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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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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48쪽 | 370g | 148*210*20mm
ISBN13 9791188451234
ISBN10 118845123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 북유럽 오로라 여행-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2.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독일
3. 몽생미셸 여행-프랑스
4. 리우 카니발 여행-브라질
5. 핑시 풍등제-타이완

[여행팁]
기내에 반입할 것
갈아입을 옷과 화장품 외에 반드시 갖고 갈 것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먹은 것 · 산 것
기내식 이모저모
기념선물 이것저것-내 것도 누군가에게 줄 것도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올려다보는 오로라. 붙지도 떨어지지도 않고, 이것저것 서로에 대해 묻지도 않고, 뭔지 모르게 친숙해진 우리. 오래 사귀면 서로의 나쁜 면도 보일지 모르지만, 저마다 일주일만 ‘제법 느낌 괜찮은 우리’가 되길 노력하며, 적당히 돕고 적당히 협력하는 여행을 하는 어른들.
--- p.25

‘크리스마스 마켓 두 시간 자유시간’ 때도 그중 30분은 ‘화장실’을 위해 잡아두었다. 화장실이 붐비면 집합 시간에 늦게 되고, 너무 일찍 다녀오면 버스에서 요의를 느낄지 모른다. 화장실, 화장실, 이렇게 화장실에 휘둘릴 거라면 차라리 종이기저귀를 준비해올 걸 그랬다고 진지하게 생각했을 정도다.
--- p.56

더 천천히 보고 싶었는데, 투어는 항상 시간에 쫓긴다. 특히 이번에는 독일 3박 5일이라는 총알 투어다.
“그런 여행으로는 아무것도 본 게 안 돼.” 하는 의견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무언가는 남을 터. 아무것도 본 게 되지 않는다고, 누가 단정할 것인가?
--- p.58

같은 투어의 사람들과 딱 마주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웃는 얼굴로 인사. 혼자 참가한 나는 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해서인지 불쌍하게 보는 것 같기도 했지만, 나만 즐거우면 그만이다. 나는 나의 한 번뿐인 인생에서 아름다운 것을 만나러 온 것이다.
--- p.85

나와 마찬가지로 1인 참가였던 60대 후반 아니면 7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과 아침식사 자리에서 얘기를 나눌 때, 지금까지 간 여행이 화제가 됐다. 혼자 여러 패키지 투어에 참가하고 있다고 했다. 자연을 즐기는 투어 쪽을 좋아한다고.
“추천하고 싶은, 풍경이 아름다운 관광지 있으세요?”
질문했더니 파타고니아의 대자연이 좋았다고 한다. 파타고니아, 아르헨티나, 칠레 일대. 상당히 멀 것 같다.
“그렇게 좋다면 저도 한번 가볼까봐요.”
“가고 싶은 곳은 먼 곳부터 가는 게 좋아요. 체력이 남은 젊은 시절에.”라고 했다.
무게 있는 한 마디였다.
--- p.88

직업이나 가족구성 등이 식사 자리에서 가볍게 화제가 될 때도 있지만, 말하고 싶지 않을 때는 얼렁뚱땅 넘어가는 기술이 필요하다. 투어 중에는 가벼운 화제로 대화를 즐기고 싶다.
“집은 어디세요?”
하고 제일 먼저 묻는 사람은 아무래도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는 인상을 준다. 시작은 가벼운 게 좋다.
이를테면 “호텔방, 춥지 않았어요?” “기념품, 샀어요?” 등등. 개인적인 것을 묻지 않아도 대화는 충분히 된다. 패키지 투어에 혼자 참가해서 불편한 것은 그 정도다.
--- p.11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40대의 여행은 자신에게 맞게!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먹고 싶은 것을 먹는다.
한 번뿐인 인생이니까!


‘아름다운 것을 많이 봐두고 싶다.’
마흔 살이 됐을 때, 왠지 그런 다급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책이나 텔레비전에서 보아온, 세상의 많은 아름다운 것들.
이를테면 풍경이나, 축제 같은 것.
‘봐두고 싶네. 하지만 갈 일은 없을 테지.’
그렇게 동경했던 곳으로 앞으로 10년에 걸쳐 다 다녀보는 건 어떨까?
등을 민 것은 가이드가 동행하는 패키지 투어의 존재였습니다.
나홀로 해외여행은 어학력이 딸리는 처지인 내게 난이도가 높다.
그리고 내가 가고 싶은 곳에 매번 누군가가 같이 가줄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패키지 투어라면 신청만 하면 끝.
“혼자 참가해서 청승맞아 보이려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마흔한 살이.
슬슬 떠나볼 시간이 된 것입니다.
-마스다 미리

