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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과 사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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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48쪽 | 224g | 125*204*20mm
ISBN13 9788927802877
ISBN10 89278028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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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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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그늘

늙은 느티의 다섯 가지는 죽고
세 가지는 살았다
푸른 잎 푸른 가지에 나고
검은 가지는 검은 잎을 뱉어 낸다

바람이 산천을 넘어 동구로 불어올 때
늙은 느티의 산 가지는 뜨거운 손 내밀고
죽은 가지, 죽은 줄 까맣게 잊은
식은 손을 흔든다

한 사나이는 오래된 그늘에 끌려들어가
꼼짝도 않고
부서질 듯 생각노니,
나에게로 와서 죽은 그대들
죽어서도 떠나지 않는 그대들

바람神이 산천을 넘어 옛 동구에 불어와
느티의 百年 몸속에서 윙윙 울 때

--- p.11


휴식

의자에게도 의자가
소파에게는 소파가
침대에게도 침대가
필요하다

아니다, 이들을
햇볕에 그냥 혼자 버려두어
스스로 쉬게 하라

생전처음 짐 내려놓고
목련꽃 가슴팍에 받아 달고
의자는 의자에 앉아서
소파는 소파에 기대어
침대는 침대에 누워서

--- p.12


4월

아지랑이는 끝없는 나라
꽃상여는 끝없는 집
길은 끝없는 노래,
바람은 끝없는 몸
햇빛은 끝없는 그늘
나는 끝없는 눈
끝없는 꿈,
논둑길 걸어오는
옛날 옛날의,
어머니는 끝없는 사람
오- 끝없는 사람

--- p.20


떵떵거리는

아버지 세상 뜨시고
몇 달 뒤에 형이 죽었다.
천둥 벼락도 불안 우울도 없이
전화벨이 몇 번씩 울었다.

아버지가, 캄캄한 형을 데려갔다고들 했다.
깊고 맑고 늙은 마을의 까막눈들이
똑똑히 보았다는 듯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다른 손을 빌려서.
아버지는 묻고
형은 태웠다.

사람이 떠나자 죽음이 생명처럼 찾아왔다.
뭍에 끌려 나와서도 살아 파닥이는 銀빛 생선들,
바람 지나간 벚나무 아래 고요히 숨 쉬는 흰 꽃잎들
나의 죽음은 백주 대낮의 백주 대낮 같은
번뜩이는 그늘이었다.

나는 그들이 검은 기억 속으로 파고 들어와
끝내 무너지지 않는 집을 짓고
떵떵거리며 살기 위해
아주 멀리 떠나버린 것이라 생각한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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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그릇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걸 피하듯/어떤 과열을 지닌 생을/나는 두려워했다/지겨워했다/사라지기 직전의/저 시린 얼음산으로 갈 수 있을까”(「얼음산」)…… 이 시집의 정신들은 올곧게 이 “얼음산”을 향하고 있다. 얼음산과 대비하여 어느 생인들 천박스럽지 않으랴. 또 어느 생인들 얼음산을 머리에 이고 있다면 장엄하지 않으랴. 이영광의 시편들은 생의 남루와 장엄을 뒤섞으며 비애의 과열을 힘겹게 피한다. 하여 그의 시편들은 훌쩍임 없는 비창이 되지만 읽는 이의 마음에 부려지는 비감은 오래오래 그 여운이 시리다. “물로는 도려낼 수 없는 흉터”(「흉터」)로 점철된 몸의 처절함, 그 흉터마다 고인 곡진했던 시간의 핏물을 찍어보면서 시인은 결국 목숨의 측은함을 꿰뚫는 시선을 얻었으리라. 때문에 시집 도처의 죽음들은 편안하게 “제상은 그의 돌상,/뼈에 붙은 젖을 물려주고/숟가락 쥐여주고/늙은 집은 이제 처음부터 다시 그를 키우리라”(「음복」)는 넉넉한 목소리 안에 누워 있다. 비애의 구구한 내력이 아닌 이미 얼음산 위에 올라앉은 투명한 비애를 쪼개어 보여주는 한 편 한 편에서 이 땅, 정신주의의 시퍼런 위풍당당을 서늘하게 우리는 만날 것이다.
한영옥(시인)
그의 시편들은 폐가를 키우고 관을 키우고 묘지를 키워서도 끝내 하나의 죽음을 이룩하지 않는다. 이 과묵한 리듬은 삶의 내부에서 태어나는 죽음을, 죽음의 내부에서 또 부활하는 형용모순의 생명들을 근근이, 유려하게, 하지만 강인하게 변주한다. 그것은 부서지지 않는 강인함이 아니라 막다른 곳에서 서서히 허물어지면서, 허물어짐으로써, 허물어지기 때문에 버티어내는 자의 강인함이다. 이 허물어지는 자의 강인함을 금강 로켓이라고 부르자. 금강 로켓은 저 육친들의 뼈아픈 죽음을 태운 관의 이름이지만, 그것은 또 사활(死活)과 재활(再活)을 건너 식은 밥처럼 처연히 부활(復活)하는 뭇 생명들의 거처이기도 하다. 이제 호두나무가 제 그늘의 키를 다섯 배로 늘이는 시간에, 비어 있는 것과 가득 찬 것이 구분되지 않는 유현한 시간에, 우리는 이 저음의 시인을 따라 한 잔의 술을 마시도록 하자. 음복하듯이, 탁발하듯이, 금강 로켓의 영원회귀를 떠올리는 한 사내의 무심결과 더불어.
이장욱(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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