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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의 남자

크리스마스의 남자

정경윤 | 가하 | 2018년 05월 2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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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5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500쪽 | 652g | 148*200*30mm
ISBN13 9791130029672
ISBN10 1130029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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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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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스턴트커피 업계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중견 식품회사 대한. 그 본사 지하 강당에선 오늘 오전 전 사원을 대상으로 특별 세미나가 열렸다.
한 시간여에 걸친 세미나 1부가 파하자 임원들이 먼저 자리를 떴고, 그 바람에 임원실 직통 엘리베이터는 터져 나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지은 지 오래인 사옥의 낡은 엘리베이터는 환기도 잘되지 않아, 답답한 공간 안에 아저씨 냄새와 각종 향수 향기들이 온통 뒤섞여 있었다.

“가만. 우리 이 비서가 올해로 벌써 입사 5년째지?”

누군가의 말에 이어 “오오!” 하는 감탄과 박수까지 울려 층 버튼 패널 옆에 바싹 붙어 서 있던 여자의 얼굴이 대번에 홍당무가 되었다.

잔머리 한 올 흘러나오지 않도록 단정하게 틀어 올린 머리카락, 검은색 정장투피스와 낮은 펌프스 차림의 그녀는 김만복 전무의 비서인 이지영이다.

“이야! 그랑프리구먼!”
“김 전무, 축하해. 우리 지영 씨 들어오기 전에 그동안 자네 등쌀에 도망친 비서만 해도 일개 소대는 되지 않을까 싶은데 벌써 5년이나 버텼다니. 허허.”
“역시 지영 씨가 짱이야, 짱.”

배가 툭 튀어나온 오륙십 대 임원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짓궂은 농을 던질 때마다 지영의 얼굴은 점점 더 붉게 달아올랐다.

“정말 대단해. 우리 지영 씨 참으로 탐나는 인재라니까. 김 전무의 저 더러운 성질을 다 받아주고 저렇게나 살뜰하게 챙기는 걸 보면 아주 존경스러울 정도야. 나한테 저 또래 아들만 있었어도 며느리 삼는 건데 말이야.”
“떽! 시끄러워! 내 성질이 더러운 게 아니라 요즘 어린것들이 문제인 거라고. 근성이라곤 쥐똥만큼도 없어서, 조금만 일이 힘들면 울지를 않나 야단치면 바로 그만두겠다고 하지 않나. 에잉, 쯧쯧.”

김 전무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발끈하자 부사장이 기다렸다는 듯 추임새를 넣었다.

“지영 씨, 만약에 김 전무 성질 못 이겨 그만두거든 나한테 시집와라, 응? 마누라 보낸 지 하도 오래돼서 밤낮으로 쓸쓸해 죽겠어 아주.”

비하발언이나 성희롱 수위까지 위태롭게 넘나드는 농담에 기분이 나쁠 만도 하건만 지영의 표정엔 변함이 없었다.

“아유, 전무님께서 너무 잘해주셔서 그만둘 일이 없을 것 같은데요, 호호.”
“예끼. 입술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을 쳐야지.”

일동 폭소하는 가운데, 부사장의 시선이 문득 다른 쪽으로 옮겨갔다.

“아 참. 그러고 보니 윤 상무 비서가 갑자기 그만둔다고 했던가?”

지영의 바로 앞에 서 있던 남자는 시종일관 굳게 다물고 있던 입을 살짝 벌리더니 싸늘하게 대꾸했다.

“네.”
“아……, 크흠.”

정떨어질 정도로 짧은 대답에 부사장은 머쓱해하면서도 다시 물었다.

“후임은 구했어?”
“아니요.”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어느새 얼음물을 끼얹은 듯 썰렁해졌다.

“신경 좀 쓰이겠구먼.”
“네.”

줄곧 독야청청 중인 이 젊은 남자는 대표이사의 외아들인 윤승주다.

