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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프러포즈 1

아낌없이 프러포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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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544쪽 | 636g | 140*200*35mm
ISBN13 9788994300849
ISBN10 899430084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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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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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호텔 1층 카페에는‘ 킬러’가 있었다. 일명‘ 맞선 킬러’. 맞선은 결혼 상대를 만나기 위해 하는 건데, 그 남자는 꼭 필사적으로 결혼을 피하려는 듯 예쁜 여자도 거절하고, 명품으로 휘감은 여자도 거절하고, 똑똑한 여자도 거절하고, 청순한 여자도 거절하고…… 그렇게 세상의 다양한 여자들을 거절만 해왔다. --- p.7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는 상상력을 쥐어짜야만 대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싫어하는 인간은 즉시 대답할 수 있다. 바로 조폭. 호텔 정문 앞에 멈추어 선 검은 차에서 뛰어내려 그가 탈 뒷좌석의 문을 열어주는 남자 같은 부류가 딱 그랬다.
“회장님 계신 병원으로 바로 모시겠습니다.”
그들이‘ 회장님이’라 부르는 그의 아버지도 조폭이었다. 태준은 맞선과 조폭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하며 차 뒷좌석에서 깊게 눈을 감았다.--- p.9

“제 프로필 정도는 기본으로 알고 나오셨을 테니까 굳이 제 입으로 설명해드릴 필요는 없죠?”
검찰청 일이 기 싸움을 잘해야 하는 거라 그녀는 맞선에 나와서도 기죽지 않으려고 센 척 말했다.
“사진으로 얼굴 확인해두는 건 예의겠죠.”
진짜 사진 보는 걸 깜빡했기에 이수는 그 말에 뜨끔했다. 맞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기에 엄마가 전화로 말한 인적 사항만 대충 주워듣고 나온 것이었다.
이수는 좋은 모습만 남기고 싶어 립 서비스를 했다.
“사진보다 훨씬 미남이세요.”
“그럴 리가.”
태준이 겸손인지 부정하며 말하자 이수는 손사래를 치며 격하게 긍정했다.
“아니에요. 진짜 영화배우 해도 되시겠어요.”
“할 생각 없습니다.” --- p.19

부르르르르르르―.
두 사람의 눈동자가 동시에 태블릿 PC로 향했다.
태블릿 PC에 뜬 자신의 이름을 본 태준은 뜨끔했고, 처음 맞선을 보는 이수는 그 물건의 용도를 알 수 없었다.
그저 커피숍에 가면 보던 거랑 비슷해 보일 뿐이었다. 직원이 그들이 앉아 있는 자리를 지나며 태준을 노골적으로 쳐다보았지만, 태준은 자신의 이름을 보고도‘ 나’라고 밝힐 수가 없었다.
지금 자신이 누군지 말하게 되면 두 여자 사이에서 아주 웃긴 꼴이 될 것 같았다.
맞선 킬러가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 것도 모르고 이수는 그냥 맞선남이 너무 잘생겨서 직원들이 쳐다보는 거라고만 여겼다.
마태준이란 남자는 나오지 않은 건지 아무도 손을 드는 사람이 없었다.
“성이‘ 마’ 씨라 그런가, 이 이름에서 벌써 여자 울릴 기운이 강하게 느껴지네요.” --- p.20~21

“어? 이게 뭐야.”
사진 속 남자가 호텔에서 맞선 본 남자랑 다르자 그녀의 눈이 커졌다.
사진 속 남자도 잘생긴 놈이긴 했지만 오늘 호텔에서 본 엄청 잘생긴 놈은 절대 아니었다.
자신의 눈이 잘못된 건가 싶어서 그녀는 손으로 눈을 힘껏 비비고 다시 사진을 보았다.
자세히 보니 확실히 다른 사람이었다. 그럼 오늘 그녀와 맞선 본 그 남자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그녀는 꼭 귀신에 홀린 기분이었다. --- p.22~23

“날 떼어내고 싶으면 빨리 누군지 순순히 실토해요.”
어차피 그가 누군지 알아도 그녀는 감당 못할 거다. 그런데도 그녀는 그의 정체를 알아낼 때까지 쫓아올 기세였다.
그래서 태준은 그녀를 보며 그 순간 떠오르는 이름을 말했다.
“로미오.”
장난같이 들리는 그의 말에 이수는 인상을 팍 쓰며 화를 냈다.
“당신 이름, 마태준 맞잖아요!”
로미오라는 이름도 맞았다. 그녀가 검찰청에서 온 줄리엣이었으니까. --- p.27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그녀의 눈이 커졌다.
열린 엘리베이터 안에 서 있는 남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남자였다! 1년 전, 그녀의 첫 맞선남.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도망쳐버렸던 남자.
“로미오 사칭!”
폭탄처럼 터져 나온 그녀의 외침에 태준은 바로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빠르게 눌렀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싶었다. 그는 단지 호텔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인간들을 쫓아내려고 온 것뿐이었다.
그런데 호텔에 나타난 건 그녀였다.
그와 잘못된 맞선을 봤던 줄리엣 검사. --- p.48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었을 때 태준이 일하는 대표실로 초콜릿 상자가 배달되었다. 상자에는 카드가 동봉되어 있었다.
[기억에서 잊힌 여자의 한이 가득 담긴 초콜릿입니다. 상했지만 외면치 마시고 꼭 드시길 권장합니다. 이 초콜릿 먹고 배탈 나면 그 고통은 저와의 기억과 매우 닮았으니까…….]
이건 뭐, 행운의 편지 초콜릿 버전이 따로 없었다. 상한 걸 먹길 바란다니. 이게 검사라는 사람이 할 짓인가? 태준은 초콜릿 상자의 뚜껑을열었다. 모양이 제각각인 초콜릿은 손으로 직접 만든 게 분명했다. 이런 걸 돈 주고 팔면 욕먹을 게 뻔했으니까. --- p.56-57

