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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환하라, 음화

생환하라, 음화

파란시선-0020이동
주영중 | 파란 | 2018년 04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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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37쪽 | 222g | 128*208*20mm
ISBN13 9791187756170
ISBN10 118775617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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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나무

당신 생각은 불법이야, 살인적 리듬이 숨 쉬는 곳
당신의 광장에는 내일이 없지

幻影, 여름아
얼어 버린 물방울이 고요하게 폭발한다

도시 끝에서, 한강철교 너머에서
장마전선을 끌어올리며 우는 자귀나무
진앙지는 바로 나였다

거리의 속살 사이로 파고드는 질풍 같은 리듬
생활을 잊은 듯 질주할 것
리듬이 바뀌는 순간, 구피의 꼬리 같은
악몽의 시간으로 진입할 것

생환하라, 陰畵
생체-나무가 흔들리는 속도에 대해
꽃의 카오스에 대해 생각한다

분노는 겨우 바깥에서 터지는 꽃, 용납할 수 없는 자귀 꽃의 슬픔이 오늘의 술잔 속에서, 어진 사람의 입에서 혹은 묻지 마 살인자의 칼끝에서 터진다

리듬을 앓는 눈썹과 내 입의 기울기, 운명의 창밖으로 날카로운 나무들이 이동한다
바람이 구름을 밀어내듯
초록의 잎들이 비밀을 누설하고 있다

조문받는 느낌이랄까, 갑갑한 발로부터 이륙하라
도시 상공에 구멍을 뚫는 처녀-새의 울음
불을 옮기는 역린

생활의 언명을 거스르는 태풍처럼
오렌지가 피워 내는 곰팡이들
녹색의 포자들이 지구의 리듬으로 날아가고
생활이 알리바이를 앓는다 ***


沒年

광장에 서리 내린다
응결된 서릿발,
내려야 한다

무당벌레 한 마리, 뒤집힌 육체
고개 든 개미들
썩은 살이 흘러내린다
광장이 넓어지고
죽은 광장이 살아나고 있다

대지의 裂開
숨은 지각판이 요동친다
여진이 계속되고
본진을 기다리는 날들
축이 살짝 기우는 지각변동의 11월

투명한 햇빛에
훤히 드러나는 살
검은 피의 더러운 생리를 배운다

신경과 근육과 살갗이 뒤집혀
안이 바깥이 되고, 바깥이 안이 된다
최상부의 치부가 밑바닥의 생피가 되어
말단까지 흘러내린다

허깨비를 지키기 위해 움직이는 허깨비들
허깨비를 깨기 위해 움직이는 허깨비들
우스꽝스러운 사태를 바라보는
유모차 속 천진난만한 아이들

거짓말 같은 불편한 사실이 존재했다
설마 존재했다, 뒤통수를 맞았지
타오르던 불의 흔적들
촛농이 광장을 뒤덮는다

민중은 탓할 수 없지
재야 학자에게서 흘러나오는 냉철한 탄식
과연 그런가

붉은 고추가 투명해지는 계절
닫혔다 잠시 열리는
囊中之錐의 세계
카오스는 투명하게 드러날 수 있는가

보이지 않는 유령들이 일어선다
그래, 우리는 유령이었다
시간을 돌리려거든 서둘러라
불안과 원시와 분노의 날들
모든 아침에 떨어져 뒹구는 햇빛

행복한 아침입니다
미소 가득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승무원 목소리에 얹히는
햇빛 강렬한 추운 아침
그런 날입니다, 참 처연한 아침입니다

오늘의 하늘은 죽었군
우리에게도 절박한 타락이 있었다고 고백하자
칼과 칼이 입속에서 돌고 있다
젖은 혀를 열고 새가 날아오른다
죽은 언어에 각주를 단다
죽은 언어와 나의 요설을 향해 제를 지낸다

