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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에서 『부활』까지

『인간 실격』에서 『부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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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6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148*210*30mm
ISBN13 9788959594900
ISBN10 895959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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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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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책을 잡다

바빴다. 2012년과 2013년은 참 바빴다. 난생처음 들어보는 인천 앞바다의 영흥도란 섬으로 잡혀가 화력발전소 건설공사에 진력하느라 가벼운 인문서적 하나 읽을 시간을 내지 못했다. 대한민국의 심각한 전력 부족에 애먼 내가 인질이 되다시피 하여 2년여를 꼬박 섬사람이 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4년 동안 4대강에서 4조 원대의 돈을 땅 파는 일에만 쏟아붓더니 정권 말년에 들어서자 깜빡 잊고 있었다는 듯 수십 기의 발전소를 전국에 기획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때가 늦었다. 이제는 친숙(?)해진 ‘블랙아웃’이란 단어를 처음 들어본 게 그때였다. 여름이나 겨울이면 전력 예비율이 몇 퍼센트에 불과하다는 긴급뉴스를 생중계하기 시작한 것도 그때다. 그러니 생계를 위해 발전소 건설공사를 해보겠다고 섬으로 상륙한 건설일꾼들의 손에 들려준 발전소 측의 피켓은 ‘공정 준수’였고, 그 공정이란 실상은 사상 초유의 ‘공사기간 단축’이었다.

세계 곳곳에서 기적을 일구어낸다는 대한민국 건설의 속성은 개발독재의 전통을 이어받아 공기 단축을 최고의 가치로 하는, 그리하여 남보다 빨리 준공하고야 말겠다는 무모함이 곧 능력과 이력이 되고, 차기 공사의 수주역량이 되고야 만다. 하지만 이로 인해 돌관 비용을 쏟아붓고, 제품의 질이 저하되고, 치명적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부작용은 ‘공기 단축’이란 지상과제에 비하면 그다지 심각한 논의 대상도 되지 않는다. 그건 오롯이 건설업자와 일꾼들이 져야 할 십자가일 뿐이다. 부도·도산·사고·사망의 골고다에서 어쩌다운 좋은 바라바는 살아서 돌아오기도 한다지만 그건 쉽지 않은 이야기다.

정부는 전기가 부족하다 싶으면 빨리 발전소를 지으라고 지시만 하면 그만이고, 발전소(공기업) 측은 甲으로서 위세를 내세워 乙(종합건설회사)을 조지기만하면 그만인 것이다. 乙로부터 일을 하도급 맡아 수행하는 丙(전문건설업자)의 처지는 더욱 한심하다. 야간·철야·휴일 근로로 발생하는 과다 비용을 담보 대출과 개인 돈을 꾸어서 나랏일에 쏟아붓는 것이다. 자금조달에 지친 丙의 상태가 죽음 직전에 이르면, 甲이나 乙은 丙이 죽지 않을 만큼만 밑밥을 던져준다. 왜냐면 다른 丙으로 교체하기에는 지상 과제인 ‘공정 준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참고 열심히 하면 나중에 본전이라도 보상해줄 것처럼 시간을 끌며 회유와 협박을 거듭한다. 丙은 더 이상 저당 잡을 물건이 없어지자 몸(회사)을 팔 생각까지 하게 된다.

공사는 그렇게 丙의 죽음의 줄타기 위에서 끝이 난다. 甲은 정부가 주는 공정 준수의 금메달을 목에 걸고 팡파르를 매스컴에 빵빵 울려댄다. 한편 깡통마저 뺏긴 거지 신세가 된 丙은 누구도 상대해주지 않는다. 丙은 승진하여 문턱과 의자가 한층 높아진 甲과 乙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무릎을 꿇고 보상을 하소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乙도 마냥 편한 것은 아니다.

丙보다야 낫겠지만 甲에게 당하기는 오십보백보 수준이다. 제 배만 채우려고 작정한 하이에나가 진돗개와 똥개를 가려서 잡겠는가. 대한민국의 건설이란 정글에서 조금이라도 밥을 먹어본 이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감히 하지 못하는 이야기는 달리 소설로 쓰기로 작정하며….

아무튼 이런 사정射精이 빠를수록 조루의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언젠가 제마누라가 바람나고 집구석이 거덜 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도무지 하지 못하는 정부와 슈퍼甲의 닦달로 인해 나의 영흥도 생활 2년은 좀비 꼴이 되었다.

도무지 쉴 틈이 없는 일과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게다가 일에 지친 객지 총각을 밤마다 도닥여 잠재워준 것은 오로지 술, 술이었다. 그러니 어떻게 가벼운 인문서적 하나를 읽을 여유가 있었겠는가! 그래서 결심했다. 이제 나는 섬을 떠나 마누라가 있는 따뜻한 남쪽으로 갈것이다. 회사에서는 다음 현장을 맡아주기를 원하지만, 이제 스스로 자유로워지기로 했다. 그리하여 100권의 책 속으로 풍덩 뛰어들 것이다. 그리고 읽고 핥은 감상을 한 권의 책으로 남길 것이다. 행운이 따라주어 백수생활이 길어지면 2년 만에도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고, 집구석에 쌀독이 비고 라면마저 떨어져 생계가 급해지면 3년도 걸릴 것이다. 그렇다고 대한민국의 건설공사처럼 기간을 단축하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100권의 책은 한동안 내 삶의 방식이요, 존재 이유가 될 것이다. 심장이 뛰는 인간으로 돌아오고 싶은 좀비의 자구 노력은 과연 어떤 모양으로 결실을 맺게 될 것인지 지켜보기로 하자. 빨리 회사를 때려치우고 집으로 내려오라는 마누라의 말씀이 진정 진심이시길 바라면서, 이번 100권 프로젝트가 잘되어야 다음 번 200권 프로젝트도 쉽게 승인이 날 것이란 각오로 사직서를 쓴다.
계획대로 책이 나올 즈음이면 내 나이는 환갑쯤 될 것이다. 60년 살아오는 동안에 저지른 부덕하고 참람한 막말과 악행들만 모아도 『전쟁과 평화』의 분량이 족히 될 것인데, 자숙 반성하기는커녕 다시 글로 사기를 치려 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행복에는 자족과 무치無恥가 필요하다’는 디오게네스 선생의 말씀에 의지해 뻔뻔하게 밀고 나가기로 작심해본다.
- 2014년 3월 1일, 갑오독서선언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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