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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6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508g | 140*210*30mm
ISBN13 9788970129877
ISBN10 8970129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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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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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정연하게 놓여 있는 삶 앞에서 한탄할 이유도 없었다. 더욱이 그녀가 달아날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제 와서 어디론가 도망을 친다고 해도, 그게 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 p.30

그녀 안에는 일종의 권태가 엄습했다. 눈에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으며 어디에도 없는 것 같은, ‘생산성’에 대한 권태가 그녀를 사로잡았다. --- p.41

인간은 모두 비슷비슷하면서도 제각각 다르다. 마치 눈의 결정처럼 모든 인간은 자신만의 우주 속을 외로이 부유한다. 하지만 이처럼 다른 인간들이 짜내는 것은 결국 어떤 죽 덩어리에 불과했고, 이 죽 덩어리들은 다른 모든 죽 덩어리들 사이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었다. 잉그리드는 인간들이 꾸역꾸역 만들어내는 죽 덩어리들 속에 자신이 깊이 잠겨 있다고 생각했다. --- p.61

잉그리드는 희망을 무참히 깨뜨리고 싶었다. 삶을 반백 년 가까이 지속하다 보면 깨어질 희망조차 사라지는 순간이 온다. 그녀는 깨어질 희망도 없이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사람들의 무언가를 깨뜨리고 싶었다. --- p.83

누군가를 만나 아이를 가지지 않으면 인생의 첫 번째 라운드에서부터 탈락할 것만 같았다. --- p.92

그녀 안에는 정신 나간 원숭이 한 마리가 들어앉아 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내면에 깊이 매달려 있는 이 원숭이는 그녀의 모든 지능과 정신력을 좌우하면서 자신의 의지를 표출하는 것 같았다. --- p.96

얀은 심장이 멈출 것만 같았다. 솔직히 여기서 이대로 죽는다 해도 나쁠 건 없었다. 그래, 죽어도 상관없었다. 이전에 벌어진 일들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니 기억에서 지워진다고 해도 아쉬울 건 없었다. 그가 잊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 p.130

“나는 지금 두 갈래 길 앞에 서 있어. 여기서 둘 중 하나를 반드시 골라야 해.” --- p.165

얀이 자신의 욕망대로 살아간다면, 나도 내 욕망이 이끄는 대로 살 거야. --- p.194

한네는 그가 그렇게 절실하게 그 무언가를 말해주기를 바라고 원했었다. 그녀는 묻고 싶었다. 왜 하필 지금 그것들을 들어야 하는 건지, 듣고 싶을 땐 듣지 못했던 말들을 이제 와서 들어야 하는 이유가 뭔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은 지금 이 순간 왜 그것들을 들어야 하는 건지, 이제 그녀는 더 이상 그것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 p.277

세상의 이치와 규범에 벗어나는 일은 왜 이렇게 맛있을까? --- p.301

한네와의 관계는 새로운 인생으로 들어가는 문이었다. 그 문은 틈이 살짝 벌어져 있었고, 얀은 그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열린 문은 가만히 있지 않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얀을 후려쳤다.
--- p.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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