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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프러포즈 세트

아낌없이 프러포즈 세트

[ 전2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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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072쪽 | 1258g | 140*200*80mm
ISBN13 9788994300832
ISBN10 899430083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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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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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호텔 1층 카페에는 ‘킬러’가 있었다. 일명 ‘맞선 킬러’. 맞선은 결혼 상대를 만나기 위해 하는 건데, 그 남자는 꼭 필사적으로 결혼을 피하려는 듯 예쁜 여자도 거절하고, 명품으로 휘감은 여자도 거절하고, 똑똑한 여자도 거절하고, 청순한 여자도 거절하고…… 그렇게 세상의 다양한 여자들을 거절만 해왔다. --- p.7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는 상상력을 쥐어짜야만 대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싫어하는 인간은 즉시 대답할 수 있었다. 바로 ‘조폭’. 호텔 정문 앞에 멈추어 선 검은 차에서 뛰어내려 그가 탈 뒷좌석의 문을 열어주는 남자 같은 부류가 딱 그랬다.
“회장님 계신 병원으로 바로 모시겠습니다.”
그들이 ‘회장님’이라 부르는 그의 아버지도 조폭이었다. 태준은 맞선과 조폭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하며 차 뒷좌석에서 깊게 눈을 감았다. --- p.9

“제 프로필 정도는 기본으로 알고 나오셨을 테니까 굳이 제 입으로 설명해드릴 필요는 없죠?”
검찰청 일이 기 싸움을 잘해야 하는 거라 그녀는 맞선에 나와서도 기죽지 않으려고 센 척 말했다.
“사진으로 얼굴 확인해두는 건 예의겠죠.”
진짜 사진 보는 걸 깜빡했기에 이수는 그 말에 뜨끔했다. 맞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기에 엄마가 전화로 말한 인적 사항만 대충 주워듣고 나온 것이었다. 이수는 좋은 모습만 남기고 싶어 립 서비스를 했다.
“사진보다 훨씬 미남이세요.”
“그럴 리가.”
태준이 겸손인지 부정하며 말하자 이수는 손사래를 치며 격하게 긍정했다.
“아니에요. 진짜 영화배우 해도 되시겠어요.”
“할 생각 없습니다.” --- p.19

부르르르르르르―.
두 사람의 눈동자가 동시에 태블릿 PC로 향했다.
[마태준 님을 찾습니다.]
태블릿 PC에 뜬 자신의 이름을 본 태준은 뜨끔했고, 처음 맞선을 보는 이수는 그 물건의 용도를 알 수 없었다. 그저 커피숍에 가면 보던 거랑 비슷해 보일 뿐이었다. 직원이 그들이 앉아 있는 자리를 지나며 태준을 노골적으로 쳐다보았지만, 태준은 자신의 이름을 보고도 ‘나’라고 밝힐 수가 없었다. 지금 자신이 누군지 말하게 되면 두 여자 사이에서 아주 웃긴 꼴이 될 것 같았다.
그녀 때문에 맞선 킬러가 최대의 위기 상황을 맞게 된 것도 모르고 이수는 직원들의 시선을 맞선남이 너무 잘생겼기 때문이라고만 여겼다. 마태준이란 남자는 나오지 않은 건지 아무도 손을 드는 사람이 없었다.
“성이 ‘마’ 씨라 그런가, 이 이름에서 벌써 여자 울릴 기운이 강하게 느껴지네요.” --- p.20~21

“어? 이게 뭐야.”
사진 속 남자가 호텔에서 맞선 본 남자랑 다르자 그녀의 눈이 커졌다. 사진 속 남자도 잘생긴 놈이긴 했지만 오늘 호텔에서 본 엄청 잘생긴 놈은 절대 아니었다. 자신의 눈이 잘못된 건가 싶어서 그녀는 손으로 눈을 힘껏 비비고 다시 사진을 보았다. 자세히 보니 확실히 다른 사람이었다. 그럼 오늘 그녀와 맞선 본 그 남자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이수는 꼭 귀신에 홀린 기분이었다. --- p.22~23

“날 떼어내고 싶으면 빨리 누군지 순순히 실토해요.”
어차피 그가 누군지 알아도 그녀는 감당 못할 거다. 그런데도 그녀는 그의 정체를 알아낼 때까지 쫓아올 기세였다. 그래서 태준은 그녀를 보며 그 순간 떠오르는 이름을 말했다.
“로미오.”
장난같이 들리는 그의 말에 이수는 인상을 팍 쓰며 화를 냈다.
“당신 이름, 마태준 맞잖아요!”
로미오라는 이름도 맞았다. 그녀가 검찰청에서 온 줄리엣이었으니까. --- p.27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그녀의 눈이 커졌다. 열린 엘리베이터 안에 서 있는 남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남자였다! 1년 전, 그녀의 첫 맞선남.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도망쳐버렸던 남자.
“로미오 사칭!”
폭탄처럼 터져 나온 그녀의 외침에 태준은 바로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빠르게 눌렀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싶었다. 그는 단지 호텔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인간들을 쫓아내려고 온 것뿐이었다. 그런데 호텔에 나타난 건 그녀였다. 그와 잘못된 맞선을 봤던 줄리엣 검사. --- p.48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었을 때 태준이 일하는 대표실로 초콜릿 상자가 배달되었다. 상자에는 카드가 동봉되어 있었다.
[이 초콜릿은 기억에서 잊힌 여자의 한이 가득 담긴 초콜릿입니다. 상했으니 버리겠다 외면치 마시고 꼭 드시길 권장합니다. 이 초콜릿 먹고 배탈 나면 그 고통은 저와의 기억과 매우 닮았으니까…….]
이건 뭐, 행운의 편지 초콜릿 버전이 따로 없었다. 상한 걸 먹길 바란다니. 이게 검사라는 사람이 할 짓인가. 태준은 초콜릿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모양이 제각각인 초콜릿은 손으로 직접 만든 게 분명했다. 이런 걸 돈 주고 팔면 욕먹을 테니까. --- p.56-57

