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8년 07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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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48쪽 | 370g | 148*210*20mm |
ISBN13 | 9791188451234 |
ISBN10 | 1188451235 |
발행일 | 2018년 07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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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48쪽 | 370g | 148*210*20mm |
ISBN13 | 9791188451234 |
ISBN10 | 1188451235 |
1. 북유럽 오로라 여행-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2.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독일 3. 몽생미셸 여행-프랑스 4. 리우 카니발 여행-브라질 5. 핑시 풍등제-타이완 [여행팁] 기내에 반입할 것 갈아입을 옷과 화장품 외에 반드시 갖고 갈 것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먹은 것 · 산 것 기내식 이모저모 기념선물 이것저것-내 것도 누군가에게 줄 것도 |
예스이십사에 마스다 미리를 관심 작가로 등록해두었기에 신간이 나올 때 문자가 온다. 이번에도 예판 때 주문해두었다. 여행 서적이라니 그의 전작 "잠깐, 저기까지만": http://blog.yes24.com/document/7761871 과 "마음이 풀리는 작은 여행": http://blog.yes24.com/document/7762607 이 떠올랐다. 이번 신간은 '작은 여행'이 아니라 교통비만 해도 후덜덜한 다섯 번 다녀온 해외 '큰 여행' 기록을 담고 있다. 다섯 번 모두 패키지 여행에 싱글 차지를 지불하며 혼자 신청해 다녀왔다. 일본에도 참 주제별 시즌별 패키지 상품이 다양한가보다. 나는 패키지까지는 아니지만 투어야처럼 단체 배낭 상품이 생겨날 때를 시작으로 마스다 미리가 말하는 단체 여행의 장점들을 잘 누리곤 했기 때문에 그가 왜 굳이 패키지 여행을 혼자 신청해서 다녀왔는지 공감했다. 혼자 자유여행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써서 준비하고 교통과 언어 때문에 고생고생하지 않고도 따로 또 같이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이 여행을 위해 처음 본 사람들과 적당히 대화를 나누고 여행지에서의 의미 있는 경험을 함께 하고 여행이 끝날 때 쿨하게 헤어진다. 지인들과 가는 여행은 그대로 매력이 있지만, 생소한 도시를 혼자 걷기를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은 마스다 미리가 선호하는 그런 여행도 꺼리지 않는다.
초반에 읽다가 전에 읽은 책이 리커버 되었는데 모르고 또 샀나 잠깐 깜짝 놀랐다. 핀란드 덴마크 여행기를 읽어본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북유럽교육탐방 차 좋은교사운동 쟁쟁한 선생님들과 핀란드, 덴마크 간 시기가 2011년 1월이었기 때문에 비슷한 때 그곳에 공존했구나 싶어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밖에도 대만, 프랑스 등 나도 가본 곳들이 나오고 있어 반가웠다. 휴직 기간 동안은 돈도 없고 해외여행 신고서 작성하기도 귀찮아 해외여행은 절대 가지 않으리라고 결심하고 있기 때문에 더운 여름에 시원한 곳에서 여행기 읽으며 대리 만족 잘 했다.
번역 출간한 마스다 미리 책을 모두 따라오고 있는 바, 그는 너무나 성실한 내향인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이렇게 사진까지 곁들여 번듯한 책으로 여행기를 묶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그림 그리는 내향인 특유 꼼꼼한 기록 덕분이었으리라고 생각한다. 노트 메모가 왜 저렇게 날아가지? 싶었는데 버스에서 글씨 보면 멀미한다며 먼 산으로 보며 손으로만 메모한다고 한다, 뭔가 공감되면서도 재미있었다. 추운 계절에 여행 가서 온갖 방한용품으로 꽁꽁 싸매고 시장에서 맛있는 걸 잘도 사 먹는 곧 50줄 마스다미리 언니 귀엽다.
내적으로 깊이 성찰하고 곱씹는 마스다 미리 특유 글맛도 좋고, 중간 중간 만화나 아기자기한 그림도 얹어져 있어 눈이 피로하지 않다. 휴가철에 출간해주어 대리만족하게 해주어 감사. 언젠가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 가서 따뜻한 와인과 소세지 먹고 싶어졌다. 겨울이라 판매하는 데운 와인을 담은 컵은 해마다 디자인이 바뀌고 컵을 가질 수도 있다니 좋겠다.