마흔의 여행 방식, 패키지 투어를 선택하다

마스다 미리는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심리상태를 일상에 녹여 우리와 공유해왔다. 국내에 출간된 마스다 미리 에세이는 40대의 마스다 미리 모습이다. 마흔에 돌입한 싱글여성의 일상과 마음을 유쾌하게 보여준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이후 꾸준히 마흔의 이야기를 공유해온 것이다.
마흔 싱글 여성의 모습을 마스다 미리만큼 깨알같이 공개한 작가가 또 있을까. 마스다 미리 에세이는, 마흔의 바이블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그녀의 ‘마흔 여행기’이기에 더욱 믿음이 간다. 어떤 마음으로 떠났을까. 마흔의 여행은 어떤 모습일까.

마흔의 여행.
마스다 미리는 이 시기의 여행은 ‘자신에게 맞게’ 떠나야 한다고 말한다.
무슨 말일까. 그 전의 여행은 ‘나에게 맞는’ 여행이 아니었다는 뜻일까?
마스다 미리는 ‘수짱’을 통해 고민하는 30대 여성상을 선보인 바 있다. ‘수짱’에게 있어서 30대는 나를 찾는 시간이었다. 지금 이대로 괜찮은지, 결혼은 하지 않아도 괜찮을지, 등의 질문을 통해 자신만의 삶을 설계해나갔다.
마흔에는 어떻게 되었을까. 마스다 미리는 한 에세이에서 ‘마흔은 자신을 믿어도 좋을 나이’라고 정의한다. 자신이 하는 모든 선택이 옳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마흔부터는 세상의 이야기에 휩쓸리지 않을 배포가 생긴다는 말이다.
그러니 어떤 고민도 미사여구도 없이 간결하게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먹고 싶은 것을 먹’어도 좋다.
나에게 맞는 여행은, 이제는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된 ‘나’라는 애증의 존재와 잘 맞는 여행이다.
마스다 미리는 자신의 현재 상태를 파악한다. 체력과 어학력 딸림, 내가 원하는 여행지를 모두가 좋아할 수 없음을 인정함, 보고 싶은 것은 여전히 많음.
그녀가 선택한 방식은 ‘패키지 투어’이다.

언니의 마음으로 정성껏 꾹꾹 눌러쓴, 나홀로 패키지 투어 A to Z

여행사의 패키지 투어 상품은 점점 디테일하고 감성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중장년층의 여행상품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스다 미리의 패키지 투어는 남다르다. 바로 ‘나홀로 참가’라는 점.
패키지 투어에는 싱글룸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패키지 투어 비용은 2인 1실을 기준으로 한 가격이다. 마스다 미리 역시 ‘혼자 참가하는 분도 있다’는 여행사 직원의 말을 듣고나서야, ‘홀로 참가하는 패키지 투어’가 특별한 경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가 작성한 여행노트에는 그래서 ‘싱글룸 추가 요금’이 기록되어 있다. 마스다 미리 자신조차 처음엔 자각하지 못했던 ‘싱글 여성’이라는 정체성은 이 여행 에세이의 전반을 지배한다.

같은 투어의 사람들과 딱 마주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웃는 얼굴로 인사. 혼자 참가한 나는 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해서인지 불쌍하게 보는 것 같기도 했지만, 나만 즐거우면 그만이다. 나는 나의 한 번뿐인 인생에서 아름다운 것을 만나러 온 것이다.
_85쪽

싱글이라고 추가요금까지 지불하고 떠나온 여행인데, 혼자왔다고 불쌍해하는 것 같은 시선과도 마주한다. 하지만 즐거우면 그만이지, 하는 배포로 단단해진 마흔이다.
패키지 투어는 편리한 만큼, 낯선 사람들과 여행기간 내내 함께 해야 한다는 부담감 또한 존재하는 여행방식이다. 그러느니 몸이 피곤해도 혼자만의 자유여행을 선택하는 게 나을 때도 있다. 하지만 마스다 미리에게는 지난 삶을 통해 터득한 처신술이 있다.

패키지 투어에서 낯선 사람과 나눌 이야기는 ‘그날의 기분’이나 ‘날씨’ ‘현장에서 알게 된 정보’를 나누는 것으로 한정시킬 것. 사적인 질문을 하는 사람은 피할 것. 적당히 좋은 사람인 기분을 만끽할 것. 아름다운 것 하나만 집중할 것, 그 이외엔 신경끌 것.