짙은 눈썹, 날카로운 눈매, 곧게 쭉 뻗은 콧날과 섬세한 입술라인, 부드러움과 남성다움이 조화를 이루는 얼굴과 훤칠하고 균형 잡힌 몸매의 소유자인 그는 과묵한 성격으로도 아주 유명했는데, 옷차림 또한 그의 성격을 아주 정직하게 반영하고 있었다.

티끌이나 주름 하나 없이 새카맣고 단정한 맞춤 명품슈트, 멋지게 스타일링한 머리카락, 가까이 대면 얼굴이라도 비칠 것처럼 앞코가 반질반질한 검은색 레이스업 슈즈, 거기다 은은하게 풍기는 매혹적인 향기까지, 도통 어디 한 군데 빈틈이 없다.

“으흠.”
“킁.”

대화가 딱 끊긴 작은 공간에 어색한 침묵이 흐르자 모두들 고개를 들어 멍청한 표정으로 숫자판만 바라보았다. 그러던 중 엘리베이터가 10층이 아닌 9층에 멈추어 섰다. 맨 안쪽에 서 있던 누군가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어떤 게으름뱅이가 한 층 올라가기 귀찮아 엘리베이터를 타? 하여튼 다들 배가 불러서 전기세 아까운 줄도 모르고…….”

투덜거리던 이의 입은 미처 문이 다 열리기도 전 딱 다물렸다. 엘리베이터를 멈춘 사람이 다름 아닌 회사 오너였기 때문이다.

“앗, 사장님!”
“오오, 세미나 1부가 끝난 모양이군요. 미안하지만 나도 좀 탈게요. 요즘 무릎이 통 안 좋아서 계단 오르기가 버겁네요, 허허.”

대표이사 윤정우가 활짝 웃으며 엘리베이터 안에 발을 들여놓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도무지 움직이지도 못할 것 같던 좁은 공간에 기적적으로 틈이 생긴 것이다.

제각기 만삭 임신부처럼 배를 내놓은 임원들이 일제히 숨을 들이마시고 물러났다. 모두가 밀착한 후 사장까지 올라타니 엘리베이터는 마침내 수확 직전의 콩나물시루가 되고 말았다. 애초에 차지하고 있던 공간이 얼마 되지도 않던 지영은 온몸을 웅크리고 호흡까지 참으며 옆 사람과 닿지 않으려 필사의 노력을 퍼부어야만 했다.

그 와중에 불행히도 그녀의 바로 뒤에 서 있던 임원이 크게 재채기를 터뜨렸다.

“푸에에엣취히히흥!”
“꺅!”

재채기를 한 임원에게 세게 떠밀린 지영은 코앞에 서 있던 윤승주의 등을 정통으로 들이받고 말았다.

“아앗! 실례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상무님!”

가볍게 부딪친 데 비해 너무 과도한 사과였다. 그러고도 지영은 발을 동동 구르며 어쩔 줄 몰라 했지만, 그는 뒤를 한번 돌아보지도 않은 채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괜찮아요.”

이윽고 엘리베이터가 멈춰 섰다.
문이 열리자 맨 앞에 있던 임원부터 차례대로 내렸다.
열림 버튼을 누르고 있던 지영은 모두 내릴 때까지 눈 둘 곳이 없어 고개를 돌렸다. 벽면거울을 들여다보는 지영의 표정이 묘해졌다.

“으음?”

거울에 비친 얼굴이 어째 좀 꾀죄죄하다.
사람들을 많이 접하는 비서로서 밝은 인상을 주는 것은 필수. 자연스러운 꿀광 피부를 표현하기 위해 그간 피눈물 나는 노력을 기울여왔던 지영은 가슴이 철렁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스트롭크림도, 그 좋다던 하이라이터 약발도 이젠 떨어졌나, 아니, 그런데 자세히 보니 왼쪽만 광이 죽었네. 왜 하필 딱 잘라 왼쪽만?