게으른 생활자는 여행을 꿈꾸기만 한다. 한 번 가볼까. 생각이 들지만 생각만 할 뿐이다. 대신 여행기를 읽고 기분을 만끽하는 것으로 여행의 느낌을 받는다.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 많다, 많은데 나는 더운 여름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는 것도 큰 모험이다. 내려서 다시 걷는 것도. 매일 모험을 강행하느라 냉동실엔 아이스크림이 가득 쌓여 있다. 휴가라고 며칠 여유가 생겨도 이 방바닥과 저 방바닥을 뒹굴뿐이다. 아시는지. 방마다 방바닥의 느낌이 다르다.
운전도 못하고 외국어는 하이, 헬로 정도. 길치에다가 지구력도 부족하고 성격은 나빠서 여행 동반자로서는 최악인 나. 그런 나도 여행을 갈 수 있을까. 마스다 미리의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를 읽고 한 가지 묘수가 떠올랐다. 패키지여행. 초판본 한정으로 패브릭 표지의 노랑 노랑 빛깔의 책에서 여행의 힌트를 얻는다. 책 제목 밑에 '패키지 투어에 나 홀로 참가함'이라고 적혀 있다.
패키지 투어를 찾아볼까. 흠. 너무 많은걸. 가격 검색하고 갈 수 있는 날짜 맞추고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면 지쳐서 드러누워 있겠지. 그러기 전에 좋아하는 작가 마스다 미리는 어떤 패키지 투어에 참가했나 들여다봐야겠다. 알록달록 예쁜 책의 띠지에는 마스다 미리가 마흔이 되면서 간 여행지가 나와 있다. '41세 북유럽에서 오로라를 보았다. 42세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44세 세계유산 몽생미셸. 45세 브라질 리우 카니발. 48세 타이완 핑시 풍등축제에 참가'
대단해라는 감탄사 뒤에 느낌표를 마구 붙이며 책을 읽어간다. 책은 마스다 미리가 마흔 살이 됐을 때 '아름다운 것을 많이 봐두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패키지 투어의 여정이 예쁜 그림과 사진으로 그녀의 여행 다이어리처럼 꾸며져 있다. 초판 한정으로 사면 이런 것이 좋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패브릭으로 된 표지의 촉감이 좋다. 땀이 나는데도 미끄러지지 않고 구겨지지도 않는다.
그녀가 평소 가고 싶어 했던 여행지를 차례대로 따라가다 보면 나 홀로 패키지 투어에 함께 참가하고 있는 기분이다. 마스다 미리의 여행 가방 속을 들여다보는 것을 시작으로 기내에 반입해서 쓰는 물건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행 가방은 비싸지만 가벼운 것으로 쓰는구나. (당연한 건가. 나만 몰랐던 사실인가.) 가방을 쌀 때는 한 쪽 면을 비워 두어 여행지에서 산 선물과 물건을 챙겨오는 요령도 알려준다. (다들 그러고 있는지. 음.) 여행 무식자는 책으로 여행의 기본을 배운다.
'오로라 찬스'가 많은 패키지 투어를 골라 북유럽 오로라 여행을 시작한다. 일정 및 경비도 자세하게 나와 있다. 엔화이긴 하지만 대충 얼마나 드는지 알 수 있다. 낯선 사람들과 여행을 하는 패키지 투어에서 화장실 가는 요령과 버스에 탈 때 어느 위치에 앉으면 좋을지도 알려준다. 나쁜 면을 보려 하지 않는다. 좋은 점을 찾아서 기분을 명랑하게 만든다. 패키지 투어에서 낯선 이들과 지낼 때는 적정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꼭 배우고 느낄 필요가 없다고 말해준다. 잔돈을 속이는 상인을 만날 때도 있고 친절하게 럭키별을 쥐여주는 주인도 있다. 신혼부부에게 오로라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면 된다. 복잡하게 여정을 설명하지도 않는다. 여행지에서 산 물건을 그림으로 만나면서 그녀가 타인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까지도 엿볼 수 있다. 한 번 본 물건은 다음에 사야지 하면 사지 못한다는 팁도 알려준다. 그 자리에서 맘에 들면 사야 한다. (이것도 다들 알고 있는 요령일 것 같다.)
패키지 투어란 이 목적만을 위해 모인 단 며칠간의 집단이다. 여행이 끝나면 아마 두 번 다시 만나는 일도 없을 터다. 물론 사람들과 어울리기 귀찮아서 새치름하게 있는 것도 자유고, 눈에 띄지 않게 다니는 것도 자유다. 그러나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는 것은 가끔 자신을 위한 일이 되기도 한다.
