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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꽃시

엄마의 꽃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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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66g | 128*202*16mm
ISBN13 9788965706335
ISBN10 8965706335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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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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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 입학식 때 손잡고 갔던 학교를
엄마도 없이 나 혼자 갔어요
장하다 우리 딸! 학교를 가다니
하늘나라 계신 엄마 오늘도 많이 울었을 낀데
…(중략)…
엄마가 살아 계셨더라면
서명도 못 하냐고 무시하던 택배 아저씨도
이름도 못 쓰냐고 눈 흘기던 은행 아가씨도
우리 엄마한테 혼났을 낀데
---「장하다 우리 딸!」중에서

말로 하는 이야기라면
손으로 하는 음식이라면
손주놈이 해달라는 대로
해줄 수 있으련만
달려가 보듬어 안고파도
손주놈 손에 들린
동화책이 무서워 부엌에서 나가질 못한다
---「무서운 손자」중에서

오십구 년 만에 학교도 처음
선생님도 처음 글도 처음
얼마 전 다녀온 소풍도 처음이다
공부하며 배운 것들 일기장에 담아
나를 키우느라 마음 아파했을
하늘나라 엄마에게 들려줘야지
---「희망」중에서

오늘은 한글 공부 하는 날
선생님과 친구들의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해지네
저녁을 저년이라 쓰고 호호호
참새를 촉새라 쓰고 하하하
…(중략)…
너도 틀렸냐? 나도 틀렸다
우리 모두 틀렸으니 친구 맞구나
---「친구」중에서

글 배우고 나선 새로 하는 일이 참 많았지
군대 간 손자 녀석들한테 편지도 한 통 쓰고
책도 한 권 읽을 수 있으니 출세하지 않았는가
뭣보다 수업하기 전 마시는 커피가 참 달드만
이보다 좋은 날이 또 있을까 싶네
---「좋은 날」중에서

기억하고픈 고마움과 감사를
연필로 열심히 쓰고
어릴 적 배우지 못한 부끄러움을
지우개로 지워간다.
기억 잘하는 연필이 있고
삐죽 빼죽이도 미끈하게 해주는
힘 있는 지우개가 있기에
생명이 있는 한 배우고 싶다
---「생명이 있는 한 배우고 싶다」중에서

이 시를 읽고 있으면 세상에 늦은 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늦은 게 아니라 늦었다고 포기하고, 지금 살아 있는데 다 살았다고, 늦었다고 시작을 안 하는 것이지요. 제가 사는 것이 부끄럽네요. 우리에게 부끄러움을 가르쳐주는 시네요. 공부란 부끄러움을 가르쳐주는 것임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김용택 시인의 글」중에서

글을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죄도 아닙니다. 글을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게 아니라 선량하지 못한 말과 행동이 부끄러운 것이지요. 공부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어머니는 저에게 늘 말씀하셨지요.
“사람이 그러면 못쓴다.”
---「김용택 시인의 글」중에서

글 배우기 전에는
키 큰 사람이 부럽더라만
글을 써보니 이제사 알겠네
몽당연필이 얼마나 고마운지……
니처럼 이 할매도 긴 세월
까막눈에 눈물고개 다 지나왔거든
---「몽당연필」중에서

내 인생에 꽃은 없는 줄 알았어요
사랑하는 내 아이들의
숙제를 도와줄 수 없을 때
세상은 모두 나에게 손가락질했어요
내 인생에 꽃이 피었어요
‘알록달록’ 신기한 꽃들이 잔뜩 피었어요
은행꽃, 동사무소꽃, 버스꽃……
…(중략)…
마지막으로 나의 멋진 인생 꽃을 피울래요
---「꽃피는 나의 인생」중에서

학교를 가지 못해 트인 것은
글눈보다 일눈이네
철철이 감자 심고
생강 심고 콩 심는 건
술술 기억도 잘하네
그런데 이놈의 글자는
한 귀로 들어갔다 다시 나오네
우야노 우야노 이 노릇을
---「배추흰나비」중에서

좀 늦으면 어떻고
더디 가면 어떠니
칠순에 시작한 한글 공부, 숫자 공부
이만하면 훌륭하지
울퉁불퉁 삐뚤빼들 그래도 나는
신난다
시작이 반이라 하지만
나의 시작은 반이 아닌 희망이다
---「희망」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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