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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괴롭진 않아

힘들어도 괴롭진 않아

: 원유헌의 구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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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508g | 152*210*20mm
ISBN13 9788990828798
ISBN10 899082879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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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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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좋은 봄, 이 화려한 봄날 오토바이의 종착지는 맨날 농장이다. 농장도 화려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봄비 내리고 따스한 바람 불더니 뭐든지 쑥쑥 자란다. 농막 주변은 핏빛 철쭉이 감쌌고 감나무 주변의 호밀은 다리 짧은 주인 가랑이까지 간지럽힌다. 감자밭과 마늘밭 옆 맨땅은 어느새 냉이꽃이 하얗게 덮었고 온갖 야생화가 산으로 이어진다.
--- p.216

농장에 도착하니 간전댁 할머니가 와 계셨다. 이젠 “농장 안 델꼬 가면 걸어서라도 갈라요.” 하시던 협박 절차도 없이 그냥 오시기로 한 건가. “할머니, 말씀도 없이 언제 오셨대요!” 멀리서 걸어가면서 소리를 질렀지만, 할머니는 벙긋 웃기만 하신다. 뭐라 뭐라 말씀을 하는데 뻔히 안 들릴 줄 알면서 ‘나 핑계 대는 중이야.’ 하시는 거다. 가까이 다가가 다시 여쭈니 내가 하면 반나절거리 일을 마무리하며 변명을 하신다. “새벽에 눈이 떠졌는디 잠이 와야 말이제. 선재네 오늘 나락도 담아야 된디 들깨 뚜드릴 새가 어디 있으까 싶어 밝아진 담에 슬슬 걸어왔어요.”
--- p.103

“어이 자네,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 뭔지 안가?”
또 뭐라고 그러시려고 이러나 싶어 “농사일 아닌가요?” 했더니 “지금 지가 허고 있는 일이라네. 다 지가 제일 힘든 일 허고 산 줄 안단 말이여.” 하신다. 그러더니 “농사일 좋은 것이 뭐인가. 오늘 못 허먼 내일 허고 내일 못 허먼 모레 허고 그먼 되제.”
--- p.89

“촌스러운 게 나쁜가?”
아저씨 말씀인즉, 촌스러움은 맘 편히 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비싼 거 좋은 거 먹고 입지 않아도 되고, 남들 의식하지 않고 내 생각대로 살 수 있는 생활 방식이다. 괜히 위에 사는 사람들 바라보면서 목 부러지지 말고 제 처지 깨닫고 살면 되는 거라 하신다. 앞만 보고 살다가는 인생에서 남는 장사 못한다고. 목소리 높이던 두 촌놈은 한마디 못하고 듣기만 했다.
--- p.255

D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행님, 오늘은 감 깎아 몰랴야지요. 지금 농장으로 갈까요?” 뭘 하든지 힘이 넘치는 동생이다. 남들은 감이 나뭇가지를 꺾을 정도로 붙었다는데, 동생네 감 농사는 그렇지 못했다. 농약을 하지 않은 탓이다. 그래도 기운 빠지는 일은 없다. 오히려 우리 농장 감이 잘돼서 다행이라며 제 것처럼 좋아했다. 어른한테만 배우는 건 아닌가 보다.
--- p.113

가끔 마을 회관을 지나치다가 어머니들과 눈이 마주치면 강렬한 손짓을 보내신다. 들어가 보면 “점심 안 잡솼지요? 여그서 잡숫고 가요. 동태 지져 놨은께 얼렁 한 그륵 잡솨.” 하신다. 점심을 먹었건 안 먹었건 고맙게 한 그릇 먹고 나면 “고맙소, 원샌” 하신다. 엥? 처음엔 이해가 안 됐다. 아니, 빈손으로 지나가던 놈 애써 불러들여 따순 밥 먹여 주시고는 먹은 놈한테 고맙다니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어머니들은 의아해하는 나에게 “반찬도 없는디 이렇게 들어와서 잘 잡순께 얼마나 고맙소.” 하신다. 당신들보다 한참 어린놈에게 여전히 존대를 하시지만 알맹이는 영락없이 자식 대하는 마음이다. 듣는 나도 엄마 말씀이려니 여긴다.
--- p.180

모판을 넣어 둔 못자리를 살펴봤다. 하얗게 부직포를 씌워 놓은 모판 바닥이 촉촉해야 하는데 물이 다 빠져서 맨땅이 드러나 있었다. 전 이장님께 부리나케 달려갔다. “아버님, 못자리가 말랐던데요. 물 대야 되는 거 아닌가요?”
여전히 몸이 안 좋으신지 누워 계시던 어르신이 어서 오라며 몸을 일으키셨다. “걱정 안해도 돼. 아침에 보고 왔네. 처음엔 바닥에 물기만 있어도 다 빨아들이는 벱이여. 외나 물이 많아서 넘치먼 모가 녹아뿌네. 내일이나 물 들여보내면 돼.”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큰일 났나 싶다가도 어르신의 “괜찮네.” 한마디면 세상이 평온해진다.
--- p.230

내려와서 1년 정도 아이는 힘들었다. 다른 문화와 말투와 몸짓에 적응하는 게 어른이라도 쉽지 않았을 거다. 부모로서도 걱정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에 아이가 얘기했다.
“난 다른 사람도 전부 우리처럼 사는 줄 알았어.”
무슨 소린가 했다.
“보니까 엄마 아빠 모두 있는 집도 그리 많지 않아. 우리가 당 연한 게 아니더라고.”
별 대꾸는 안 했지만 그때 많이 고마웠다.
--- p.265

선재가 다시 묻는다.
“아빠는 이제 꿈이 뭔데?”
“아빠 꿈?”
선재 눈을 바라봤다. 그 눈으로 내 얘기가 쏙 빨려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빌었다.
“간전댁 할머니 나이 때 할머니처럼 되는 거. 모두에게는 아니라도 누구에겐가 도움이 되고 가르침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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