것인가?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런 질문은 아예 성립이 안 된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아담은 최초의 인간이기는 하지만, 이브가 등장할 때까지는 결코 남성일 수 없다. 이브가 탄생함으로써 그는 비로소 이브와는 다른 존재, 즉 최초의 남성으로 그 자신의 고유함과 정체성을 지닐 수 있게 된다. 이브는 아담으로부터 나왔다. 그렇지만 아담을 더 이상 최초의 인간이 아니라, 최초의 남성으로 만들어 준 것은 이브다. 이 점에서 최초의 남성인 아담은 이브로부터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브 역시 아담이 아담답게 남성이라는 고유한 존재가 되어감에 따라 그와 구분되는 최초의 여성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니게 된다. 아담과 이브는 서로가 서로를 최초의 남성과 여성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이 점에서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낳고 형성해 주는 ‘상생상성(相生相成)’의 관계에 있다.
아담과 이브 같은 남성과 여성만 상생상성의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스승과 제자, 하늘과 대지, 어둠과 밝음 등 서로 다른 것들이면서도 그 자체만으로는 고유한 무엇이 될 수 없고, 상대와의 관계 속에서만 고유한 것으로 성립되는 것들이 허다하다. 이들은 각자가 자신의 상대편을 자신과는 다른 고유한 무엇으로 만들어 주면서, 그렇게 정립되는 상대편으로 인하여 자신도 고유한 무엇이 되는 상생상성의 관계에 있다. 부모와 자식이 각기 따로 부모와 자식으로 먼저 존재하다가 나중에 부모-자식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다. 부모-자식 관계가 먼저 있고, 그 다음에 그 관계 속에서 한쪽은 부모가 되고 다른 한쪽은 자식이 된다. 상생상성하는 관계가 먼저 있고, 그 후에 그 속에서 관계를 맺는 것들이 생겨난다. 서로 관계를 맺는 것들은 그 관계 속에서 상생상성하며 각자 고유한 무엇으로 정립된다.
서로 다른 것들이 떼려야 뗄 수 없는 하나의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 속에서 번갈아 상대를 낳고 만들어 주는 가운데 각기 고유한 무엇이 되는 것을 ‘공속(共屬, Zusammengehorigkeit)’이라는 말로도 부른다. 서로 다른 것들이 각기 상대에게 스며듦으로써 둘로 쪼갤 수 없는 하나가 되어 서로에게 속해 있는 것이 공속이다. [해를 품은 달]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해와 달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삶 속에서 서로 관련을 맺으며 등장한다. 이렇게 인간의 삶 속에 자리 잡은 해와 달은 물리적인 천체로서의 태양이나 지구의 위성인 달과는 구분된다. 인간의 마음이나 그러한 마음을 담고 있는 민담, 또는 신화 속에서 해와 달은 서로 다른 것들이면서도 따로 떨어져 존재하지는 않는다. 둘은 언제나 같이 등장한다. 아담과 이브가 그러하듯이 해와 달도 서로가 서로를 만들어 준다. 해로 인하여 비로소 달이 달다울 수 있으며, 그런 달에 힘입어 해도 해다울 수 있다. 해 속에는 해를 해답게 만들어 주는 달의 영향과 흔적이 스며들어 있으며, 달 속에도 해가 들어 있다. 해는 달을 품고 있으며, 달도 해를 품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공속이다.
공속은 상생상성의 관계에 대한 다른 이름으로 볼 수도 있다. 상생상성의 관계를 맺고 있는 것들이 그러하듯이, 공속하는 것들도 그 공속적 관계 속에서만 각기 고유한 것으로 정립된다. 공속하는 것들은 서로 구분되기 때문에 하나가 아니지만,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둘이라고 할 수도 없는 기묘한 ‘불일이불이(不一而不二)’의 관계 속에 있다. 아담과 이브는 상생상성하는 공속적 관계를 떠나서 그 관계의 바깥에 존재할 수는 없다. 상생상성의 공속적 관계 속에서만 아담은 아담답게, 그리고 이브는 이브답게 존재한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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