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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흑열전

후흑열전

이종오 저 / 김수연 역 | 아침(아침영성지도연구원) | 1999년 08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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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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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1999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1740064
ISBN10 89717400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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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흑학의 수업은 모두 세단계로 나뉘어진다.

제 1단계는 '낯가죽이 성벽처럼 두껍고, 속마음이 숯덩이처럼 시커먼 것'이다. 처음에는 낯가죽이 종이 한 장처럼 얇겠지만, 점차 밀리미터에서 센티미터, 미터로 늘어나 마지막에는 성벽처럼 두껍게 된다. 마찬가지로 맨 처음 마음의 색깔은 우유 빛을 띠다가 차츰 회색 빛, 검푸른 빛으로 바뀌고 마침내 숯덩이처럼 새까맣게 된다.

그러나 이런 경지에 도달했다 할지라도, 겨우 기초적인 기량을 지니고 있는 것일 뿐이다. 왜냐하면 비록 성벽이 두껍다고는 하지만, 대포 한 방에 폭파되거나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속마음이 숯덩이처럼 시커멀 경우, 얼굴빛이 혐오스러워, 모두들 그를 가까이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단계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제 2단계는 '낯가죽이 두꺼우면서도 단단하고, 속마음이 검으면서도 밝은 것'이다. 낯가죽 두껍기에 능통한 사람은 상대방이 아무리 공격해도 전혀 끄떡도 하지 않는다. 유비가 바로 이런 사람으로, 조조조차도 그를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속마음 시커멓기에 능통한 사람은 마치 빛바랜 칠흑 간판이 시커멀수록 귀한 대접을 받는 것과 같이 남에게 인정을 받는다. 조조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는 속마음이 시커멓기로 유명했지만 오히려 중원의 이름난 호걸들은 거기에 넘어가 그에게 승복하고 말았다. 따라서 '속마음은 칠흑처럼 시커멓지만 얼굴을 투명하리만치 밝다'고 말할 수 있다.
--- p.31~32
조물주가 인간을 창조하고얼굴을 만들어 줄 때 낯가죽이 얼마나 두꺼운가는 겉으로 보이지 않게 숨겨 두었다. 또 마음을 줄 때에도 그 속이 얼마나 시커먼지는 밖으로 보아 들여다 볼 수 없도록 만들어 놓았다. 겉으로 보아 얼굴은 몇 치의 넓에 불과하고 속마음도 양 팔 길이도 안되는 육신에 담겨 있어 별로 기이하지 않을 성싶다. 하지만 그 속을 살펴 보면 곧 그 낯가죽 두껍기가 한도 끝도 없고, 그 속마음 시커멓기가 밑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세상의 모든 부귀, 공명, 처첩 궁실, 온갖 금은 보화와 장신구 등등은 모두 이 보잘것없는 곳으로부터 나오지 않는 것이 없다.
--- p.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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