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언젠가는 반드시 의무관의 손으로 집필되어야 할 책이었다. 직접 교정 의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료인이 교정 의료에 대해 가장 많이 보고 느끼고 읽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은 현장 근무자에게 필요한 족집게 같은 정보를 제공하려고 했다. 교정 의료의 이해를 돕고 교정 의료의 의미와 가치를 일반 교정직 공무원과 공유하고 싶었다.
인권과 질서의 끊임없는 줄다리기 속에 있는 구금 현장이 더욱 따뜻하고 품격 있는 공동체가 되고, 교정과 교화의 목적을 잘 이루어내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형 집행이 성취되는 데 이 책이 작은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교정 의료를 수행하면서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을 단단한 감성 근육과 스스로 홀로설 수 있는 자생력을 동시에 키워주었으면 하는 욕심을 내어본다. --- p.9, “들어가며”
중범죄자가 아닌 일반 범죄 사범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권 의식이 있었음을 세종 30년(1448) 8월 25일 전국 각 도 감사에게 내린 수용자 처우와 관련한 유시(諭示)의 내용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위생과 한서(寒暑)에 대비해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도록 지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죄인을 측은하게 여겨 형 집행을 신중히 행하도록 하는 조선 시대 인본주의 사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이를 요약하면, 죄인들이 병에 걸려 옥사(獄死)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더운 여름에는 냉수를 자주 공급해주고 열흘에 한 번 목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냉수의 공급은 혹서기에 탈수를 방지하도록 하고 목욕은 체온을 내려주어 일사병과 열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조치이다. 또한 한 달에 한 번씩 머리를 감을 수 있도록 했는데 이것은 머릿니와 같은 흡혈성 절지동물의 번식을 막는 조치라 할 것이다. 10월부터 정월까지는 추위에 대비해 옥 안에 두텁게 볏짚을 깔도록 해 혹한기에 죄인이 동사하는 것을 방지하도록 했다. --- p.31, “제1장 한국의 구금과 의료”
의무관 근무 만족도 향상은 채용을 원활하게 하는 전제 조건이다. 의무관 채용은 결국 개원, 민간 병·의원, 국공립 병원, 보건소, 기타 행정직, 연구직 분야 등 의사 인력을 필요로 하는 민간 세상(free world)과 채용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더 매력적으로 보여야 끌어올 수 있다. 좋은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연봉, 근무 환경, 조직 문화, 복리 후생 등의 측면에서 고려할 때, 공무원으로서의 장점과 복리 후생이 다른 나머지 단점들(연봉, 근무 환경, 조직 문화)을 극복할 만큼 뛰어나야 하지만 현재는 그러지 못한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 p.117, “제4장 구금 시설 의료인의 마음 읽기”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2항에 따르면 “신입자의 건강진단은 수용된 날로부터 3일 이내에 하여야 한다. 다만, 휴무일이 연속되는 등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진료는 문진, 시진(視診), 청진, 촉진(觸診), 타진(打診), 이학적 검사, 혈액검사 등으로 이루어지지만 이 중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문진, 즉 병력 청취이다. 신입 진료 시에 철저하게 환자 병력을 청취해 진료 차트에 기록하는 것은 의료 처우를 계획하고 차후 응급 상황 발생 시 환자 상태를 신속히 판단하는 데 요긴하게 사용된다. --- p.126, “제6장 직원을 위한 필수 의료 실무 20선”
안녕하십니까? 금요일의 3분 희망진료실입니다. 현재의 상황이 희망가족에게는 큰 위기일 수 있습니다. 신체의 구속으로 인한 환경 변화는 당사자에게는 엄청난 정신적 충격일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추진 중이던 사업이 중단되거나 취소되기도 하고 계약이 무산되는 일이 발생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고 부부 관계가 심각하게 악화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꿋꿋이 이겨내어 재기에 성공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희망가족 주치의로서 오늘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이 위기를 잘못된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기회로 삼자는 것입니다. , “제8장 수용자를 위한 필수 건강 정보 25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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