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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천하
채만식 저 / 김성해 | 넥서스 | 2018년 07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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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354g | 128*188*30mm
ISBN13 9791161654386
ISBN10 1161654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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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에는 장편 소설 자체가 적었거니와 그중 다수가 대중 오락물로서의 통속 소설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태평천하』는 풍 자로 일관한 유일한 장편 소설로서, 다른 작품들과 비교할 수 없 는 개성적인 문체를 가진 독특한 작품이다. 『태평천하』와 같이 한 가족이 여러 대에 걸쳐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소설을 ‘가족사 소설’이라고 한다. --- p.14

이 작품에서는 부정적 인물이 소설 전면에 드러나고, 긍정적 인물은 잘 드러나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다. 작가는 작품 전면에 강렬하게 드러나는 부정적인 인물을 표면적으로는 그럴 듯하게 묘사하면서 그들이 지니고 있는 모습들을 능청스럽고 의뭉스럽게 폭로하는데, 이 과정에서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예를 들면 윤 직원에 대한 다음과 같은 묘사는 이러한 아이러니가 두드러진다. --- p.16

과연 고향의 군수는 윤 직원 영감의 청대로 선뜻 고원 자리 하나를 종수에게 제공했을 뿐 아니라 뒷일도 보장을 했습니다. 종수는 제가 군수가 되고 싶다기보다도, 일일이 감독이 엄한 조부 윤 직원 영감 밑에서 조심스럽게 노느니, 고향으로 내려가서 마음 탁 놓고 지낼 것이 좋아, 매삭 이백 원씩 가용을 타 쓰기로 하고, 월급 이십육 원짜리 군 고원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꼬박 삼 년 전……. --- p.254

“이 태평천하에! 이 태평천하에…….” 쿵쿵 발을 구르면서 마루로 나가고, 꿇어앉았던 윤 주사와 종수도 따라 일어섭니다. “그놈이, 만석꾼의 집 자식이, 세상 망쳐 놀 사회주의 부랑당 패에 참섭을 히여. 으응, 죽일 놈! 죽일 놈!” 연해 부르짖는 죽일 놈 소리가 차차로 사랑께로 멀리 사라집니다. 그러나 몹시 사나운 그 포효가 뒤에 처져 있는 가권들의 귀에는 어쩐지 암담한 여운이 스며들어, 가뜩이나 어둔 얼굴들을 면면 상고, 말할 바를 잊고, 몸 둘 곳을 둘러보게 합니다. 마치 장수의 죽음을 만난 군졸들처럼…….
---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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