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살
본 뜻 돼지고기의 한 부위를 가리키는 말로서, 본래는 ‘간막이살’이 맞는 말이다. 횡격막과 간 사이에 붙어 있는 살점으로, 간을 막고 있다고 해서 ‘간막이살’이라 부르는가 하면, 뱃속을 가로로 막고 있다고 해서 ‘가로막살’이라고도 부른다. 이 살은 허파 아래로 비스듬히 걸쳐진 힘살막으로 숨쉴 때마다 위아래로 오르내린다.
바뀐뜻 왜 돼지고기의 부위를 가리키는데 난데없는 새 이름을 갖다 붙였을까? 갈매기살을 먹는 사람들은 모두들 한 번쯤 가져보았음직한 의문이다. 식당 아주머니에게 물어봐도 신통한 대답을 못 듣기 일쑤였을 것이다. 이것은 위의 본뜻에서 밝힌 것처럼 ‘간막이살’ ‘가로막살’이 ‘갈매기살’로 발음 전이되어 생긴 현상이다. 그러나 이 말은 날아다니는 갈매기 고기와 혼동할 수 있으므로 본래 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가로막살’이라 부르는 것이 좋을 듯싶다.
보기글 * 내가 속초에 놀러가서 갈매기가 날아가는 걸 보고 “야, 저기 안주 날아간다!” 했더니 사람들이 다 웃는 거야. 그러면서 “갈매기살은 진짜 날아다니는 갈매기 고기가 아니라 목살, 삼겹살 하는 것처럼 돼지고기의 한 부위야” 하더라고요.
꼬드기다
본 뜻 연날리기를 할 때 연줄을 잡아 젖히어 연이 높이 날아오르도록 하는 기술을 가리켜 ‘꼬드긴다’고 한다.
바뀐뜻 연줄을 꼬드겨 연을 높이 날아오르게 하는 것처럼, 남의 감정이나 기분 등을 부추겨 어떤 일을 하도록 꾀는 것을 가리킨다.
보기글 * 순진한 아이를 꼬드겨서 어쩌자는 것이냐?
* 그래서 어머니를 꼬드겨서 말짱한 노인이 돌아가신다고 거짓말 전보를 쳤군요.
시치미 떼다
본 뜻 몽골의 지배를 받던 고려시대에 매사냥이 성행했다. 어느 정도였는가 하면 사냥매를 사육하는 응방이란 직소가 따로 있을 정도였다. 당시 궁궐에서부터 시작된 매사냥은 귀족사회로까지 번져나가 많은 이들이 매사냥을 즐겼다. 이렇게 매사냥 인구가 늘어나다 보니 길들인 사냥매를 도둑맞는 일이 잦아졌다. 이 때문에 서로 자기 매에게 특별한 꼬리표를 달아 표시했는데 그것을 ‘시치미’라고 했다. 이처럼 누구의 소유임을 알려주는 시치미를 떼면 누구의 매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는 데서 ‘시치미를 뗀다’는 말이 나왔다.
바뀐뜻 알고도 모르는 체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또는 자신이 어떤 일을 벌여놓고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가리킨다. ‘시치미를 딱 잡아떼다’가 줄어서 ‘시치미를 떼다’ 또는 ‘딱 잡아떼다’로 줄어들었다.
보기글 * 아 글쎄, 아랫집 김 서방이 옆집 이 서방이 집을 비운 사이에 이 서방네 씨암탉을 잡아먹고 시치미를 딱 잡아뗐다지 뭐유.
* 넌 옥이가 김 대리를 사귄다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어쩜 그렇게 감쪽같이 시치미를 뗄 수가 있는 거니?
젬병
본 뜻 원래는 전병(煎餠)에서 나온 말이다. 전병은 부꾸미를 이르는 말로, 찹쌀가루나 수숫가루 따위를 반죽하여 속에 팥을 넣고 번철에 부친 떡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 부꾸미는 부쳐서 잠시만 놔둬도 들러붙고 까부라져서 떡 모양이 형편없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형편없어진 부꾸미의 모양에 솜씨를 빗댄 말이 젬병이다.
바뀐뜻 해놓은 일이나 물건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형편없어진 모양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형편없음을 가리키는 속어로도 쓰인다.
보기글 * 일이 이렇게 되면 이거 아주 젬병인데, 어떻게 하면 좋지?
* 난 원래 바느질에는 젬병이야. 다행히 세탁소가 있으니 망정이지, 옛날 같았으면 벌써 쫓겨났을 거야.
