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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임수진 | 필름 | 2018년 06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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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394g | 128*188*20mm
ISBN13 9791188469208
ISBN10 1188469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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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YOURSELF. 좋아하는 영어문장 중 하나입니다. 내가 된다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늘 이 문장을 다이어리에 적어두곤 했어요. 그때는 그냥 이 문장을 써두면 내가 되는 줄 알았던 것 같아요.
공부를 열심히 하는 저를 엄마가 좋아하셔서 공부를 했고, 여행이 대세여서 관광경영에 진학을 했어요.

어디로 취업할지 모르지만 스펙은 많이 쌓아두면 좋으니 대외활동에 참여하고 미의 기준에 따라 날씬하고 예뻐야하니 화장도 배우고 다이어트도 하고요.
나는 누구였을까요? 여기서 내가 정말 좋아서 한 일은 그다지 없었거든요.
언제나 타인의 시선에 꽤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좋아보이는 것들을 선택하며 지내왔어요.
그렇게 해서 내가 얻은 건 허무함과 공허함, 우울감이었지만요. 더 이상 다른 사람들 시선에 일희일비하며 내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어요.

차근차근, 내가 정한 기준으로 살아가기로 한 거예요.
주변에서는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쉽게 이야기하곤 해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어떤 일을 겪고 어떻게 이 곳에 온 건지 알지도 못하면서, 겉으로 보여지는 것들로 판단하는 거죠. 그 사람들은 나의 단면만 알 뿐 그 안의 이야기는 알지 못해요. 그런 그들의 말에 좌절할 필요도, 슬퍼할 필요도 없어요.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거든요.
내가 내 전문가인데,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에 흔들릴 필요가 있나요.
BE YOURSELF. 다른 사람에 의한 것들이 아닌 나에 의한 것들로 삶을 가득 채워요. 그렇게 우리 모두가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거예요.
---「작가의 말」중에서


한때 나는 밝고 활기 찬 사람으로 보여지고 싶었다. 그게 사랑 받는 방법 중 하나라고 여겼던 것 같다. 그래서 기분이 나빠도 쿨한 척 웃었고, 힘든 날에도 참고 웃었다. 나 자신을 숨기며 다른 사람의 눈에 맞춰 나를 꾸며냈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나를 밝고 착한 아이로 보곤 했다. 맞다, 분명 나에겐 그런 면이 많다. 하지만 밝은 모습 외에도 우울하고, 슬픈 모습도 갖추고 있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가끔 화를 내는 내 모습을 보곤 변했다고 하거나, 예민하다고 말한다. 그럴 때마다 난 어리둥절하다. 잘 웃는다고 해서, 친절하다고 해서 그 외의 감정이나 생각이 없는 사람인 건 아닌데 말이다. 이미지가 좋은 건 인간관계에서 좋은 영향을 끼치겠지만, 자기 자신에게는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어떠한 틀 안에 갇히게 되어 나에 대한 제약이 생길 테니 말이다.
누군가에게 판단되어지는 일을 좋아하지 않아서 나 역시 누군가를 볼 때 최대한 선입견을 갖지 않고 보려 노력한다. 미리 짐작하거나, 미리 판단해서 다른 면을 보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살아야 한다.
밝은 모습만 보여주었던 그 당시의 나는 속은 엉망이었지만 겉으로는 언제나 웃고만 있었다. 그때의 나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렇게 좋은 모습만 보일 필요 없다고. 그런 모습으로만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 걱정하지 말라고. 스스로가 힘들게 느껴질 정도로 숨기지 않아도 된다고. 그런 모습을 보고 떠나갈 사람이라면, 그냥 떠나도록 두는 게 좋은 일 일거라고. 어떤 모습이어도 괜찮다고. 정말로 괜찮다고 말이다.
---「밝은 사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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