태준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발아래 있는 작은 여자 구두를 보고는 허리를 숙여 구두를 집어 들었다.
구두가 인질이 되기 전에 이수는 빠르게 경고했다.
“절도범으로 신고당하고 싶지 않으면 당장 내 구두 내놔요.”
강하게 나가다가 그가 움직이자 이수는 다시 쪼그라들었다. 아무래도 구두 한 짝을 적에게 뺏긴 그녀의 입장이 불리해도 너무 불리했다.
뚜벅뚜벅―.
태준이 한 계단씩 올라올 때마다 이수는 긴장감으로 점점 몸이 굳어갔다. 그녀가 있는 곳까지 다 올라온 태준은 그녀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몸을 낮추었다. 자신을 올려다보는 남자와 눈이 마주친 이수는 심장이 버거웠다. 그래, 여전히 잘생긴 건 인정한다. 그렇다고 내가…….
“신겨줘도 되겠습니까?”
그때 처음 깨달았다. 이 남자가 가장 위험한 순간은 나쁘게 굴 때가 아니라 신사인 척할 때라는 걸. --- p.61

“그렇게 빤히 봐도 전 안 반해요.”
그래야 하는데 이수는 그의 시선에 검사와 여자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자신이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
“……신경이 쓰입니다.”
이수는 고개를 돌려 다시 태준을 보았다.
“방금 뭐라고 했어요?”
태준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비 내리는 소리보다 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검사님이 자꾸 신경 쓰여요.”
이수는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의 눈빛이, 그의 목소리가 지구의 중력을 거스르는 힘으로 그녀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 p.129~130

차 문이 열리고 최도훈이 내려서는 걸 보고 태준의 표정이 굳어졌다. 도훈은 곧장 식당으로 걸어가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갔다. 신호등의 불도 빨간불에서 파란불로 바뀌었다. 하지만 태준은 더 이상 횡단보도를 건너갈 수가 없었다. 도훈을 향해 두 팔을 크게 흔들며 반가워하는 이수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도훈을 좋아하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이런 마음이 생길 줄은 몰랐다. 쓸쓸함이란 감정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 p.140

그녀가 너무 시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던 건지 갑자기 태준의 손이 그녀의 뒷덜미를 움켜잡고는 바짝 끌어당겼다. 이수는 그 힘에 놀라서 두 눈이 팽창하며 입이 굳었다. 방심하고 있다가 맹수에게 뒷덜미가 붙잡힌 느낌이었다. 태준은 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내가 가라고 하면 가는 겁니다.”
그가 꼭 다른 사람 같아서 오싹했다. 신사적인 그가 진짜인지, 맹수의 민낯을 드러내는 그가 진짜인지 알 수 없었다. 얼어붙은 채 눈조차 마음대로 깜빡이지 못하는 그녀에게 태준은 눈을 내리깔며 나직하게 경고했다.
“안 그럼 검사님이 위험해질 겁니다.” --- p.146

“혹시 어디 아파요?”
그래, 아픈 사람의 눈빛이었다. 아무리 헐크라도 사람이라면 아플 수 있었다. 몸만 보면 전혀 안 아플 것처럼 보이지만 감기에 걸릴 수도 있었다. 아프냐는 그녀의 질문에 태준은 쓴 표정을 짓다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가 악수를 청한 건 처음이라 이수는 놀란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태준은 아픈 눈빛을 완벽하게 지우고 담백한 눈빛과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정말 작별 인사 같았다. 그녀와 두 번 다시 안 만날 사람처럼. 그래서 이수는 선뜻 그의 손을 잡지 못했다. 이 손을 잡으면 그가 이 세상 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릴 것 같은 불안함이 들어서. --- p.158~159

“내 아버지가 마광호입니다.”
마광호? 그 이름을 내가 어디서 들었었지? 분명 들어본 적…….
“검사들이 잡으려고 하는 흑룡파 두목.”
아! 그제야 마광호가 누군지 기억해낸 이수의 눈이 천천히 커졌다. 놀라서 얼어버린 그녀를 태준은 담담한 눈으로 마주 보았다.
“아직도 나랑 친구 할 수 있습니까?” --- p.165

미친 척 술을 마셨던 것처럼 무슨 짓을 해서라도 그녀를 계속 볼 수 있다면……. 단지 그뿐이었다. 이 순간이 그녀와의 끝이 아니기를…….
“검사님.”
그가 그녀를 몇 번이나 부르자 이수의 검은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더니 위로 올라갔다. 그가 온 것을 보고 졸음이 묻어 있는 그녀의 눈이 살짝 찌푸려졌다. 잠에서 깨려고 노력 중인 그녀에게 태준이 물었다.
“유혹은 어떻게 하는 겁니까?”
--- p.20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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