직업이나 가족구성 등이 식사 자리에서 가볍게 화제가 될 때도 있지만, 말하고 싶지 않을 때는 얼렁뚱땅 넘어가는 기술이 필요하다. 투어 중에는 가벼운 화제로 대화를 즐기고 싶다.
“집은 어디세요?”
하고 제일 먼저 묻는 사람은 아무래도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는 인상을 준다. 시작은 가벼운 게 좋다.
이를테면 “호텔방, 춥지 않았어요?” “기념품, 샀어요?” 등등. 개인적인 것을 묻지 않아도 대화는 충분히 된다. 패키지 투어에 혼자 참가해서 불편한 것은 그 정도다.
_112쪽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올려다보는 오로라. 붙지도 떨어지지도 않고, 이것저것 서로에 대해 묻지도 않고, 뭔지 모르게 친숙해진 우리. 오래 사귀면 서로의 나쁜 면도 보일지 모르지만, 저마다 일주일만 ‘제법 느낌 괜찮은 우리’가 되길 노력하며, 적당히 돕고 적당히 협력하는 여행을 하는 어른들.”
_25쪽

국내에는 공감만화가로 알려져 있지만 마스다 미리는 사실 30대에 일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을 홀로 여행한 여행 고수이기도 하다. 공감만화와 에세이뿐만 아니라, 여행서도 꾸준히 출간하는 작가이다.
이번 여행기는 일명 ‘마스다 미리 투어’로 불릴만하다. 마치 마스다 미리의 옆자리에 앉아 함께 투어를 하는 듯 생생한데, 자신의 모든 특기를 발휘해 여행기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마흔 한 살부터 마흔 여덟까지의 여행을 꼼꼼히 기록한 이 책은, 일정과 비용은 물론이고, 패키지 투어에서 사람들과 관계 맺는 법이나 화장실 편하게 다녀오는 법과 같은 뜻밖의 생활 팁으로 가득하다. 그녀만의 필터로 건져낸 이 이야기들은 우리 삶의 작은 팁이 되어준다.
마스다 미리는 ‘오로라 여행’편에서 오로라를 아직 보지 못한 젊은 부부에게 자신만 먼저 보게 된 오로라를 빨리 보여주고 싶어 안달한다. 이 책 역시 마치 그런 마스다 미리를 만나는 듯 하다. ‘나홀로 패키지 투어’를 먼저 다녀온 언니의 마음을 담아 ‘패키지 투어 A to Z’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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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패키지 투어에 나홀로 참가함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파***키 | 2018.07.29 | 추천4 | 댓글3 리뷰제목
 예스이십사에 마스다 미리를 관심 작가로 등록해두었기에 신간이 나올 때 문자가 온다. 이번에도 예판 때 주문해두었다. 여행 서적이라니 그의 전작 "잠깐, 저기까지만": http://blog.yes24.com/document/7761871  과 "마음이 풀리는 작은 여행": http://blog.yes24.com/document/7762607  이 떠올랐다. 이번 신간은 '작은 여행'이 아니라 교통비만 해도 후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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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이십사에 마스다 미리를 관심 작가로 등록해두었기에 신간이 나올 때 문자가 온다. 이번에도 예판 때 주문해두었다. 여행 서적이라니 그의 전작 "잠깐, 저기까지만": http://blog.yes24.com/document/7761871  과 "마음이 풀리는 작은 여행": http://blog.yes24.com/document/7762607  이 떠올랐다. 이번 신간은 '작은 여행'이 아니라 교통비만 해도 후덜덜한 다섯 번 다녀온 해외 '큰 여행' 기록을 담고 있다. 다섯 번 모두 패키지 여행에 싱글 차지를 지불하며 혼자 신청해 다녀왔다. 일본에도 참 주제별 시즌별 패키지 상품이 다양한가보다. 나는 패키지까지는 아니지만 투어야처럼 단체 배낭 상품이 생겨날 때를 시작으로 마스다 미리가 말하는 단체 여행의 장점들을 잘 누리곤 했기 때문에 그가 왜 굳이 패키지 여행을 혼자 신청해서 다녀왔는지 공감했다. 혼자 자유여행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써서 준비하고 교통과 언어 때문에 고생고생하지 않고도 따로 또 같이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이 여행을 위해 처음 본 사람들과 적당히 대화를 나누고 여행지에서의 의미 있는 경험을 함께 하고 여행이 끝날 때 쿨하게 헤어진다. 지인들과 가는 여행은 그대로 매력이 있지만, 생소한 도시를 혼자 걷기를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은 마스다 미리가 선호하는 그런 여행도 꺼리지 않는다.