(마스다 미리,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中에서)
이런 장점이라니 그럼 나도 한 번 신청해 볼까 생각이 든다. 그러기 전에 버스 정류장까지 걷고 내려서 다시 걷는 출근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마스다 미리가 좋다. 그녀의 말투와 (번역자의 말투려나?) 생각이 마음에 든다. 나이가 비슷해서 그런지 일본인이지만 특정 상표를 나열하는것 말고는 툭 내뱉는 말투가 좋다. 우연히 검색하다 그녀의 신간과 지난 책들을 봤고 덥썩.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무척 공감이 가는 제목이다. 나도 그러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 그렇다고 그녀가 부럽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는 내 생활이 있고 그녀는 그녀만의 생활이 있으니까. 내가 다녀온 패키지 여행이 생각났고, 그때 같이 다녀온 친구들과 같이 다녔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특히 첫 여행인 태국과 미국 서부일주. 그 여행을 다녀온 후로 여행 팀과 여러번 만났던 기억이 난다. 1-2년 만났나? 그리곤 내가 연락을 안 하고 그들도 연락을 안 하고 그러다보니 그들은 물론이고 이젠 친구들도 안 만난지 꽤 오래되었다. 큰 아이가 17살이고 결혼식장에선 봤을 테니 10년은 훌쩍 넘었나보네. 친구들아, 보고 싶다.
마스다 미리는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패키지투어에 나홀로 참가를 하여 다섯 나라에 다녀왔다. 용감한 그녀. 난 혼자 다니는 것도 좋긴 하지만 하루 이상은 부담스럽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작년 여름에 청평으로 놀러갔었는데 그때의 1박이 참 소중했다. 아이들 없이 엄마들만 아니 친구들과 함께 한 시간이 참 좋았다. 올해는 날이 서늘해지면 하루 가자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행을 시작하며
'아름다운 것을 많이 봐두고 싶다.' 마흔 살이 됐을 때 왠지 그런 다급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녀가 다녀온 다섯 번의 여행.
북유럽 오로라 여행. 스페인 노르웨이 덴마크 2011년 1월 20일 - 1월 27일 (41세)
투어 명: 동경하는 오로라와 후리루튼 크루즈 여행 8일간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 독일 2011년 12월 1일 - 12월 5일 (42세)
투어 명: 미리 둘러보는 독일 크리스마스 5일
몽생미셸 여행. 프랑스 2013년 3월 28일 - 4월 3일 (44세)
투어 명: 몽생미셸, 루아르 고성과 파리 7일
리우 카니발 여행. 브라질 2014년 3월 6일-3월 13일 (45세)
투어 명: 리우 카니발 챔피언 퍼레이드와 이구아수 폭포
핑시 풍등제. 대만 2017년 2월 10일-2월 12일 (48세)
투어 명: 한 해에 한 번 뿐인 타이완 전통 축제 핑시 풍등제에 참가. 타이완 3일간
그녀만의 가방 준비가 인상적이다. 최소한의 짐을 꾸리는 노하우.
트렁크는 돌아올 때를 대비하여 한 쪽을 비워두라! 좀 이상하지만 갈 때와 올 때의 가방 모습이 똑같다.
기내 반입 가방도 인상적이었다. 무척 그녀스럽다는 생각에 웃음이 지어진다.
책 속엔 그녀가 찍은 사진과 그림과 사람들과 여행 모습과 그녀만의 팁이 들어있는데. 특히 텀블러와 여행지 사진을 모아두는 봉투가 인상적이었다.
열차 창밖으로 바라본 한 겨울의 피오르. 가슴이 조이는 듯한 고요한 아름다움이었다. 그걸 묵묵히 바라보던 시간, 그것이 빛나는 추억이 되어 내 가슴에 자리잡았다.
몇 살이 되어도 계속 갈 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 든다.
책 속 여행지에서 만난 나이든 분이 젊었을 때 먼곳부터 다녀오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어떤 느낌인지 알겠다. 내 몸이 무겁고 귀찮은데 무슨 여행을 하겠어. 그렇다고 지금 아둥바둥 살고 나이들면 떠나야지 하고 생각하지 않는다. 뭘 알아야 여행이든 쇼핑이든 할 수 있으니까.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주말에 뭐하지? 하면서 여러 계획을 세웠는데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그런 계획을 안 세우고, 이번 여름은 여름 장사 준비로 제대로 휴가도 못 갔다. 2주전에 짧게 여행을 다녀오긴 했지만. 아이들 방학도 끝나고 (내일 태풍이라 임시휴업)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지만 그래도 주말엔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나중에 애들이 커서 여행이나 가족 모임에 대한 기억이 없다면 그것도 안좋겠다. 무조건 대화하여 생각 나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