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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원으로 60일간 美 태평양을 달리다

400만원으로 60일간 美 태평양을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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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7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54쪽 | 478g | 152*225*16mm
ISBN13 9791156223887
ISBN10 1156223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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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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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보다 더 높은 산이 바로 나의 집 현관 문턱 산이었고 내 마음속의 산이었다.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고 정상적인 것이다.
수개월씩 해외로 자전거여행을 매년 다니고 있지만 출국을 앞두면 매번 똑같은 심리적 주저, 두려움을 느낀다. 귀찮아지고 나서기 싫어지며 천재지변, 항공편 캔슬 같은 타의의 핑계거리가 생겨 출발을 막아주기를 은근히 바라기도 한다.
낯선 외국에 대한 호기심과 이해, 도시와 전원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경치와 유적과 문화와 생활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 섞여보는 것이 자전거여행이다. 또한 초대받고 어울리며 그들의 사는 모습을 관찰하며 이해하고 교감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어느 나라에서나 자전거여행자에게는 우호적이고 무엇이든 도움을 주고 싶어들 하는 것 같았다. 매일 수백km나 되는 거리를 점프하듯 바쁘게 다니는 투어와는 전혀 다르다.
--- p.6

● 콜롬비아강 페리에서 만난 한국 팬
이곳의 콜롬비아강은 서울의 한강보다는 훨씬 넓고 부산의 낙동강 하구보다도 넓어 보였다. 다리를 건너니 강 속의 큰 섬 Puget Island였고 여의도처럼 길쭉한 섬 남쪽에는 페리부두가 있었다. 오리건주에서 이곳까지 오가는 페리는 크지 않았다. 도착할 때는 오리건에서 자전거들이 단체로 건너왔다. 일일 라이딩을 한다는 그룹이었다. 페리부두에서는 한국 팬인 백인을 만났다. 배를 기다리는 동안 그는 나에게 수고한다며 물도 두 병을 주었는데 자동차들이 자전거보다 먼저 타면서 내 뱃삯 2불도 이미 내버렸다. 기아차만 세 번째 탄다는데 이번에는 Soul을 사서 3주 만에 1만 마일을 탔다고 했다. 집에서는 김치 등 한국 반찬을 먹는단다. 강은 밀물 썰물 차이가 컸다. 마침 썰물이라 물속에는 여기저기 노출된 채 썩어가는 그루터기들이 보였고 그 끝부분 위에는 예쁘게 꽃들도 피어있었다.
--- pp.34-35

● 너구리(Raccoon)
밤중에는 수달 같은 짐승이 고기냄새를 맡고 내 텐트를 계속 긁어 대서 잠이 깼다. 텐트를 열고 나가 잔돌을 던지며 쫓아도 도망가지도 않고 가까운 나무 밑에 숨었다. 빈 물병을 던지니 달아났다. 그러고 나서 잠을 설쳤다. 아침에 오토바이 남자는 수달이 아니라 너구리라고 했다. 캠핑장마다 무척 많으며 위험하지는 않다고 했다.
--- p.59

● 샌프란시스코 호스텔까지는 32마일. 뒷기어 교체
캠핑장에서 샌프란시스코의 호스텔까지는 32마일(52km) 정도였다.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레드우드숲 계곡길은 비탈도 아닌 쉬운 업힐이라 어느새 정상 능선에 올라있었다. 역시 완만한 내리막으로 Fairfax, Ross 마을을 지나며 여유롭게 커피도 마시며 갔다. 마침 성당의 축일이라 Ross 마을의 길가 성당에도 잠시 들어갔다.
Ross 마을 자전거 숍에서 뒷스프라켓을 톱니 36개짜리로 교체했다. 내 여행용자전거 Jamis Aurora는 스프라켓 톱니가 32개까지였다. 사이클 수준이라 평지에서는 속도가 좋았지만 오르막만 만나면 대책이 없었다. 짐을 많이 싣는 여행용으로서는 어처구니없이 잘못 설계된 것이었다. 그동안 늘 바꿀 생각이었는데 비탈이 많은 미 태평양 해안길에 와서는 더 미룰 수가 없었다.
--- p.152

● 산타바바라 유스호스텔
산타바바라 비치를 따라가다가 비치 피어 입구에서 시내로 들어가 유스 호스텔에 도착했다. 비좁은 방에 2단 벙커베드 3개인 6명이 자는 방이었다. 1박에 50달러를 요구했다. 완전 미친 가격이었다. 두 달째 자전거를 타고 있다고 자전거 여행자는 돈이 없다고 캠핑장에서는 5달러에 잔다고 그 돈이면 며칠을 먹고 잘 수 있다고 구차한 소리까지 했더니 겨우 5달러를 깎아 주었다. 돈 많은 노인들이 옮겨와 산다는 부자도시, 故 레이건 前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한 산타바바라는 소문 그대로였다.
이놈의 유스호스텔은 돈 갈취에 혈안이 된 미친 곳이었다. ATM기계까지 안에 설치해 놓았고 뭐든지 돈을 내야만 했다. 숙소에는 독일인 남녀 젊은이들이 많았다. 브라질 청년들도 있었다.
여기 미국에서도 서유럽에서도 해안길에는 독일인 라이더들이 많았다. 예쁜 바다는 없고 바다라고 하는 북해는 날씨가 안 좋고 경제는 좋아 쓸 돈들이 있으니 나오는 것일까?
--- pp.212-213

● 티화나 강 계곡의 보호구역
멕시코국경 티화나Tijuana 외곽 산비탈의 철조망 장벽은 우리의 DMZ처럼 삭막한 느낌을 주었다. 또 티화나 시내에는 모스크 첨탑 미나레트Minaret가 몇 개 보여 이스라엘의 웨스트뱅크나 시리아국경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왠지 멕시코에는 건너가고 싶던 마음이 전혀 사라졌다. 돌아올 때는 티화나강 계곡 보호구역 흙길을 따라 라이딩했다. 말 목장들이 많았고 마약밀수범들의 땅굴이 발견된 협곡도 있어 으스스했고 Border Patrol 순찰차들만 여기저기 숲 속으로 다니고 있었다. 마이클은 이 목장들 중에는 검거된 마약밀수범들의 아지트도 있었다고 했다. 임페리얼비치까지 다시 올라가서 오전에 달렸던 코스를 거꾸로 타고 KOA캠핑장으로 돌아왔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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