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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돌다리 외
해설과 함께 읽는

동백꽃/돌다리 외

한국 대표 단편선-01이동
전도현 편 / 송하춘 감수 | 서연비람 | 2018년 07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9건 | 판매지수 2,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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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64g | 148*210*13mm
ISBN13 9791195847457
ISBN10 1195847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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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반 집에 다 내려와서 나는 호드기 소리를 듣고 발이 딱 멈추었다. 산기슭에 널려 있는 굵은 바윗돌 틈에 노란 동백꽃이 소보록하니 깔리었다. 그 틈에 끼어 앉아서 점순이가 청승맞게시리 호드기를 불고 있는 것이다. 그보다도 더 놀란 것은 그 앞에서 또 푸드덕푸드덕 하고 들리는 닭의 횃소리다. 필연코 요년이 나의 약을 올리느라고 또 닭을 집어내다가 내가 내려올 길목에다 쌈을 시켜 놓고 저는 그 앞에 앉아서 천연스레 호드기를 불고 있음에 틀림없으리라.
나는 약이 오를 대로 다 올라서 두 눈에서 불과 함께 눈물이 푹 쏟아졌다. 나무 지게도 벗어 놀 새 없이 그대로 내동댕이치고는 지게막대기를 뻗치고 허둥지둥 달려들었다.
가까이 와 보니 과연 나의 짐작대로 우리 수탉이 피를 흘리고 거의 빈사지경에 이르렀다. 닭도 닭이려니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눈 하나 깜짝 없이 고대로 앉아서 호드기만 부는 그 꼴에 더욱 치가 떨린다. 동리에서도 소문이 났거니와 나도 한때는 걱실걱실히 일 잘하고 얼굴 예쁜 계집애인 줄 알았더니 시방 보니까 그 눈깔이 꼭 여우새끼 같다.
나는 대뜸 달려들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큰 수탉을 단매로 때려 엎었다. 닭은 푹 엎어진 채 다리 하나 꼼짝 못 하고 그대로 죽어 버렸다. 그리고 나는 멍하니 섰다가 점순이가 매섭게 눈을 홉뜨고 닥치는 바람에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 --- p.27~28

선생님이 들려주는 그 시절 이야기

선생님:닭싸움이란 예전에 닭끼리 싸움을 붙여서 이를 보고 즐기거나 내기를 거는 놀이였단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광복 전까지는 성행하던 민속적인 놀이나 내기의 하나였지.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도 즐겼다고 하더구나.
태환:그렇군요. 그런데 이 작품에서 '닭싸움'이 어떤 의미를 나타내는 거 같아요. 닭싸움도 싸움이니까 갈등과 관련이 있나요?
선생님:그래, 그런 생각도 했었니? 점순이가 자꾸 닭싸움을 시키니까 주인공이 몹시 화가 나고 갈등이 심해지니 맞는 말이야.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화해하는 계기도 되지 않니? 점순이는 자신의 애정을 몰라주니까 닭싸움을 자꾸 시킨 거고, 그건 사실 사랑의 표현이기도 한 거 아니겠니?
--- p.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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