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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기 쉬운

깨지기 쉬운

우윤식 | 새잎 | 2018년 06월 1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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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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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년 06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164g | 115*188*20mm
ISBN13 9791185600222
ISBN10 118560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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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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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에서 4년을 살며 일하는 동안, 내가 사귄 친구의 수는 3명이었다. 적은 숫자지만, 나는 이 기록이 자랑스럽다. 일본에서 친구 한 명 새로 사귀는 것은 한국에서 여자친구 하나 사귀는 것보다 솔직히 어려웠기 때문이다. 내가 사귄 친구의 수는 3명이지만, 지금까지 남아있는 친구는 2명뿐이다. 1명은 사실 이미 죽었기 때문이다.
---「01 젊은 중개인」중에서

놀라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귀신이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아는데,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아는데도, 귀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상대방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이렇게 두려운 것인지 몰랐다.
“제가 보이나요?”
나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일단 보이는 척을 했다.
“미, 미에루. 보, 보인다.”
---「08 알코올」중에서

나는 내가 더 스스럼없이 대하고, 집에다 술도 사 놓고 하면 사토미가 마음을 열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어느새인가 한국 문화로 대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사토미는 또 오히려 나를 생각해 줘서 더 조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이럴 때 “야! 왜 이렇게 쪼잔하게 굴어?” 하고 거칠게 다가서게 되면, 일본 사람들은 모욕감을 느끼고 상대방에게 경멸감을 가진다. 스스로가 조심하고 있는 것은 상대방도 그렇게 조심하고 존중하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서로 잘해보자는 것인데, 그 태도를 함부로 소심한 것으로 매도하고 무시한 것에 대해서 화도 나고, 그렇게 함부로 행동하는 사람이 못마땅할 수 있을 것이다.
---「11 야스쿠니대로」중에서

사토미는 나에게 불편한 존재였다. 사토미는 나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얼마나 획일적이고 또 깨지기 쉬운 연약한 것인가를 직접적으로 알려 주었다. 평범하고, 모든 것이 잘 풀리고, 젊고, 건강한, 마치 80년대 버블 시대의 일본 코카콜라 광고 같은 삶. 나에게 있어 아름다운 삶이란 고작 그런 거였다. 그러나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래저래 골치 아픈 일이 일어나고, 내가 틀릴 수도 있고, 내가 꼭 그렇게 모든 것에 뛰어난 것만은 아니다. 내 삶에도 유령 하나 정도 등장할 수 있는 것이고,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야 부지기수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나타난 유령이 또 하필 무슨 예쁘고 발랄한 처녀 귀신이나, 지혜와 초능력으로 가득 찬 초월적인 존재가 아닌 웬 중년 트렌스젠더 귀신이었다고 하더라도, 원래 그런 것이 현실인 것이다.
---「16 깨지기 쉬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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