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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도둑

장미 도둑

: 사랑의 28가지 빛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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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80g | 140*205*20mm
ISBN13 9788992512534
ISBN10 899251253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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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을 분간하기 힘든 시꺼먼 연기와 사람들의 아우성, 비명소리, 발자국소리…… 목걸이는 보이지 않았고 더 이상 그런데 신경 쓸 경황도 못되었다. 어떻게든 살아나가야만 했다.
그녀는 알지 못했다. 불길에 떨어진 목걸이의 호박이 녹아내리면서 작은 기포 하나를 생성해냈다는 사실을. 그것은 그가 송진에 응고되기 직전에 그녀를 위해 흘렸던 마지막 눈물 한 방울이었다. 그 눈물이 천년이 지나서야 풀려난 것이다.
---「전생에 빚진 눈물 한 방울」중에서

어떤 도둑은 지폐만 훔쳐갔는데, 쓰고 남은 동전은 항상 제자리에 갖다놓았다. 또 어떤 도둑은 은전만을 챙겼고, 잔돈만 쓸어가는 도둑도 있었다. 창고 물건에만 손을 대는 도둑이 따로 있었고, 돈 대신 양복에만 손을 대는 도둑과, 정원의 장미만 훔쳐가는 도둑이 따로 있었다……! K는 그 도둑들 누구한테도 화를 내지 않았다. 자신이 유독 애지중지하며 그 향기를 즐기는 붉은 장미꽃을 잘라가기 전까지는…….
---「장미 도둑」중에서

만일 우리가 천국에서 다시 만난다면 당신이 절 알아보시겠죠?
만일 천국에서 다시 만났을 때 당신은 예전의 그 모습 그대로일까요?
보다 굳건해져야겠지만, 전 그러질 못해요.
전 여기가 아닌 당신한테 속하는 걸요.
만일 우리가 천국에서 다시 만나면 당신은 제 손을 꼭 잡아줄 수 있나요?
만일 천국에서 다시 만나면 당신이 절 강인하게 해주실 거죠?
어둠에서 광명에 이르는 길을 찾고 있어요, 당신을 찾아가야겠기에.
절 여기 버려두지 마세요.
부디 절 데려가주세요, 제가 믿는 천국의 그 아늑함 속으로…….
제발 절 데려가주세요, 눈물 없는 그 천국으로……!
---「만일 우리가 천국에서 다시 만난다면」중에서

“……제가 막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였어요. 학교는 옆 동네에 있었는데, 저와 누난 매일 한 시간씩 걸어서 학교에 등하교해야 했죠. 한번은 제가 장갑 한 짝을 잃어버렸는데, 누나가 자기 거 한 짝을 벗어서 저한테 줬어요. 누난 장갑 한 짝만 끼고 그 먼 거리를 걸었던 거죠. 집에 돌아왔을 때, 장갑을 끼지 않은 누나의 한쪽 손은 동상에 걸려서 젓가락도 못 쥘 정도였어요. 그때부터 전 누나를 위해 내 모든 걸 바쳐도 좋다고 결심했습니다…….”
---「오누이」중에서

지금에 와서 진영이 사랑을 꿈꾸는 연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딱 한가지다. 만약 사랑하는 사람에게 오르골 같은 선물을 하려거든, 사랑 고백은 꼭 멜로디 앞부분에 넣으라고 말이다. 사랑 고백의 성공 여부는 종종 멜로디 한 곡만큼의 길이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운명의 멜로디 상자」중에서

이녹은 죽음에서 되살아난 사람처럼 이제는 남의 아내가 된 자기 아내를 바라다보았다. 또 그 아비의 무릎에 안겨 있는, 아내의 아기면서도 자신의 아이가 아닌 낯선 젖먹이를 보았다. 따뜻하고 평화로우며 한없이 정겨운 한 가정의 단란한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다. 키가 크고 대견하게 잘 자란 아들, 그리고 자신과 위치를 바꿔서 집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사내도 똑똑히 보았다.
---「이녹 아든 이야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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