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을 만들어내는 영역임에도 그 과정은 결코 즐겁지만은 않은, 제대로 된 이론서 한 권 꼽기 어려울 정도로 엔터테인먼트는 시대의 변화와 그 맥을 같이하며 변화무쌍하고 불안한 영역으로 꼽힌다. 이 책에서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기획자,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 사람들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지금 이 시점에 함께 짚어봄직한 업계의 어제에 이은 오늘의 변화, 그리고 오늘이 있기에 다가올 내일에 대한 흐름을 짚어보고자 노력했다. --- p.6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진화된 기술과 AI(인공지능)가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도 많은 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고 예측하는 이 순간, 이 시대에도 인간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감성을 자극하며, 감동과 재미를 주는 엔터테인먼트를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간 그 자체라는 사실이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창작자로서의 ‘작가 의식’을 갖추는 것부터 크리에이터로서 경쟁력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이 책이 독자들의 나아가는 길에 작 은 밑거름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p.10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PD(프로듀서)가 되기 위해 1000 대 1이 넘는다는 방송사 공채 경쟁률도 필요 없고, 좋아하는 노래나 연기, 모델 활동을 하기 위해 굳이 기획사의 문을 두드리거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연습생부터 시작해 수년에서 많게는 수십 년간 담금질하며 카메라 앞에 한 번만이라도 서보기 위해 간절해할 필요도 없다. 학벌, 인맥과는 무관하게 누구라도 대중이 재미있어 하는 콘텐츠를 기획하면 큰 수익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1인 미디어’ 산업은 현재 주목할 만한 시장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7년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유튜버는 Dan TDM(본명 다니엘 미들턴, 26세)으로, 그가 한 해에만 유튜브로 벌어들인 수입은 약 1,650만 달러(약 180억 원)라고 하니 실로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는데, 더 충격적인 건 약 1,100만 달러(약 120억 원)를 벌어 공동 8위를 기록한 장난감 리뷰 유튜버, 라이언 토이 리뷰(Ryan ToysReview)가 당시 여섯 살이었다는 사실이다. --- p.27
예능프로그램의 K-포맷 수출 또한 아시아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tvN의 인기 예능 「꽃보다 할배」는 한국 예능 최초로 2014년 미국 지상파 방송사 NBC에 판매, 2016년 「Better Late than Never(더 늦기 전 에)」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 방영, 1회 시청자는 735만 명에 달했고, 미국 전 방송 채널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그 밖에도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Project Dad」란 제목으로 미국 디스커버리라이프에서 방송을 마쳤으며, SBS 「판타스틱 듀오」는 스페인, JTBC 「히든싱어」는 이탈리아, tvN의 「더 지니어스」는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 전역, tvN 「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중국, 루마니아, 불가리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8개국 이상에 포맷을 수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 p.85
유튜브 ‘방탄TV’ 채널의 (2018년 5월 31일 기준) 구독자는 854만 명으로 1,000여 개의 영상 조회 수는 13억 회를 넘어서 그 영향력은 웬만한 방송국을 능가한다. 정규방송에서는 멤버들이 직접 카메라맨이 되기도 한다. 사소한 일상과 해외 투어, 연말 무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아낸 ‘방탄밤’과 메이킹 필름, 무대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영상 시리즈 ‘에피소드’, 멤버 전원이 직접 게스트와 DJ로 참여, 진행·제작하는 보이는 라디오 ‘꿀FM 06.13’도 있다. 멤버별 개인방송으로 슈가의 음악취향을 담은 ‘방탄 테이스트’, 진의 먹방 ‘잇진(Eat Jin)’, 지민과 뷔의 사투리 방송 ‘만다꼬’, 제이홉의 안무 연습을 다루는 ‘Hope on the street’, 슈가와 제이홉의 만담 ‘화개장터’, RM과 정국의 ‘1분 영어’가 있으며 마치 TV예능처럼 25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 p.104
「프로듀스101」 시즌2를 통해 데뷔, 2017년 화제성 1위에 오른 괴물 신예 보이그룹 워너원의 멤버 중 강다니엘 팬덤의 경우 프로젝트 활동기간 동안 소속사의 역할을 한 CJ E&M과 YMC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변호사까지 선임하며 소송을 예고한 바 있다. 국민 프로듀서의 유료 투표를 통해 센터 자리를 약속받은 1위 멤버 강다니엘이 데뷔곡에서 센터로 활약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소송은 현실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팬들은 강다니엘 파트에 임팩트 있는 추가 안무와 동선 변경을 요구하며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이슈청원에서 서명운동을 진행, 목표인원 1,000명을 하루 만에 채우는 힘을 발휘하기도 했다. --- p.181
연예인 출신의 대표 못지않게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리더가 되기 쉬운 직업군을 꼽으라면 바로 매니저다. 매니저라고 하면 과거 열정페이는 기본, 도제식으로 일을 배워나가던 시절에 비해 요즘 그 처우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신입 매니저의 절반 이상은 수습기간도 못 버티고 하차한다는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 대표 3D 직업 중 하나다. 이렇게 혹독한 환경으로 소문난 매니지먼트 업계에서 말단직원 격인 로드 매니저로 출발해 약 20여 년간 현업에 몸담으며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일궈낸 대표들이 있다. IHQ의 정훈탁 대표와 나무엑터스의 김종도 대표다. 연기자 중심의 스타 메이커가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살펴봄직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두 수장이다. --- p.263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김연아, 박지성, JYJ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변화의 시기에 한 남자를 거쳐 갔다는 사실이다.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던 때 마치 기업 CI(이미지 통합) 컨설팅과 도 같은 ‘대통령 아이덴티티 통합 컨설팅’을 진행한 남자! 2011년 대 내외 국가 위상과 품격을 높이고 국가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취지로 만든 대통령 직속기관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위원 23명 중 한 명으로 위촉된 남자!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을 앞둔 박지성 선수에게 프로선수로서 갖춰야 할 개인교육을 실시했다는 남자!
국내외 기업은 물론, 개인고객의 중요한 순간을 컨설팅해온 PR계의 실력파 고수, 그는 바로 2000년 직원 2명으로 홍보대행사를 창업해 불과 5년 만에 200여 명이 넘는 직원을 거느린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킨 프레인글로벌의 여준영 대표다. --- p.282
남자 작가들 대부분이 선 굵은 시대극이나 사극, 장르극에 편중되어 있는 가운데 박재범 작가는 의학 드라마 단 한 장르에서 의학+수사 드라마(「신의 퀴즈」 시리즈), 의학+휴먼 드라마(「굿닥터」), 의학+판타지 드라마(「블러드」)라는 세 가지 색 변주를 시도하는 가히 독보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유일하게 「블러드」만 주연배우들의 서툰 연기와 다소 저조한 시청률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천편일률적인 메디컬 드라마의 틀에서 벗어나 전무후무한 판타지 메디컬 드라마를 시도했다는 자체만 으로도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굿닥터」를 위해 준비한 자료조사 기간만 6개월 이상, 2010년 「신의 퀴즈」 이전부터 발로 뛴 철저하고 깊이 있는 현장취재가 근간이 되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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