의아해하던 그녀의 시선이 어딘가로 향했다.

“어……?”

마침 윤승주가 마지막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중이었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지영의 입이 떠억 벌어졌다.

‘헐! 미쳤다, 미쳤다! 어떡하지!’

지영의 안면꿀광은 바로 ‘그곳’에 옮겨가 있었다. 빈틈이라곤 전혀 없을 정도로 깔끔하고 단정한 윤승주의 맞춤 정장재킷에 말이다.
어두운 모직 재킷의 너른 등판에 그녀의 왼쪽 얼굴이 허옇게 찍혀 있었다. 이번 시즌 리뉴얼된 광채 메베는 명실상부 효자템으로, 그 효과가 실로 굉장했다. 반짝반짝한 미세 펄은 아직도 빛을 잃지 않고서 생기 있는 피부 톤을 연출해주는 제 기능을 충실히 발휘했다. 물론 남자 재킷 등짝 한복판에 옮겨간 지금은 아무런 필요도 없지만!

“자, 잠깐……!”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하는 생각으로 지영의 머릿속은 일시에 엉켜버렸다.
저 꼴로 어디 가서 창피라도 당하기 전에 윤승주를 불러 세우고 어떻게든 수습해야 했다. 그러나 그게 마음처럼 쉽지가 않았다. 하필 딱 그때 복도에 돼지 멱따는 소리가 길게 울린 것이다. 급한 성질을 감추지 못하고 벌써 집무실까지 거의 다 간 지영의 보스, 김 전무의 목소리였다.

“지영아, 얘, 지영아아아! 아이고, 너 빨리 안 오고 뭐 하냐! 좀 이따 손님 오신다고 안 했니? 하여튼 요즘 애들은 큰일이야, 큰일!”
“저, 전무님! 금방 가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잠시는 무슨 잠시야! 얼른 발바닥에 불나게 안 뛰어올래, 아앙?”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지영이 어쩔 줄 몰라 하며 허둥지둥하는 사이 윤승주는 벌써 저만큼이나 멀어졌다. 복도에 단정하고 경쾌한 구둣발 소리를 뚜벅뚜벅 울리며, 은은한 향수 향기를 풍기며, 강인함과 우아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 같은 훌륭한 걸음걸이로 눈이 부시도록 멋지게 걸어갔다. 등에는 웬 여인의 광채 메이크업 반을 짊어지고서.

“지영아아! 아, 이것아아아! 얼른 오라니까! 지영아아아!”

‘이 비서’까지는 황송해서 바라지도 않았다. ‘이 대리’, ‘이지영 씨’, ‘지영 씨’ 정도면 그저 괜찮았는데, 김만복 전무는 벌써 5년째 자신의 전속비서를 사춘기 딸 부르듯 해왔다.
복도에 지영아, 지영아, 부르는 소리가 창피하게 왕왕 울리자 지영은 더는 어쩔 수가 없었다.

“에잇, 모르겠다! 네! 네! 갑니다!”

냅다 몸을 돌려 김 전무의 집무실 쪽으로 뛰어가며 지영은 소리 없이 오열했다.

‘흐흑. 난 몰라! 망했어, 망했다규! 으흐흑!’



이지영.
12월 25일 생. 스물아홉 살.
본인이 아는 지영만 줄잡아 스무 명도 넘을 정도로 흔한 이름이 콤플렉스인 그녀에겐 벌써 3년째 간절히 바라왔던 크리스마스 소원 두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차곡차곡 모아두었던 돈으로 샤넬 백을 사는 것.

그리고 가장 친한 친구 외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을 정도로 비밀스러운 나머지 소원 하나는…….

단 한 시간, 아니, 10분이라도 좋으니, 지금 등에다 자신의 얼굴 반을 짊어진 채 꼿꼿하게 걸어가고 있는 저 남자와 마주 보고 커피 한잔하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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