 

초반에 읽다가 전에 읽은 책이 리커버 되었는데 모르고 또 샀나 잠깐 깜짝 놀랐다. 핀란드 덴마크 여행기를 읽어본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북유럽교육탐방 차 좋은교사운동 쟁쟁한 선생님들과 핀란드, 덴마크 간 시기가 2011년 1월이었기 때문에 비슷한 때 그곳에 공존했구나 싶어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밖에도 대만, 프랑스 등 나도 가본 곳들이 나오고 있어 반가웠다. 휴직 기간 동안은 돈도 없고 해외여행 신고서 작성하기도 귀찮아 해외여행은 절대 가지 않으리라고 결심하고 있기 때문에 더운 여름에 시원한 곳에서 여행기 읽으며 대리 만족 잘 했다.

 

번역 출간한 마스다 미리 책을 모두 따라오고 있는 바, 그는 너무나 성실한 내향인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이렇게 사진까지 곁들여 번듯한 책으로 여행기를 묶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그림 그리는 내향인 특유 꼼꼼한 기록 덕분이었으리라고 생각한다. 노트 메모가 왜 저렇게 날아가지? 싶었는데 버스에서 글씨 보면 멀미한다며 먼 산으로 보며 손으로만 메모한다고 한다, 뭔가 공감되면서도 재미있었다. 추운 계절에 여행 가서 온갖 방한용품으로 꽁꽁 싸매고 시장에서 맛있는 걸 잘도 사 먹는 곧 50줄 마스다미리 언니 귀엽다.

 

내적으로 깊이 성찰하고 곱씹는 마스다 미리 특유 글맛도 좋고, 중간 중간 만화나 아기자기한 그림도 얹어져 있어 눈이 피로하지 않다. 휴가철에 출간해주어 대리만족하게 해주어 감사. 언젠가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 가서 따뜻한 와인과 소세지 먹고 싶어졌다. 겨울이라 판매하는 데운 와인을 담은 컵은 해마다 디자인이 바뀌고 컵을 가질 수도 있다니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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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마스다 미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돼**스 | 2018.07.26 | 추천3 | 댓글2 리뷰제목
  게으른 생활자는 여행을 꿈꾸기만 한다. 한 번 가볼까. 생각이 들지만 생각만 할 뿐이다. 대신 여행기를 읽고 기분을 만끽하는 것으로 여행의 느낌을 받는다.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 많다, 많은데 나는 더운 여름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는 것도 큰 모험이다. 내려서 다시 걷는 것도. 매일 모험을 강행하느라 냉동실엔 아이스크림이 가득 쌓여 있다. 휴가라고 며칠 여유가 생겨;
리뷰제목


  게으른 생활자는 여행을 꿈꾸기만 한다. 한 번 가볼까. 생각이 들지만 생각만 할 뿐이다. 대신 여행기를 읽고 기분을 만끽하는 것으로 여행의 느낌을 받는다.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 많다, 많은데 나는 더운 여름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는 것도 큰 모험이다. 내려서 다시 걷는 것도. 매일 모험을 강행하느라 냉동실엔 아이스크림이 가득 쌓여 있다. 휴가라고 며칠 여유가 생겨도 이 방바닥과 저 방바닥을 뒹굴뿐이다. 아시는지. 방마다 방바닥의 느낌이 다르다. 


  운전도 못하고 외국어는 하이, 헬로 정도. 길치에다가 지구력도 부족하고 성격은 나빠서 여행 동반자로서는 최악인 나. 그런 나도 여행을 갈 수 있을까. 마스다 미리의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를 읽고 한 가지 묘수가 떠올랐다. 패키지여행. 초판본 한정으로 패브릭 표지의 노랑 노랑 빛깔의 책에서 여행의 힌트를 얻는다.  책 제목 밑에 '패키지 투어에 나 홀로 참가함'이라고 적혀 있다. 


