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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석 (현대어본)

천수석 (현대어본)

조선 왕실의 소설-0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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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71쪽 | 484g | 128*188*30mm
ISBN13 9788971058220
ISBN10 8971058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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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임치균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문학박사. 논저로는 『조선조 대장편 소설 연구』(1996), 『장서각 낙선재본 고전소설 연구』(공저, 2005), 「고전소설의 역사수용양상 고찰」(2010)이 있고, 창작소설 작품으로 『검은 바람』(2005)이 있다.
역자 : 임정지
아주대학교 강사.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학박사. 논저로는 「한국 고전소설의 애정유형과 변화양상 연구」 (200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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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위보형의 눈에 차일을 친 곳에서 신부 설옥영의 행동거지를 살피며 눈동자를 바삐 굴리고 안쪽을 살피는 계집종 하나가 들어왔다. 위보형이 마음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눈으로 어찌 잘못 보겠는가? 자세히 보니 여우같은 맵시, 쥐와 같은 꾸밈새에 벌의 눈과 전갈의 정령을 지니고 있는데, 남자의 몸으로 여자로 변장하여 음양을 바꾼 것이었다. 외당으로 나와 시종에게 슬며시 명하여 난간 아래에 있는 계집종을 서헌으로 잡아 대령하게 하였다. 시종들이 명을 받들어 안채에 고하여 그 계집종을 잡아내오니 그 여자가 기겁하며 발악을 하며 소리쳤다.
“나는 양씨 집안의 하녀로 성대한 잔치를 구경하러 왔을 뿐인데, 무슨 이유로 이처럼 무례하게 대하느냐?”
그 소리가 하도 요란하여 내외의 손님들이 놀라서 영문을 묻자 위보형이 대답하였다.
“저 사람은 결단코 여자가 아닙니다. 빨리 옷을 벗겨 가슴을 보면 남녀를 구별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말을 마치고 주변의 시종들에게 명하여 몸을 수색하게 하니 과연 남자였다. 모든 사람들이 휘둥그레 놀라 형벌을 내리려 하는데, 그 남자가 갑자기 시종들을 밀쳐내며 말하였다.
“나는 간 국구구의 천금 같은 아들 간옥지이다. 어렸을 때 설 소저와 혼약을 맺었거늘, 위씨 집안 아들이 빼앗아 부인으로 맞이한다기에 분하기 그지없어 여기 와 구경이나 하려고 온 것뿐이다. 너희들이 어찌 이리 무례하게 군단 말이냐? 훗날 반드시 머리 잘린 귀신이 될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너무 놀라 어찌할 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위보형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던 일이기에 시종들에게 물러서라 하고 말하였다.
“태평성대에 남자가 여장을 하고서 규방 안을 엿보는 변고는 조정에 아뢸 일이나 그대가 간 국구의 자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십분 용서하겠다. 올라와 마음 놓고 구경하라.”
위보형이 용서하는 바람에 간옥지는 겨우 욕을 면했으나 무슨 낯으로 자리에 앉아 있겠는가? 바로 팔을 뿌리치며 대문을 나가 날아나니 그 꼴은 차마 보기에도 민망하였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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