몰년사해몰년사해
沒年死骸沒年死骸 ***


한밤의 파레이돌리아

죽은 벌레가 살아 있는 벌레를 끌고 간다
기어가는 벌레의 음산한 모반

멀리 어둠 속에서
입이 없는 광대가 도달한다

표류자, 당신이 꿈꾸면 보여 줄게
광대가 말한다

우리의 미래는 가볍고
우리는 조용히 넘치지
나는 광대가 빠진 이로 웃고 있다고 생각했다

호흡을 뱉자
빗속으로 번지는 캘리그라피

머릿속에서
차가운 도마뱀들이
글씨를 쓰는 것 같아

외로움의 틈 속에서 피어나는
하얀 꿈들을 보여 주지
중력을 잃은 머리 위의 바위,
구름 위에서는 바다가 물결치지

그가 한 발 다가서자
슬픔의 냄새가 훅 끼친다
내 뼈에 새겨지는 알 수 없는 문자들

바위의 최초의 뿌리를 바라보게
죽음의 잎들 사이로
습한 바람이 지나는 걸 느낄 수 있지

검은 새라 말하자, 비상의 흔적 속에
음악 없는 밤이 찾아온다
죽은 사람의 사진에서 수염이 자라고
죽은 사람에게서 전화가 오는 밤

나를 움직이는 파동들
오늘은 불편한 융기

암판들이 밀어 올린 산 위에서
썩은 것들을 빨아올려
생명이, 생명이 되듯

죽은 자들이 살아나기 전에
파문이 시작되기 전에
스스로 쫓겨나고 스스로를 쫓아내게

우리는 내일에 취해
헐거워진 생활의 살갗을 잊고
태양이 사라진 쪽으로

얼굴 아닌 얼굴로
변화무쌍한 표정으로, 오늘은
불편한 융기 ***
--- 본문 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빛과 어둠의 이중주”(「코끼리 시간 여행법」)를 연주하는 자의 손을 보라. “깊이가 없는 빛으로 채워진 살갗”(「견갑의수」)이란 대체 얼마나 어두운 “시간의 빛”(「하트 에이스」)을 함축하는가? 어둠과 어둠의 이중주에서 “빛의 울렁임”(「청보리의 밤」)이 일고, 빛과 빛의 이중주에서 “날카로운 어둠”(「잔혹 투명 구슬」)이 스밀 때, 시인은 종신토록 그 빛과 어둠을 노래하고, 춤을 추고, 마침내 쓰러지며 시를 쓴다.

모든 것이 시가 되리라는 믿음을 뒤로하고,
모든 것이 시가 될 수 없다는 절망도 뒤로한 채,
비계(飛階)의 위태에 직립의 아슬을 더하여 시를 빚는 자,

“죽음과 삶에는 이음매가 없”(「원숭이 가면」)다는 사실 앞에서, “입의 기울기”(「생체-나무」)가 온전히 생의 물매가 되는 순간이 있다. 그 기울어진 틈으로 오해와 타락과 분노와 통한의 말들이 한없이 토설된다. 그건 “파멸의 동심원”(「암점」)에서 솟구치는 형적 없는 춤의 리듬. 그 리듬에 기대어 “나를 움직이는 파동들”(「한밤의 파레이돌리아」)에 혼신의 언어를 내어 맡길 때, 시간의 암점에서 태동하는 것은 모든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시다.
그러니 언어의 작두 위에 선 자가 채비할 것은 미래의 운산이 아니다. 절체(絶體)의 혼절은 이미 아닌 것이다. 빛과 어둠, 희망과 절망, 삶과 죽음 사이의 대위법이 리듬을 타고 있다면,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큰 호흡법”(「청보리의 밤」)이 필요한 밤이라면, 지금이 그때이다. 모든 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 장철환 (문학평론가)
“욕망이여 입을 열어라 그 속에서/사랑을 발견하겠다”(김수영, 「사랑의 변주곡」). 김수영이 생활에 대한 치열한 반성을 바탕으로 생활의 ‘욕망’을 ‘사랑’과 ‘혁명’으로 변주한 것은 “눈을 떴다 감는 기술”, 즉 주체의 시선을 계속 갱신하면서 세계를 재발견하는 방법을 통해서였다. “타인의 시간이 입을 벌린다”(「빈집의 침입」). “문득 고유명사가 사라지고/발끝마다 맑은 물이 밟히는/가끔씩 뼈 부러지는 소리 들리는//열린 공간으로 비상하는 새들의 악몽/얼음의 암판들이 밀어 올린 융기의 시간”(「얼음 장미의 계곡」). 반면, 주영중은 ‘존재의 범람’이라는 차원에서 생활의 폭력성을 ‘사랑’으로 변주하고자 하는데, “너를 위해/침묵하며 다가가”고 “멈췄다가 다시 요동치는” 자기 변혁의 과정은 아름다운 것이자 끔찍한 것임을 강조한다. 그는 자신의 앞에 입을 벌리고 있는 “타인의 시간”에 참여하는 일, 즉 사랑과 바깥을 향해 “열린 공간으로 비상하는” 시간이 “감동적인” 시간이자 “악몽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자기 존재의 범람이 생활과 생존을 위해 타자에게 가하는 폭력이 아닌, 타자에게 돌아가는 사랑이 되기 위해서는 ‘나’의 안과 바깥이 뒤집히는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한 인간이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다른’ 움직임들에 대해 기대와 함께 불편하고 두려운 감정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부작용을 동반하지 않는 작용은 없다.
- 김수이 (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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