조바심하다
본 뜻 옛날에는 타작하는 것을 ‘바심’이라고 했다. 조를 추수하면 그것을 비벼서 좁쌀을 거둬야 하는데, 조는 좀처럼 비벼지지는 않고 힘만 든다. 그래서 조를 추수하다 보면 마음먹은 만큼 추수가 되지 않으므로 조급해지고 초조해지기 일쑤다.
바뀐뜻 어떤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염려하여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졸이는 것을 말한다.
보기글 * 그게 그렇게 조바심한다고 되는 일이냐? 좀 진득하게 앉아서 기다려보자꾸나.
* 야, 온다고 했으니 때 되면 오겠지. 뭘 그렇게 하루 종일 목을 빼고 기다리면서 조바심을 하니?
쪽도 못 쓰다
본 뜻 이 말은 본래 씨름판에서 나온 말이다. 씨름판에서 상대한테 배지기로 들렸을 때, 자신의 발등을 상대의 종아리 바깥쪽에 갖다 붙이면, 상대가 더 들지도 못하고 내려놓지도 못하고 힘은 힘대로 빼면서 애를 먹는다. 이런 기술을 ‘발쪽을 붙인다’라고 하는데 그런 기술도 쓰지 못하고 당했을 때 ‘쪽도 못 썼다’라고 한다.
바뀐뜻 상대해보지도 못한 채 기가 눌리어 꼼짝 못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또는 사람이나 어떤 사물에 혹할 정도로 반하여 꼼짝 못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보기글 * 야, 난 그래도 미자가 굉장히 잘 웃긴다고 생각했는데 도루묵 여사하고 영자 언니 옆에 가니까 쪽도 못 쓰더라고.
천둥벌거숭이
본 뜻 천둥이 치는데도 무서운 줄 모르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빨간 잠자리를 천둥벌거숭이라고 했다.
바뀐뜻 천둥벌거숭이 잠자리처럼 무서운 줄도 모르고 함부로 날뛰거나 어떤 일에 앞뒤 생각 없이 나서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보기를 * 그 아이는 나이가 그만큼이나 먹었는데도 하는 일을 볼작시면 꼭 천둥벌거숭이란 말이야.
* 비록 내 자식이지만 뭣도 모르고 날뛰는 천둥벌거숭이 같아서 바깥에 내보내기가 꺼려진단 말이야.
청양고추
본 뜻 중앙종묘란 회사에서 개발한 고추의 상표명이다. 중앙종묘에서 밝힌 개발 경위 및 상표명 제정 사유는 이러하다.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소과종이 대과종보다 가격이 높고, 특히 국내 최대 주산지인 경북 북부 청송 영양지역에서는 소과종이 주로 재배되어 이 지역에 적합한 품종을 육성코자 함. (중략) 상기 육성 목적에 비교적 근접한 품종을 육성하여 청송의 ‘靑’과 영양의 ‘陽’자를 따서 ‘청양고추’로 명명하여 품종 등록함(생산판매신고번호: 2-004-97-042). 모계(母系)는 열대지방 재래종이며 부계(父系)는 국내 재래종이다.”
바뀐뜻 흔히들 이 청양고추를 충청남도 청양군(靑陽郡)에서 고유로 자란 재래종으로 오해한다. 상표명 ‘청양’과 음과 한자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청양산 고추는 ‘청양 고추’이고, 상표명 ‘청양고추’는 붙여 쓴다. 한편 청양고추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지역은 밀양으로 320헥타르의 재배면적에 한 해 생산량이 1만 4000여 톤에 이르며, 전국 생산량의 70퍼센트를 차지한다.
보기글 * 청양고추가 충청도 청양에서 나는 고추가 아니라고?
* 충청도 청양산 ‘청양 고추’가 있고, 중앙종묘에서 개발한 ‘청양고추’가 따로 있지.
황소
본 뜻 수소를 가리키는 황소는 본래 한소에서 나온 말이다. 황소라 할 때의 ‘황’을 누렇다는 뜻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의 ‘황’은 누렇다는 뜻이 아니라 ‘크다’라는 뜻을 가진 ‘한’에서 나온 말이다.
바뀐뜻 황소가 누런 소만을 가리키는 말인 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에 여기 실었다. 검은 소건 흰 소건 덩치가 큰 수소일 경우에는 모두 황소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저기 흰 황소가 지나간다’ ‘옆집에 검은 황소가 있다’ 등의 표현이 가능하다.
보기글 * 얘, 개동아. 외갓집 검은 황소랑 우리집의 황소랑 한 우리에 넣지 말고 따로따로 넣어두거라.
* 아무리 악을 쓰고 덤벼도 그의 황소 같은 힘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 황소 뒷걸음치다가 쥐 잡는 격이지.
--- 본문 중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