  패키지 투어를 찾아볼까. 흠. 너무 많은걸. 가격 검색하고 갈 수 있는 날짜 맞추고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면 지쳐서 드러누워 있겠지. 그러기 전에 좋아하는 작가 마스다 미리는 어떤 패키지 투어에 참가했나 들여다봐야겠다. 알록달록 예쁜 책의 띠지에는 마스다 미리가 마흔이 되면서 간 여행지가 나와 있다. '41세 북유럽에서 오로라를 보았다. 42세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44세 세계유산 몽생미셸. 45세 브라질 리우 카니발. 48세 타이완 핑시 풍등축제에 참가' 


  대단해라는 감탄사 뒤에 느낌표를 마구 붙이며 책을 읽어간다. 책은 마스다 미리가 마흔 살이 됐을 때 '아름다운 것을 많이 봐두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패키지 투어의 여정이 예쁜 그림과 사진으로 그녀의 여행 다이어리처럼 꾸며져 있다. 초판 한정으로 사면 이런 것이 좋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패브릭으로 된 표지의 촉감이 좋다. 땀이 나는데도 미끄러지지 않고 구겨지지도 않는다. 


  그녀가 평소 가고 싶어 했던 여행지를 차례대로 따라가다 보면 나 홀로 패키지 투어에 함께 참가하고 있는 기분이다. 마스다 미리의 여행 가방 속을 들여다보는 것을 시작으로 기내에 반입해서 쓰는 물건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행 가방은 비싸지만 가벼운 것으로 쓰는구나. (당연한 건가. 나만 몰랐던 사실인가.) 가방을 쌀 때는 한 쪽 면을 비워 두어 여행지에서 산 선물과 물건을 챙겨오는 요령도 알려준다. (다들 그러고 있는지. 음.) 여행 무식자는 책으로 여행의 기본을 배운다.


  '오로라 찬스'가 많은 패키지 투어를 골라 북유럽 오로라 여행을 시작한다. 일정 및 경비도 자세하게 나와 있다. 엔화이긴 하지만 대충 얼마나 드는지 알 수 있다. 낯선 사람들과 여행을 하는 패키지 투어에서 화장실 가는 요령과 버스에 탈 때 어느 위치에 앉으면 좋을지도 알려준다. 나쁜 면을 보려 하지 않는다. 좋은 점을 찾아서 기분을 명랑하게 만든다. 패키지 투어에서 낯선 이들과 지낼 때는 적정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꼭 배우고 느낄 필요가 없다고 말해준다. 잔돈을 속이는 상인을 만날 때도 있고 친절하게 럭키별을 쥐여주는 주인도 있다. 신혼부부에게 오로라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면 된다. 복잡하게 여정을 설명하지도 않는다. 여행지에서 산 물건을 그림으로 만나면서 그녀가 타인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까지도 엿볼 수 있다. 한 번 본 물건은 다음에 사야지 하면 사지 못한다는 팁도 알려준다. 그 자리에서 맘에 들면 사야 한다. (이것도 다들 알고 있는 요령일 것 같다.)


패키지 투어란 이 목적만을 위해 모인 단 며칠간의 집단이다. 여행이 끝나면 아마 두 번 다시 만나는 일도 없을 터다. 물론 사람들과 어울리기 귀찮아서 새치름하게 있는 것도 자유고, 눈에 띄지 않게 다니는 것도 자유다. 그러나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는 것은 가끔 자신을 위한 일이 되기도 한다.

(마스다 미리,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中에서)


  이런 장점이라니 그럼 나도 한 번 신청해 볼까 생각이 든다. 그러기 전에 버스 정류장까지 걷고 내려서 다시 걷는 출근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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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서서히 준비하자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유*맘 | 2018.08.23 | 추천2 | 댓글2 리뷰제목
마스다 미리가 좋다. 그녀의 말투와 (번역자의 말투려나?) 생각이 마음에 든다. 나이가 비슷해서 그런지 일본인이지만 특정 상표를 나열하는것 말고는 툭 내뱉는 말투가 좋다. 우연히 검색하다 그녀의 신간과 지난 책들을 봤고 덥썩.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무척 공감이 가는 제목이다. 나도 그러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 그렇다고 그녀가 부럽다고 생각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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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가 좋다. 그녀의 말투와 (번역자의 말투려나?) 생각이 마음에 든다. 나이가 비슷해서 그런지 일본인이지만 특정 상표를 나열하는것 말고는 툭 내뱉는 말투가 좋다. 우연히 검색하다 그녀의 신간과 지난 책들을 봤고 덥썩.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무척 공감이 가는 제목이다. 나도 그러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 그렇다고 그녀가 부럽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는 내 생활이 있고 그녀는 그녀만의 생활이 있으니까. 내가 다녀온 패키지 여행이 생각났고, 그때 같이 다녀온 친구들과 같이 다녔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특히 첫 여행인 태국과 미국 서부일주. 그 여행을 다녀온 후로 여행 팀과 여러번 만났던 기억이 난다. 1-2년 만났나? 그리곤 내가 연락을 안 하고 그들도 연락을 안 하고 그러다보니 그들은 물론이고 이젠 친구들도 안 만난지 꽤 오래되었다. 큰 아이가 17살이고 결혼식장에선 봤을 테니 10년은 훌쩍 넘었나보네. 친구들아, 보고 싶다.

