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늙은이는 귀머거리일 수도 있고, 또 어떤 늙은이는 장님일 수도 있다. 아니면 어디가 불구이거나. 하지만 늙은이들은 인생의 노래를 너무 많이 불러서 좀처럼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 인생의 노래라구요? 그게 도데체 뭔데요?>
사람이 살면서 잘못 볼 수 없는 것들. 숨길 수 없는 것. 슬픔, 기쁨, 바람.
< 바람이요?>
슬픔과 기쁨을 뒤섞는 바람. 필요할 때는 모든 것을 흩어지게 하는 바람. 혹은 다시 모으기도 하고. 네가 그것을 뭐라고 부르든 간에. 내가 아는 한, 나는 그렇게 현명하지 않아. 난 그냥 늙은이일 뿐이다. 인생을 살아보았을 뿐이지. 그거면 인생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기에 충분해.
--- p. 170-171
'모든 이야기가 이렇게 끝나니?' 녀석이 물었다. '그래 내 생각엔, 모든 이야기가 이렇게 끝나' 나는 대답했다. '하지만 또 모르지. 아마 이렇게 또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지. 그건 우리가 결정할 수 없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오직 지켜보는 거야. 기다리고 지켜보는 거야. 우리에게 다가오는 일을. 그리고 그럼으로꺼 아마 다시 이야기가 시작될꺼야.'
--- p.268
'넌 왜 영화를 그렇게 보고 싶어하니?' 야노슈가 궁금해했다.
'그야, 영화는 인생에 대해서 뭔가 말해 주잖아, 안 그래?'
'내 생각엔 영화관에 가는 길이 인생에 대해 더 많이 말해 주는 것 같다.' 아노슈가 대답했다.
'내가 이 토론에서 뭘 깨달았는지 니네 알아?' 내가 물었다.
'레베트가 뭔가 깨달았단다.' 아노슈가 말했다.
'뭘 깨달았는데?' 뚱보 펠릭스가 물었다.
'세상은 미쳤어.' 내가 대답했다.
'그건 네 말이 맞다' 아노슈가 대꾸했다.
'미쳐 있고 아름다원. 그리고 우리는 일분 일초도 아껴야 해.'
다른 애들이 내 어깨를 툭 쳤다.
--- p.245
내가 더 이상 구경꾼으로 남아 있지 않게 도와줘, 내가 어둠 속에 서서 멍하니 무대를 바라보지 않게 해줘. 이제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아. 난 이제 무대로 올라가고 싶어. 뭔가 기발한 짓을 하고 싶어. 전에 아무도 하지 않았던 뭔가를. 뭔가 미친 짓을 말야
--- p.144
나는 다시 왼발을 오른발 앞으로 옮겼다. 다른 녀석들은 나보다 빠르다. 녀석들의 발걸음은 빠르고 날렵하다. 나는 쫓아갈 수가 없었다. 천천히 걸었다. 오히려 뒤에서 발을 질질 끌고 걷는다는 말이 더 맞다. 내 왼발은 걸핏하면 질질 끌린다. 나는 왼발을 제대로 들어올릴 수 없다. 힘이 충분하지 않다.
--- p.81,---pp.16-21
" 나는 내가 뭔지 알고 싶어. 모두 다 알고 있어. 장님은 자기가 장님이라고 말할 수 있어. 귀머거리는 자기가 귀머거리라고 말할 수 있어. 그리고 불구는 자기가 불구라고 말해버릴 수 있지. 나는 그럴 수 없어. 나는 반신 마비라고 밖에 말할 수가 없어. 아니면 반신 경련 환자라고 하든지. 그 말이 도대체 어떻게 들리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를 그냥 불구로 여겨. 그리고 나머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은 나를 완전 정상인이라고 여기지. 그리고 그게 때때로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
" 바지에다 싸지는 말아. 내 눈에 너는 불구도 아니고 정상도 아니야. 내 눈에 너는...... 미쳤어. 그래 맞아. 바로 그거야. 너는 불구가 아니라 미친 거야. "
" 미쳤다고? " 나는 물었다.
" 미쳤어. " 녀석이 대답했다.
우리는 함께 웃었다. 기분이 좋았다. 오랫동안 웃었다.
--- p.64
" 나는 내가 뭔지 알고 싶어. 모두 다 알고 있어. 장님은 자기가 장님이라고 말할 수 있어. 귀머거리는 자기가 귀머거리라고 말할 수 있어. 그리고 불구는 자기가 불구라고 말해버릴 수 있지. 나는 그럴 수 없어. 나는 반신 마비라고 밖에 말할 수가 없어. 아니면 반신 경련 환자라고 하든지. 그 말이 도대체 어떻게 들리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를 그냥 불구로 여겨. 그리고 나머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은 나를 완전 정상인이라고 여기지. 그리고 그게 때때로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
" 바지에다 싸지는 말아. 내 눈에 너는 불구도 아니고 정상도 아니야. 내 눈에 너는...... 미쳤어. 그래 맞아. 바로 그거야. 너는 불구가 아니라 미친 거야. "
" 미쳤다고? " 나는 물었다.
" 미쳤어. " 녀석이 대답했다.
우리는 함께 웃었다. 기분이 좋았다. 오랫동안 웃었다.
--- p.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