태준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발아래 있는 작은 여자 구두를 보고는 허리를 숙여 구두를 집어 들었다.
구두가 인질이 되기 전에 이수는 빠르게 경고했다.
“절도범으로 신고당하고 싶지 않으면 당장 내 구두 내놔요.”
강하게 나가다가 그가 움직이자 이수는 다시 쪼그라들었다. 아무래도 구두 한 짝을 적에게 뺏긴 그녀의 입장이 불리해도 너무 불리했다.
뚜벅뚜벅―.
태준이 한 계단씩 올라올 때마다 이수는 긴장감으로 점점 몸이 굳어갔다. 그녀가 있는 곳까지 다 올라온 태준은 그녀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몸을 낮추었다. 자신을 올려다보는 남자와 눈이 마주친 이수는 심장이 버거웠다. 그래, 여전히 잘생긴 건 인정한다. 그렇다고 내가…….
“신겨줘도 되겠습니까?”
그때 처음 깨달았다. 이 남자가 가장 위험한 순간은 나쁘게 굴 때가 아니라 신사인 척할 때라는걸.. --- p.61

“그렇게 빤히 봐도 전 안 반해요.”
그래야 하는데 이수는 그의 시선에 검사와 여자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자신이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
“……신경이 쓰입니다.”
이수는 고개를 돌려 다시 태준을 보았다.
“방금 뭐라고 했어요?”
태준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비 내리는 소리보다 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검사님이 자꾸 신경 쓰여요.”
이수는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의 눈빛이, 그의 목소리가 지구의 중력을 거스르는 힘으로 그녀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 p.129~130

차 문이 열리고 최도훈이 내려서는 걸 보고 태준의 표정이 굳어졌다. 도훈은 곧장 식당으로 걸어가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때 신호등의 불도 빨간불에서 파란불로 바뀌었다. 하지만 태준은 더 이상 횡단보도를 건너갈 수가 없었다. 도훈을 향해 두 팔을 크게 흔들며 반가워하는 이수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도훈을 좋아하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이런 마음이 생길 줄은 몰랐다. 쓸쓸함이란 감정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 p.140

그녀가 너무 시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던 건지 갑자기 태준의 손이 그녀의 뒷덜미를 움켜잡고는 바짝 끌어당겼다. 이수는 그 힘에 놀라서 두 눈이 팽창하며 입이 굳었다. 방심하고 있다가 맹수에게 뒷덜미가 붙잡힌 느낌이었다. 태준은 바로 코앞에서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내가 가라고 하면 가는 겁니다.”
그가 꼭 다른 사람 같아서 오싹했다. 신사적인 그가 진짜인지, 맹수의 민낯을 드러내는 그가 진짜인지 알 수 없었다. 얼어붙은 채 눈조차 마음대로 깜빡이지 못하는 그녀에게 태준은 눈을 내리깔며 나직하게 경고했다.
“안 그럼 검사님이 위험해질 겁니다.” --- p.146

“혹시 어디 아파요?”
그래, 아픈 사람의 눈빛이었다. 아무리 헐크라도 사람이라면 아플 수 있었다. 몸만 보면 전혀 안 아플 것처럼 보이지만 감기에 걸릴 수도 있었다. 아프냐는 그녀의 질문에 태준은 쓴 표정을 짓다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가 악수를 청한 건 처음이라 이수는 놀란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태준은 아픈 눈빛을 완벽하게 지우고 담백한 눈빛과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정말 작별 인사 같았다. 그녀와 두 번 다시 안 만날 사람처럼. 그래서 이수는 선뜻 그의 손을 잡지 못했다. 이 손을 잡으면 그가 이 세상 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릴 것 같은 불안함이 들어서. --- p.158~159

“내 아버지가 마광호입니다.”
마광호? 그 이름을 내가 어디서 들었었지? 분명 들어본 적 있는…….
“검사들이 잡으려고 하는 흑룡파 두목.”
아! 그제야 마광호가 누군지 기억해낸 이수의 눈이 천천히 커졌다. 놀라서 얼어버린 그녀를 태준은 담담한 눈으로 마주 보았다.
“아직도 나랑 친구 할 수 있습니까?” --- p.165

미친 척 술을 마셨던 것처럼 무슨 짓을 해서라도 그녀를 계속 볼 수 있다면……. 단지 그뿐이었다. 이 순간이 그녀와의 끝이 아니기를…….
“검사님.”
그가 그녀를 몇 번이나 부르자 이수의 검은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더니 위로 올라갔다. 그가 온 것을 보고 졸음이 묻어 있는 그녀의 눈이 살짝 찌푸려졌다. 잠에서 깨려고 노력 중인 그녀에게 태준이 물었다.
“유혹은 어떻게 하는 겁니까?” --- p.205~206
--- p.20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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