 

마스다 미리는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패키지투어에 나홀로 참가를 하여 다섯 나라에 다녀왔다. 용감한 그녀. 난 혼자 다니는 것도 좋긴 하지만 하루 이상은 부담스럽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작년 여름에 청평으로 놀러갔었는데 그때의 1박이 참 소중했다. 아이들 없이 엄마들만 아니 친구들과 함께 한 시간이 참 좋았다. 올해는 날이 서늘해지면 하루 가자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행을 시작하며

'아름다운 것을 많이 봐두고 싶다.' 마흔 살이 됐을 때 왠지 그런 다급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녀가 다녀온 다섯 번의 여행.

북유럽 오로라 여행. 스페인 노르웨이 덴마크 2011년 1월 20일 - 1월 27일 (41세)

투어 명: 동경하는 오로라와 후리루튼 크루즈 여행 8일간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 독일 2011년 12월 1일 - 12월 5일 (42세)

투어 명: 미리 둘러보는 독일 크리스마스 5일

 

몽생미셸 여행. 프랑스 2013년 3월 28일 - 4월 3일 (44세)

투어 명: 몽생미셸, 루아르 고성과 파리 7일

 

리우 카니발 여행. 브라질 2014년 3월 6일-3월 13일 (45세)

투어 명: 리우 카니발 챔피언 퍼레이드와 이구아수 폭포

 

핑시 풍등제. 대만 2017년 2월 10일-2월 12일 (48세)

투어 명: 한 해에 한 번 뿐인 타이완 전통 축제 핑시 풍등제에 참가. 타이완 3일간

 

그녀만의 가방 준비가 인상적이다. 최소한의 짐을 꾸리는 노하우. 

트렁크는 돌아올 때를 대비하여 한 쪽을 비워두라! 좀 이상하지만 갈 때와 올 때의 가방 모습이 똑같다. 

기내 반입 가방도 인상적이었다. 무척 그녀스럽다는 생각에 웃음이 지어진다.

책 속엔 그녀가 찍은 사진과 그림과 사람들과 여행 모습과 그녀만의 팁이 들어있는데. 특히 텀블러와 여행지 사진을 모아두는 봉투가 인상적이었다.

 

여행을 마치며

열차 창밖으로 바라본 한 겨울의 피오르. 가슴이 조이는 듯한 고요한 아름다움이었다. 그걸 묵묵히 바라보던 시간, 그것이 빛나는 추억이 되어 내 가슴에 자리잡았다.

몇 살이 되어도 계속 갈 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 든다.

 

책 속 여행지에서 만난 나이든 분이 젊었을 때 먼곳부터 다녀오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어떤 느낌인지 알겠다. 내 몸이 무겁고 귀찮은데 무슨 여행을 하겠어. 그렇다고 지금 아둥바둥 살고 나이들면 떠나야지 하고 생각하지 않는다. 뭘 알아야 여행이든 쇼핑이든 할 수 있으니까.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주말에 뭐하지? 하면서 여러 계획을 세웠는데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그런 계획을 안 세우고, 이번 여름은 여름 장사 준비로 제대로 휴가도 못 갔다. 2주전에 짧게 여행을 다녀오긴 했지만. 아이들 방학도 끝나고 (내일 태풍이라 임시휴업)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지만 그래도 주말엔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나중에 애들이 커서 여행이나 가족 모임에 대한 기억이 없다면 그것도 안좋겠다. 무조건 대화하여 생각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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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36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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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보고 듣고 느꼈던 점을 진솔하게 다룬 에세이집입니다. 읽어볼만해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S*m | 2020.07.16
평점4점
좋아하는 작가님의 책이라서 구매했어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a********n | 2018.07.19
구매 평점5점
좋아요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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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l******4 | 202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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