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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낮은 언덕들

서울의 낮은 언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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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12g | 145*205*30mm
ISBN13 9788957076101
ISBN10 8957076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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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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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산과 강을 넘어 어느 정도 이상의 시간과 지리적 한계에 다다르게 되면, 내가 바로 지금의 나 자신이며 나 자신의 의식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이 우주 전체의 섬광 속에서는 더 이상 배타적이고 유일한 사실이 되지 못하리라, 하고 경희는 다시 한 번 속으로 생각했다. 그렇다면 부질없음을 알면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은 이 욕망의 정체는 무엇인가. 자기 자신이고자 하는 욕망,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원하고자 하는 이 애처로운 욕망. 그건 형태를 바꾸며 되풀이되는 영원한 성질과 같은 거야, 구름의 아래와 위에 동시에 자리한 다른 하늘과 마찬가지로. 그래, 그것은 허공을 나는 참매들이었어. 그러다가 무심코 머릿속의 떠오름을 입 밖으로 내어 말했다. “그렇다면, 이제 앞으로 두 번 다시 예전과 같은 형태로는 만나지 못할 우리는 지금 이 생에서 저 생으로 떨어지고 있는 참매들인 걸까요?” ---p.56

“직업이란 여러 가지 의미가 있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결정적인 점은 우리를 더 이상 여행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니까요. 나는 사업상의 여행이나 호텔에서 지내는 몇 주간의 짧은 휴가 등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방랑을 말하는 거지요. 직업은 화폐와 더불어 자유의 정도를 나타내는 신분증이나 마찬가지예요. 나는 한때 끝없는 여행만으로 이루어진 인생을 꿈꾸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글을 쓰고, 그것을 직업 삼아 살아가는 삶 말이죠. 지금은 거의 모든 사회적 성인들이 그런 것처럼 내 꿈 또한 좌절되어버린 것이 자명해 보이긴 하지만.” ---pp.61-62

근대는 지도의 세기였지. 세계의 그 어느 구석도 희게 비어 있어서는 안 되었으므로, 탐험가들은 그곳으로 가서 이름을 붙이고 산맥과 강줄기의 지형도를 만들었지. 그래서 그곳은 비로소 ‘영토’가 되었어. 나는 내가 죽는 그날까지 그 땅을 결코 보지 못할 것임을 알아. 하지만 일생 동안 꿈속에서 그 땅을 보게 되리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지. 나는 도시인이야. 석탄 난로가 있는 방 하나짜리 대학 기숙사 아파트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내 아이들도 도심의 좁은 아파트에서 자라게 되겠지. 단 한 번의 지진으로 맥없이 허물어져버릴 빈자들의 아파트. 그건 제어할 수 없는 현기증이야. 민주주의의 현기증, 도시의 삶이라는 현기증, 밀도의 현기증, 이성과 실제의 현기증. ---p.121

언어란, 마치 교통 신호등이나 승무원의 유니폼처럼, 화장실의 표시나 혹은 스타벅스처럼, 어느 정도는 고안해서 만들어진 인위적인 상징에 불과할 테니까요. 나는 그렇게 해석 불가한 얼굴을 가진 사랑을 좋아해요. 그런 사랑 앞에서 미소 지을 줄도 안답니다. 그런 사랑만이 나를 태울 줄 알죠. 하지만 종종 나는 혼란스러운 가운데 생각하곤 해요. 나는 정녕 말을, 혹은 기억을, 아니 생각을 더듬는 것인데, 지금 자유롭고 무심한 청중들을 앞에 두고 무대 위에 있는 나 혼자만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건 아닐까? ---p.176

아버지는 내 일생 내내 계속해서 묘사한다. 그가 속삭인다. 그가 노래하고, 그가 듣는다. 그는 기록한다. 커다란 누런 표지의 노트에 사진과 함께. 그가 루핀을 발견한 날짜는 1990년 8월 8일 내가 태어난 날이고 장소는 ‘서울의 낮은 언덕 중 하나, 동이 터올 무렵’이라고 되어 있다. 그는 쓴다. 아무것도 없는 편평한 우윳빛 하늘 위로 태양이 떠오르고, 지금껏 그 어떤 순간도 이처럼 적막하고 고요한 빛으로 가득했던 적이 없다고. 그리고 그는 간다. 나는 서울에서 20년을 살았지만 루핀이 피어 있는 낮은 언덕이 어디인지 모른다. 나는 사람들에게 묻지만, 그들은 모두 그런 장소가 없다고 말한다. 다른 어떤 장소도 아닌 바로 서울에 결코 없는 사물들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는 루핀이 피어 있는 낮은 언덕이다, 하고 그들은 말한다. 나는 아버지가 어떻게 살았는지와 마찬가지로 어떤 상황에서 죽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가 루핀의 언덕을 산책한 이른 아침 그의 고향은 서울이 아니다. 그 순간 그의 눈에 들어왔던 낯선 풍경을 나는 영원히 알지 못하고 만다. ---pp.306-307

나는 도시들에 대해서 글을 쓰고 싶었다. 도시와 도시를 이어주는 기차여행에 관해서, 그리고 기차에서 읽었던 책들에 관해서, 도시에 자리 잡은 방들에 관해서, 그 모든 것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이야기들에 관해서. 여정을 문학화하는 작업의 현기증나는 아름다움에 관해서.
내가 쓰는 것은 우리 모두를 구성하는 영원한 이야기의 어느 부분에서 시작하여 어느 부분에서 끝나는 그런 이야기가 될 것이다. 나는 나의 문학이 분절된 목소리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였다. 즉 스토리를 진행하되, 오직 파열된 단면으로서 나타내기. 목소리는 음성이며, 음색이란 것을 갖고 있다. 그것은 문장의 내용이나 문체의 스킬을 넘어선다고 믿는다. 그것은 작?의 지문이다.
---저자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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